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와 좀비
뱀파이어와 좀비 군이 권해준 세계대전 Z를 보고 있다. 오늘은 오랜만에 본가에 내려와있는데 뱀파이어 수사물 문라이트를 봤다. 뱀파이어와 좀비는 서양을 대표하는 귀신이다. 이들은 그 라이프 스타일에서부터 동양의 귀신들과 구분된다. 동양의 귀신은 이승과 저승을 세계관으로 하는 경계인들이다. 이들이 저승에 대한 부적응자가 된 것은 이승에 대한 미련, 대체로 원한 때문이다. 그래서 동양의 귀신은 원한이 정리되는데로 서둘러 저승으로 돌아간다. 인간적인 관계에 천착하는 것이다. 반대로, 서양의 두 귀신은 이승에 대한 물질적인 이해에 몰두한다. 이들은 인간과 동일한 세계관 즉 이승을 활동 무대로 하고 있다. 이들은 종족보존과 이승에 대한 헤게모니를 위해 인간과 투쟁한다. 그렇다 보니 서양의 귀신은 인간세계의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면모를 보여준다. 동양의 귀신은 예나 지금이나 정신적이고, 종교적인 반면, 이들 서양 귀신들은 육체적이고, 과학적이다. 한 때 서양의 귀신들도 영적인 아우라를 지니고 있었지만, 이것은 빠른 속도로 과학으로 치환되고 있다. 과학은 종파와 교단을 초월한 종교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 중에도 가장 뿌리 깊은 공포인 질병을 탄생설화로 하고 있다.

어쨋든 뱀파이어나, 좀비나 종족의 보존을 지상과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각박한 경쟁자다. 차이라면 뱀파이어가 종족 보존에 소극적인 반면, 좀비는 적극적이다. 이것을 계급적인 관점에 우겨 넣어보면 둘사이의 차이는 좀 더 명확해진다. 좀비는 인육을 먹고, 지능이 없으며, 인간이 많은 광장으로 몰려들지만, 뱀파이어는 피를 음용하고, 지적으로 탁월하며, 태양을 두려워한다. 이러한 성향에 비추어 볼 때 좀비가 격분한 폭도라면, 뱀파이어는 멸문지화에 놓인 귀족이다. 이것은 개체 수에 대한 서로 다른 정책을 낳았는데, 좀비가 인구폭발을 지향하는 반면, 뱀파이어는 종족의 유지로 만족한다. (좀비와 같은) 폭도의 구심점은 연대인데, 연대는 필연적으로 수적인 우위를 지향하는 반면, (뱀파이어와 같은) 귀족은 개체수를 주의 깊게 조정해야 한다. 권력이란 쪼갤수록 인플레이션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윌스미스가 분한 '나는 전설이다'는 기념비적인 영화다. 영화의 시선은 이들을 좀비처럼 그렸지만, 좀비로 오인한 신인류는 사실 뱀파이어다. 이들은 지적이고, 위계를 가지고 있으며, 태양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몰락한 뱀파이어가 좀비의 생존전략을 채택한 것이다. 아무튼, 이들 적대적 계급의 더블 캐스팅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은 것은 참 아쉬운 일이다. 계급적으로 의미심장한 영화가 나올텐데 말이다. 그나저나 과학은 좀비나 뱀파이어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새로운 귀신을 프로듀싱하고 있다. 에일리언 말이다.


         + 외계인


2009/05/04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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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Gadgeteer 2009/08/03 22:37 x
제목 : 좀비, 강시, 우리나라 공포 호러 컨텐츠는?
동네에 친한 분이 한 분 사는데 종종 방문 한다. 그런데 방문할 때마다 그 집 아이들은 항상 게임을 하고 있다. 중학교 다니는 형제인데, 늘상 게임을 하고 있길래 들여다 보니, 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괴물 들이 두팔을 앞으로 들고 다가 오고 있고, 그 괴물들을 죽이는 게임이다. "야 이녀석들아, 또 좀비 게임이야? 빨랑 그만 두고, 숙제들 안해?" 그들의 엄마가 불호령을 치지만, 아이들은 듣는둥 마는둥 계속 게임에 열중해 있다. 그러고 보니, 내가..
나인테일 2009/05/04 02:50 L R X
한국에서도 '월야환담'같은 소설이 영화화라던가 애니메이션화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만 내용이 워낙에 과격해서 힘들려나요..;
egoing 2009/05/05 00:44 L X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내요. 찾아 볼께요~
ghost 2009/05/04 15:45 L R X
각자의 흥미로운 캐릭터들을 대치해보는 시도들은 많이 있엇죠.
뱀파이어 늑대인간
에일리언 프레데터
프레디 하고 13일밤의 금욜날나오는 그넘
흠 유독 좀비는 커플링이 시도 되지 않았네요 ㅎㅎ
egoing 2009/05/05 00:41 L X
또 하나 참 궁금한 것이 있다면 예수와 부처 그리고 공자의 매치입니다.
택의엉아 2009/05/05 00:00 L R X
미드중에 '슈퍼내추럴'이라고 있어~~아주 재밌고 색다르다. 내가 추천하는 강추작품~!!
egoing 2009/05/05 00:43 L X
오호 택의형 오랜만! 함 볼께 ㅎ
나인테일 2009/05/05 11:15 L R X
예수와 부처가 나오는 작품이라면 '세인트 영맨'을 추천해 드립니다. 정식 출간된 작품은 아니지만 검색해보면 이래저래 나올겁니다...;
egoing 2009/05/06 08:39 L X
오 흥미로운데요. 확인해볼께요. 감사합니다!
samshow 2009/09/25 10:03 L R X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
egoing 2009/09/25 23:38 L X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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