프로스트 VS 닉슨
프로스트 VS 닉슨 괜찮은 영화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간의 정적인 긴장을 역동적으로 풀어놓은 점도 그렇고, 닉슨을 열연한 배우의 연기도 일품이고, 무엇보다 인간의 다면성에 근거해서 닉슨을 무조건 나쁜 놈으로 몰아세우지 않은 점이 좋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애매하게 불편한 영화다. 하나는 외국인으로써 문제적 인물 닉슨에 대한 체감치가 없어서 그렇고, 다른 하나는 워터게이트로 사임한 닉슨을 좋아하게 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당시 닉슨에 대한 최대 이슈는 그에 대해 내려진 사면조치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범죄사실에 대한 시인과 사과에 몰입한 나머지, 클로우즈 업된 닉슨이 그렇게 하는 순간 그에 대한 적개가 눈 녹듯이 녹아내리는 놀라운 심적 경험을 선사한다. 영화는 워터게이트를 비난하지만, 닉슨에게는 관용을 베풀었다. 죄는 미워하데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것인가? 그래서 나는 사무실에서 이 영화를 더러운 우파영화라고 했다. 그러면서 닉슨의 자리에 전두환을 치환시켜봤다. 그랬다가 엄청난 저항에 직면했다. (2:1로 싸워야 했다) 완전한 악마는 없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물론이다. 이 영화의 작품성은 거기에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역사적으로 중대한 의미를 지닌 실화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가 현실에 미치는 효과를 이야기한 것이다. 나는 이 복잡한 영화를 구성하는 다양한 측면 중의 하나를 언급했을 뿐, 다면성을 폄화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내가 좀 유치했다. 영화의 다면성을 치켜세우면서, 정작 나 자신은 이 복잡한 영화를 더러운 우파영화라고 규정했으니 말이다. 무덤을 판거지.
2009/03/1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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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어쿠스틱 마인드 2009/03/24 19:24 x
제목 : 음모는 즐거워: 선수치기
... 작전명 발키리 때도 프로스트 vs 닉슨을 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표현하자면 일종의 선수치기라는 것이죠. 한 인물이나 사건을 공평(?)하게, 중도적인 입장에서 묘사하는 듯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조금 자신이 원하는 포지션을 차지한 상태로 작품을 완성한다는 뜻입니다. 작전명 발키리를 예로 들어보죠. 이 영화의 이야기 구조는 부가적인 설명이나 기타 서브플롯 없이 거의 하나의 결과를 향해 돌진해 나가는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슈타펜버그를..
ghost 2009/03/16 11:03 L R X
흠 다양성에 대해서 저는 어느 한쪽이 독점해버리는 상태의 반대상태로 생각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설득해서 흡수하려는 상태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생태계의 긴장과 활력소를 주지요.
egoing 2009/03/17 15:41 L X
그거 아세요. 좀 말이 어려우세요. 저도 보통 안밀리는데... ^^ (이 분 저랑 친해요)
ghost 2009/03/20 11:59 L X
흠 가로의 말은 확인/공유 되지 않은 사항인데 허위 사실 유포군요. 전 제 여친님과 친합니다. ㅋㅋㅋ (꼬우면 얼른 여친 만드셔서 카운트 펀치를 날리삼)
jef 2009/03/19 20:26 L R X
클로즈업 화면은 실제 인터뷰에서도 나오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클로즈업 화면에서의 닉슨의 얼굴이 "인간 닉슨에 대한 관용"를 베풀게 만든다고 느낄지, 혹은 "대통령 사면이라고 하더라도 도덕적 책임마저는 피할 수 없다"고 느끼게 될지는 개개 시청자에 따라 다 다르지 않을까요?

사족으로 저는 후자라고 느꼈습니다.
egoing 2009/03/20 00:03 L X
물론이지요. 저는 전자로 느꼈을 뿐입니다. ^^
택의엉아 2009/05/05 00:07 L R X
나도 이영화 재밌게 봤는데..사임후에 죽을때까지 거의 혼자지냈다는게 좀 안타깝드라. 프로스트는 BBC에서 여전히 잘나가고 있고~
egoing 2009/05/05 00:43 L X
그렇군. 그건 몰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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