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와 블로그 트위터(http://twitter.com/egoing) 때문에 블로깅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트위터 때문이지, 트윗팅 때문은 아니다. 요즘 난 트위터를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짜는데 열심인데, 그 덕에 블로깅이건 트윗팅이건 거의 '공장이 망했어요'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윗팅은 간간히 하고 있었는데, 트윗팅이 캐주얼할 뿐 아니라, 직장에서 짬짬이 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그럼 블로그는 죽은 것일까?
블로그는 최신 글이 첫번째 글로 보이는 지극히 시간 중심의, 그 중에도 현재 중심의 매체다. 그렇다보니 블로그에서의 죽음이란 새로운 글이 올라오지 않는 상태가 된다. 죽음에 대한 이러한 정의는 블로그가 타인과 관계하는 방법을 통해서 더 공고해진다. 이를테면 블로그의 방문자들은 대체로 RSS리더나, 메타블로그를 통해 유입되는데, 이러한 매체들은 블로그 못지 않게 최신성을 중시한다. 나 역시 이 구조적이고, 뿌리 깊은 최신성의 죄의식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못하다. 그런데
우리 개발자들은 라이브러리_library라는 말을 많이 쓴다. 아시다시피 이것은 도서관이라는 뜻이다. 라이브러리는 자주 사용되는 로직을 재활용 가능하도록 만들고, 찾아쓰기 편하게 질서정연하게 정돈한 로직들의 모임을 말한다. 도서관에 새로운 책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도서관이 죽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도서관에서는 진열된 신간 보다 정리된 구간이 더 대접 받지 않는가? 마찬가지로 개발자들도 그 때 그 때 필요에 따라서 만든로직보다, 필요할 때 재활용할 수 있는 로직들에 더 큰 가치를 둔다. 나는 왜 이런 쌩뚱한 말을 하나?
트위터를 하면서 미묘한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나는 종종 길게 늘어진 지난 글들을 따라 여행을 떠난다. 그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또 다른 시간의 또 다른 나와 때로는 격론하고, 때로는 공감하면서 그 결과를 짧막하게 트윗팅한다. 또, 나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글이 떠 오르면, 좁아터진 트윗팅 대신에 링크를 걸어둔다. 구구절절한 생각들은 링크를 통해서 슬림하게 모듈화되고, 이 모듈들은 넷트를 타고 움직인다.
트위터에서의 생각은 타임라인을 타고 흐르지만, 그 유속은 오래전에 침전된 블로그의 포스트들을 떠오르게 한다. 그런 점에서 트위터가 블로깅을 게으르게 할지언정, 블로그의 죽음을 재촉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재에 대한 이 압도적인 강박에서 벗어나 과거와의 화해를 모색할 기회를 주는 것은 아닐까?
나는 나의 블로그가 뉴스페이퍼가 아니라, 오래된 서재가 되기를 소망하고, 공공 도서관이 혹시나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2009/09/23 0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