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matrix
money matrix 메트릭스는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오는 상상의 나래가 아니다. 이진수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 메트릭스는 도처에 있다. 그 중 가장 뿌리깊고 공공연한 메트릭스는 돈이다. 이것을 영화 속의 메트릭스에 비견할 수 있는 것은, 그 지배력이 강해질수록 물리적인 실체도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붙잡힌 모피어스의 땀을 흘겨보며 스미스 요원은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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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th 말해 주지. 난 여기가 싫어. 이 동물원... 감옥... 현실..., 뭐라고 부르던 간에 더 이상은 못 참아. 냄새 때문이지. 그런 게 있다면 말이야. 냄새가 내개도 배는 것 같아. 네... 지독한 냄새가 느껴져. 그럴 때마다 마치 나도 감염된 것 같아. 아주 불쾌해. 안 그래? 난 여기서 벗어나야 해.


돈도 마찬가지다. 돈의 육체는 푼돈인 금속으로 시작해서, 지폐를 거쳐서, 계좌번호로 소멸한다. 돈은 물리적인 육체를 혐오한다. 그것은 자신의 지배력을 물리적인 한계 속에 감금시키기 때문이고,  동시에 그 육체가 물리적인 것에서 논리적인 것으로 소멸 할수록 그 지배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원래 돈은 처음엔 사물의 가치를 가늠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돈만 보고, 그 대상의 가치를 판단하기 시작했다. 이제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돈이다. 명품이라서 비싼 것이 아니라, 비싸기 때문에 명품이 된다. 가치의 가늠자가 아니라, 가치의 결정자. 이것이 돈이 누리고 있는 권력의 전모다. 또한, 돈은 인간을 갈라놓는다. 고용자와 피고용자, 구매자와 생산자, 보험의 가입자와 지급자. 돈을 갖기 위해서 바둥거리는 동안 이들은 서로를 혐오하게 된다. 서로를 혐오하는 동안 이들은 돈을 사랑하게 된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돈이 살아있다는 점이다. 돈은 통화정책을 통해서 종족을 보존하고, 그 돈의 소유주가 지닌 욕망을 정신으로 한다. 그리고 그가 파산할 때까지 욕망을 소진시킨다. 그가 망하면, 돈은 간단하게 그를 떠난다. 이 과정에서 돈이 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람들은 돈을 못 가져서 안달이거든. 결국 인간은 교환가치의 편리함을 위해서 돈을 만들었지만, 이제 인간의 마음을 만드는 것은 돈이다. 인간은 돈의 신진대사를 유지하는 수단으로써 전락했다. 우리는 숙주다.

2009/04/2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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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날 2009/04/21 00:07 L R X
글 주제와 관련된 얘기는 아니고, 일부 문장에 대해 말을 덧붙여 봅니다. 이의나 동의는 아니고, 그냥 조금이라도 연관성 있는 생각이 떠올라서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장이랄까요. 쿠쿠.

> 그것은 자신의 지배력을 물리적인 한계 속에 감금되는 것을 지독히 싫어한다. 동시에 돈은 그 육체가 물리적인 것에서 논리적인 것으로 소멸 할 수록 그 지배력이 커진다. 원래 최초의 돈은 물리적인 대상의 가치를 가늠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가치는 시간 축과 공간 축 영향을 받지요. 시간과 공간을 함께 엮은 것이 이동성이겠고요. 돈이 물체에서 벗어나 논리상 숫자가 되는 즉시 이동성(시간 x 공간)이 증가하며, 이에 따라 가치도 함께 증가합니다.

> 결국 인간은 교환가치의 편리함을 위해서 돈을 만들었지만, 이제 인간의 마음을 만드는 것은 돈이다.

개념을 표현/재현(representation)하기 위한 도구(기호)가 말이며 글인데, 가끔은 말과 글로 개념을 만들기도 하지요. 이를 수용하면 비유나 은유, 혹은 다른 차원을 달리는 듯한 개체가 되지만, 수용하지 않으면 오해가 되겠고요. 그런 점에서 허경영과 현 정권은 형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

뻘글을 달았네요. 지금이닷. 후다닥.
egoing 2009/04/21 10:03 L X
저의 생각을 더 멋지게 풀어주셨내요. 특히 두번째 부분은 저도 고민을 많이 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러한 현상을 가치의 화석화라고 표현을 하는데요. 돈이건 미의식이건 습관이건 그것이 단단하게 굳어지면 변화된 상태를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몇번 더 글을 써볼 생각입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정윤호 2009/04/21 12:21 L R X
물신화 (화폐/돈의 신격화), 인간의 소외, 자본주의가 돌아가는 매커니즘까지... 명문입니다! ㅎㅎ
egoing 2009/04/22 01:59 L X
부끄럽내요;;
ghost 2009/04/22 10:11 L R X
흐흠 근데 한가지 위험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돈이 지배력을 늘려간다고 의인화 한듯한데요.. 그건 나타난 현상에 지나지 않는 듯해요.

오히려 돈 자체가 지배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의 지배력이 높아져서 이득보는 사람들이 의도했기 때문에 돈이 지배력이 있고 점점 그 영향력이 커지는 것 아닐까요?

명품이 비싸서 명품이 아니라 비싸기 때문에 명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돈의 속성 때문이 아니라 제 3자에 의한 의도적이지만 은밀한(?) 공작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현재 글에서 이야기되는 돈의 속성이나 성향은 돈의 성향이 아니라 다른 무엇인가의 성향과 의도입니다.

이 글에서는 마치 그 의도를 의도적으로 가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egoing 2009/04/22 10:13 L X
그렇게 생각할 수도 :)
ghost 2009/04/22 10:12 L R X
돈 대신 자본가? 권력자? 빅브라더? 등등의 낱말을 넣어도 이상하지 않네요. ㅋㅋㅋ
egoing 2009/04/22 10:21 L X
그런데 인간의 욕망을 만드는 것이 돈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를테면 진보에서는 자본가와 노동자를 구분짓습니다. 하지만, 그 노동자가 자본가가 된다면 세상이 달라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은 그대로 입니다. 결국 특정한 개인에 의해서 지배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돈이라는 메트릭스 환경 아래에서 돈을 가진 자와 돈을 가지지 못한 자가, 그 환경이 구획지어 놓은 역활에 따라서 정해진 행동을 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이것은 인간성과 은유를 뛰어넘습니다. 그리고 저는 인간만이 지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존재를 좀 유연하게 생각해보면 인간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도 지능의 성격을 띌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국가라는 주체가 국민이라는 구성원들과는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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