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 확실히 나를 키운 것은 풍요가 아니라 결핍이었다. 결핍은 다양한 얼굴을 하고 내 앞에 나타났다. 유년에는 갑자기 찾아온 가난이 싸이코패스의 그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고, 학창시절에는 해도 해도 안 오르는 성적표가 썩은 웃음을 지으며 우쭐거렸다. 나는 시도 때도 없이 우울해졌고, 결핍으로부터 혐오를 배웠다. 나의 중세는 그렇게 열렸고, 결핍은 20대가 된 21세기까지 따라와서 나를 이지매했다. 나는 이 유서깊은 폭력에 치명적으로 맞서야 했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30대다. 그리고 이제 결핍은 내 옆에 가만히 앉아있다. 싸우면 닮는다고 했던가? 언제부턴가 나는 결핍을 증오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적극적인 추종자가 되었다. 어느새 나의 관심은 '어떻게 결핍을 극복해서 풍요로워질 것인가?'가 아니라 '결핍이 우리 삶을 어떻게 풍부하게 만드는가?'로 이동하는 중이다. 풍요를 넘어서 풍부를 향해서. 다음 링크들은 결핍에 대한 이야기들
PS. 블로그 스킨 바꿨어요. 스킨 이름은 결핍. 어때요? ^^
2009/12/08 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