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칭성 MS의 mesh를 써봤다. 이 서비스는 일종의 웹하드인데, 파일을 서버에 올려두고, 어떤 프로그램을 설치한다. 그리고 회사의 파일을 수정하면 집의 컴퓨터도 자동으로 수정되는 것이다. 내 노트북의 무게가 1.48kg인 것을 감안하면 mesh는 연간 1톤의 중량을 대신 들어주는 셈이다.멋지다. 이것을 소개해준 멜로디언님은 일과 생활을 구분하려면 mesh의 사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역설적인 마케팅이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건 나에게 필요가 없다. 왜냐면 내 컴퓨터는 집과 회사가 같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회사 죽돌이였기 때문에 그랬고, 지금은 노트북을 들고 다니기 때문에 그렇다. 그럼 나는 mesh와 같은 서비스를 두고 왜 노트북을 들고 다니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이 글의 제목인 비대칭성 때문이다.
컴퓨터는 고장 날 지언정 느려지지 않는다. 그럼 대체 이 놈의 컴퓨터는 왜 느려지는 것일까?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주목하는 것은 비대칭성, 다시 말해 집 컴퓨터와 회사 컴퓨터 간의 속도 차이 때문이다. 예를들면, 집 컴퓨터 보다 회사 컴퓨터가 빠르면, 집 컴퓨터에 대한 불만이 쌓인다. 이 속도의 비대칭성을 제거하기 위해서 집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하면 이번엔 회사 컴퓨터가 느려터지게 느껴진다. 결국 사다리 타듯이 연속되는 비대칭성은 또 다른 비대칭성을 만들면서 소비를 확대재생산하는 것이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소비자들의 비대칭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가 된다. 이것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재조명하면 비대칭성을 극대화하려는 생산자와, 이것을 최소화하려는 소비자의 대립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그런데 생산자는 본능적으로 이 비대칭성의 존재를 알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는 대체로 이것에 순응할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비대칭성을 조성하기까지 한다.
그런 점에서 내가 노트북을 들고 다니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비대칭성에 대한 (의도하지 않은 캐주얼한) 저항이다. 물론, 보다 적극적인 저항도 있었다. 이를테면 아인슈타인은 똑같은 옷을 여러벌 소유함으로써 진부한 것과 새로운 것 사이에 조성되는 비대칭성을 제거한 셈이다. 그는 쓸데 없이 패션 같은 것에 휘둘릴 필요가 없었을 것이고, 이러한 태도가 삶의 면면에 영향을 끼치면서 그를 천재적인 몰입의 대가로 만든 것이 아닐까?내 삶을 둘러싸고 있는 오만종류의 비대칭성 중 어떤 것을 제거하고, 어떤 것을 조성할 것인가? 요즘 곰곰히 생각하고 중요한 과제다.
2009/10/13 1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