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시간이란 참 묘하다.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으면서, 또 실제로는 상당히 다양한 존재방식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진부하게는 달력이나 시계가 되고, 유구하게는 역사책이나 화석이 된다. 부럽게는 아이들의 흠집 없는 우유 빛 피부가 되고, 서글프게는 부모님의 퀭한 주름이 된다. 이렇게 시간이라는 영혼은 다양한 신체들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신체라는 것이 꼭 물리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억은 시간의 또 다른 육체이다. 사람의 마음속에서 시간이란 기억을 통해서 체험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기억의 밀도와 시간의 속도는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기억의 밀도가 작으면 시간은 빨라지고, 기억의 밀도가 높아지면 시간은 더디 간다. 그래서 추억이 없는 사람의 인생은 쏜살같고, 월요 회의에서는 저번 주에 내가 멀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추억이 없는 현대인. 2009/06/30 01: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