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금기시하는 사회 내가 신해철을 좋아하는 것은 그가 사랑에 대한 노래말을 자제하기 때문이다. 그가 부른 사랑 밖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대중문화가 부른 것의 과반을 넘어설지도 모른다. 반대로, 지금껏 그 대중문화의 소비자로 간주되던 그 대중들이 생산한다는 블로그에서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볼 수 없다. 나 역시 이 블로그를 통해서 사랑에 대한 체험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 그것은 우리 사회에서 사랑이란 전문적인 직업의 영역으로 간주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허구헌 날 사랑타령만 재생산하는 대중문화도 예술이라는 형태를 빌린 간접화법일 뿐이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사랑에 대한 체험을 나눈다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의 금기다. 사랑했던 사람의 물리적인 흔적은 소각해야하고, 그 추억이 노출되는 것은 외도에 준하는 파문을 감수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추억을 통해 자신을 규정한다. 그 사람의 추억을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을 잘 안다는 것에 가장 근접한 표현이 아닐까? 전에 사랑했던 사람의 추억을 나는 알지 못했다. 우리는 마치 남처럼 그렇게 지나쳤다. 모르는 사람이 되었다. 2009/07/18 0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