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3
실명제3 일전에 쓴 글에서 컨텐츠는 다시 컨텐츠를 담는 컨테이너와 컨테이너에 실리는 컨텐츠로 구분할 수 있다고 했다. 동시에 컨텐츠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그 내용물인 컨텐츠지만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컨테이너라고 그랬다. 일반적으로 사법적 관점에서 폭력이란 컨텐츠인 악의와 그것이 기록되는 컨테이너인 상처로 이루어져 있다. 죄질을 결정하는 것은 악의지만 형량을 결정하는 것은 컨테이너인 부상의 정도다. 그런 점에서 욕설은 누구나 인정하는 폭력임에도 제대로된 사법적 대우를 받지 못했다. 악의를 담아내는 컨테이너가 휘발성이기 때문이다. 악플은 욕설과 같은 컨텐츠를 가지고 있지만, 욕설과 다른 것은 컨테이너다. 악플은 웹이라는 컨테이너에 저장된다. 실명제는 이런 배경에서 출현한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두들겨 맞은 상처는 '전치'라 불리는 표준화된 단위가 있지만, 악플로 인한 정신적인 피해는 이것을 양과 질로 산출하는 것이 어렵다. 악플의 기준은 도대체 무엇이고, 그 수위는 어떻게 표준화 할 것인가? 또 악플러를 색출하기 위해서 실명제를 실시한다는 발상은 마치 범죄자를 색출하기 위해서 전국민에게 (자기의 위치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모바일 서비스인) 포스퀘어를 강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사후에 할 일을 사전에 하면 '오바' 소리를 듣는 법이다. 악플에 대한 고민은 꼭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이 실명제만 도입하면 없어진다는 순진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 실명제 컨퍼런스에서 






2010/05/1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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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minoci's me2DAY 2010/05/17 12:54 x
제목 : 민노씨의 생각
실명제3 “악플에 대한 고민은 꼭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이 실명제만 도입하면 없어진다는 순진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http://bit.ly/bgKFDp ( egoing님 ) : 실명제 폐지는 악플 문제 해소의 귀결이 아니라 그 출발점이다.
뗏목지기™ 2010/05/17 12:51 L R X
후, 후기를 세 개씩이나! ^^; 컨펀런스에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블로거님들을 글을 보니 알찬 행사가 된 것 같아서 괜히 뿌듯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
egoing 2010/05/22 21:16 L X
감사합니다. :)
민노씨 2010/05/17 12:52 L R X
대한민국이란 모두가 욕망과 경쟁과 시기와 질투로 뒤덮혀 있는데, 마치 오프라인에는 천사들과 사마리아인들의 고결한 성채가 있는 것처럼, 그리고 온라인은 악플 악당들의 무법천지인 것처럼 이분법적 환상을 유포하는 것도 참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온/오프 모두가 치유되지 않는다면 악플 역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은 뻔한데, 악플의 숙주가 과연 무엇인지, 무엇이 악플을 자라게 하는 토양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이 너무 손쉬운 이분법으로, 정치적 통제권력의 기만적 틀짓기로 무시되는 것 같습니다.
egoing 2010/05/22 21:18 L X
모든 문제를 정책적으로 해결하려는 정책 제일주의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정책의 기획자만의 문제는 아니고, 정책에 대한 비판자들 역시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mahabanya 2010/05/22 13:34 L R X
맞트랙백을 하려고 연결된 세 개의 글을 읽었지만 조금 생뚱맞은 것 같아서 트랙백은 보류~

콘텐츠와 콘텐츠를 담는 컨테이너... 생각의 발아점이네요. 두루뭉술했던 의미를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going 2010/05/22 21:19 L 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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