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다른 생각
생각과 다른 생각

글을 쓰고보니 쓰여진 글과 글을 쓴 나의 견해가 다른 경우가 있다. 얼마 전 공개된 '난세 후'가 그랬다. 원래 그 글은 노대통령 서거 한달 전께에 쓰여진 글이다. 글을 쓰고보니 내용이 섬뜩하고, 내 글 같지 않았다. 무엇보다 견해가 달랐다. 본문의 요지는 이렇다. 난세가 끝난 후 세상은 영웅에게 죽음을 요구한다. 다시말해, 영웅의 죽음은 그의 허물 때문이 아니라, 이율배반적인 세상의 이치 때문인 셈이다. 저 글을 쓸 때만해도 노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좁혀오던 시기였고, 나는 그의 허물에 대해서 몹시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난세 후'는 비공개 글로 묻히는 듯했다. 그렇게 한달이 지났다. 직장 동료들과 2박3일간의 여행일정 때문에 주말에 인터넷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설명할 수 없는 기분에 이끌려 '난세 후'를 예약공개했다. 기분을 설명할 수 없는 것은 설명할 기분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런 동기도, 심정의 변화도 없었다. 공개되기로 예정된 날짜는 9월 23일 9시 6분. 노대통령 서거 20분전.

오늘 공개한 '애도'라는 글은 또 어떤가? 나는 내심 노무현이라는 유령이 박정희에 맞서 싸워주기를 바랬다. 그래서 강금실이 서울시장을 하고, 유시민이 대통령이 된다면 베스트가 아니겠는가?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애도'의 어조는 정반대였다. 한국정치가 박정희와 노무현의 프래임에 갇히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 아닌가? 더 나아가 노무현을 당사자로, 국민을 비판자로 구분하고, 애도란 비판자가 당사자가 되어보는 것으로 규정 한 후에, 애도가 끝나면 당사자에서 비판자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애도를 멈추고 싶지 않다. 성난 군중의 일부가 되고 싶다. 어디서부터 일상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 애도
    + 난세 후

2009/05/3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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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iel 2009/06/02 12:38 L R X
저는 블로그의 글을 짬짬이 쓰는 편입니다. 예전에는 한번 탁 생각이 떠올랐을때 막 써내려가서 주저없이 공개!하는 편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렇게 쓸 수 있는 글이 몇 없더군요. 큰 줄기가 떠올랐을때 작성하기 시작해서 글을 쓰는 동안 또 다시 생각하며 조금씩 채운뒤 나중에 공개하게 되는데... 이게 단점(?)이 있더라구요. 글을 채워가다보면 분명 옆길로 샌건 아닌데 최초에 의도한것과는 전혀 다른 말이 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시간이 지나 다시보면 제 의도와는 전혀 다른 글이 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결국 공개를 못하고 묻어두는 글들이 자꾸 생기더라구요.

...덕분에 제 블로그는 업데이트가 너무 간헐적인 월간[..]블로그가 되었습니다 orz
egoing 2009/06/03 08:44 L X
저의 경우 온라인이라는 환경의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자아는 하나지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이를테면 혼자있을 때, 가정에서, 집에서, 자동차 안에서, 그리고 온라인에서의 자아가 각각 다르게 분화되는 경우가 있더군요. 그 원인도 다양할꺼구요. 머 군생활 하느라 바뻐서 그런 것이기도 하니까 릴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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