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덴티티의 핵심은 구별되는 것이다. 구별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강남대로에 늘어선 건물들은 하나 같이 고층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는다. 이 무시무시한 기럭지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엄청나게 커지는 것이다. 강남역 4번 출구에 삼성타워가 들어왔다. 그 엄청난 기럭지는 덩치 꽤나 있다는 스타타워, 교보타워를 압도하고도 남는다. 역시 삼성이라는 경외감이 든다. 하지만, 삼성타워가 들어서면서 강남대로는 매일같이 교통대전을 치룬다. 삼성의 대역사가 이웃에게는 대재앙이 되었다.
회사 근처에 진상이라는 식당이 있다. 그런데 이 식당이 재미있다. 우선 단층이다. 그리고 건물 터의 반 이상을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강남대로 변에서 단층건물은 이 건물이 유일하다. 초고층 건물들의 숲을 이루고 있는 금싸리기 강남대로에서 유유자적하며 드러누워있는 이 건물을 보고 있자면 노자가 생각난다.

샤브샤브 집 진상.

진상의 오른쪽. 저 너머로 무시무시한 삼성타워가 보인다.

진상의 왼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