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충격적인 죽음으로 기억될 한해가 지나가고 있다. 한 사회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던 사람의 사지가 부엉이 발톱 아래에서 발견되었다. 그것은 사회가 기획했던 형별을 가볍게 상회하는 가혹한 것이었다. 대구출신의 황금뱃찌는 그의 죽음이 창피함 때문이라고 폄하 했지만, 세상은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을 잃었기 때문에 슬퍼하는 것이라는 것을 그만 모르는 것 같았다. 황금뱃찌가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구분하는 분별이 있었다면 그는 진작에 부엉이 바위에 올랐을 것이다. 망자가 어른으로 모셨던 사람은 전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오열했고, 얼마 후에 그도 세상에 없었다. 그의 죽음은 전임과는 다르게 차분하고 냉정하게 치뤄졌다. 진작에 죽었어야 할 머리 벗겨진 동물은 문안 온 자리에서 '그가 있을 때 가장 행복했다'며, 무려 '행복'씩이나 언급했고, IMF라는 전대미문의 시대적 랜드마크를 세운 또 다른 '김'은 '화해한 것이라고 봐도 좋다'고 말했지만, 병상의 '김'은 이미 깊고 너른 강을 건넌 후였다. 그는 원래부터 불쑥 나타나서 일방적으로 말하고 사라지는 사람이니까 이런식의 화해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또 어떤 죽음은 멀리서부터 기별이 날라왔다. 팝의 황제라는 명성과 다르게 그 죽음은 초라했고, 사인은 분분했다. 모두들 생전에는 그를 비웃었지만, 그가 죽은 후에 일제히 존경을 표했다. 세상은 진작부터 그에게 죽음을 종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 국민배우라 불리는 텔런트는 처음엔 불행한 소문이 돌았다. 소문은 스피커에 가까이 가져간 마이크처럼 괴성을 지르며 거대해졌고, 급기야는 현실로 뛰쳐나와서 이 불우한 여인을 집어삼켰다. 여인의 죽음이 고도의 침묵 속으로 잊혀질즈음 그녀가 사라졌다. 어쩌면 그녀는 정말로 이 세상에 없던 것으로 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기구하다며 수근거렸고, 어떤 사람은 성공이란 복잡한 것이라고 중얼거렸다. 직전에는 또 다른 여배우가 국화꽃 향기처럼 사라졌다. 그녀는 영화처럼 살다갔지만, 그 영화는 눈물이 필요한 비극이었다. 죽음은 남겨진 자들의 문제라는 점에서 죽음을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미디어와 보험설계사들은 분주해졌다. 2009/09/04 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