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re 요즘 미국드라마 The Wire를 보고 있다. 볼티모어의 강력범죄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CSI를 함께 놓고 봤을 때 계급적으로 묘하게 대비되는 영화다. CSI 과학수사대가 화려한 도시, 첨단의 장비, 엘리트 요원들의 차가운 이야기라면, The wire는 몰락하는 도시, 그나마 앵벌이로 빌려온 FBI의 장비, 심각한 결함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문제적 인물들의 뜨거운 이야기다. CSI와 The wire의 관계를 007과 본시리즈에서 찾아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제임스 본드가 국가적 지원 아래서, 수많은 여자를 후리며, BMW를 굴리는 모습은, 국가의 수배속에, 한 여자만 바라보며, 훔친 경차를 위태롭게 끌고 다니는 제이슨 본과 기막히게 대비되지 않는가? CSI가 007이라면 The wire는 본시리즈다. 007보다 본을 더 재미있게 봤다면 The wire를 추천한다. 이 영화의 캐릭터들은 단선적이지 않다. 인물들은 각자의 성격을 일관되게 연기하면서, 충격적인 변주가 아무렇지도 않게 뛰쳐나온다.
극악한 캐릭터가 선행을 배푼다거나, 정의로운 인물을 등장시키면서 그의 첫번째 에피소드로 파격적인 불륜을 배정한 것은 참
대범하다. 관객들은 묘하게 조작된 인과응보를 바라보며 쾌락과 불쾌를 동시에 경험한다. 그 속에 이 영화의 리얼리티가 숨어있다. 어쨋건 나는 최악의 환경과 문제적 인물들이 자아내는 이 기묘한 팀웍에 빠져서 오늘도 해야 할 일이 뒷전이다. '하고 싶은 일'과 함께 있는 '해야 할 일'은 원래 고독하고 쓸쓸한 법이다;;; + The Wire 2009/11/14 13: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