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우리 사회의 비극 중의 하나는 '철' 들기 위해서 사투를 벌여야 할 사춘기에 성적과 씨름한다는 점이다. 공부는 물론 때가 있다. 하지만 '철'에 비한다면 공부는 차라리 나이들어서도 할 수 있는 것이고, 설령 못한다고 해도 먹고살기 위한 판로는 얼마든지 있다. 반면에 '철'이란 사춘기 때 바짝 하지 않으면 끝이다. 인생을 논리에 비유하면 철은 전제와 같은 것이다.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한 논리는, 잘못된 목적지를 향해 묵묵히 떠나는 여행같은 것이다. 논리가 정교하고 자기 완결성을 갖춘 탄탄한 것일수록 잘못된 결론은 위험한 것이 된다. 철도 그렇다. 사춘기에 형성된 삐뚤어진 '철'은 클수록 심화될 뿐, 그 방향이 바뀌지 않는다. 나잇살 먹고도 어른답지 못한 인간들은 대체로 사춘기를 헐렁하게 보낸 것들이다. 그냥 그렇게 살다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철'에 대한 모범답안 따위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걸 누가 규정할 수 있겠는가? 철에 대한 조기교육을 주장할 수 있을 뿐. (이글은 사춘기를 잘못보낸 자의 소회임) 2009/11/17 12: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