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과일을 만들었다면 제일 처음 만든 것이 망고고, 가장 나중에 만든 것은 아마도 귤일 것이다. 망고는 모든 과일의 프로토타입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빠와 까를 동시에 몰고 다니는 맛은 물론이고, 심지어 메뉴얼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그 애매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망고에 대한 대척점으로 멋대로 설정한 귤을 중심으로 둘 사이를 비교해보자. 물론, 이글은 귤에 대한 편애로 가득하다. * 프로토타입: 제품을 실제로 제작하기 전에 만들어보는 말하자면 샘플
귤과 망고의 결정적인 차이는 씨에서부터 발견된다. 식물은 이동할 수가 없기 때문에 과일을 동물에게 제공하고, 동물은 씨를 먼곳으로 실어나른다. 그런 점에서 씨와 과일의 교환가치는 과일에게 비즈니스 모델이다. 따라서 씨를 다루는 방식은 생산자인 과일이 소비자인 동물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느냐를 가늠하는 척도, 다시말해 손님에 대한 태도를 암시한다. 망고의 씨를 보면 그 크기는 육중하고, 과육과 씨의 경계가 모호하여 과육을 깔끔하게 발라먹을 수가 없다. 참으로 자기 중심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동종업계의 예를 더 들면, 포도는 귀찮고, 수박은 짜치고, 참외는 용변에 흔적을 남긴다. 반면에, 귤이 선택한 정책은 씨를 과감하게 생략하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귤에 씨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거나, 과육을 씨로 착각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귤의 씨는 귤이 한참 맛있는 시기를 지난 후에 생겨나거나, 아예 없기 때문이다. 귤은 모든 과일을 통 털어 씨에 대해서 가장 진보적인 정책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이메일이나 블로그와 같은 서비스가 무료로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것 이상의 혁신이다.
또 다른 차이는 유저빌리티(사용성)다. 수많은 과일들이 껍질에 대해 나름의 정책을 가지고 있다. 껍질은 과육을 보호하기 위한 마지노선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것이다. 방어와 사용성의 모호한 딜레마의 경계에서 귤의 껍질 정책은 단연 돋보인다. 단지 손으로 까면되기 때문이다. 물론, 껍질 체로 먹는 과일의 우월함을 주장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복숭아 같은.... 일리는 있지만, 껍질의 효용은 세월의 부침이 있다. 예를들면, 요즘같이 농약 문제이나, 유통이 중시되는 시절에 강인한 껍질은 오히려 유리한 경쟁력이 된다. 반대로, 수박과 같이 난공불락의 견고한 껍질은 연장이나, 격파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불편하다. 망고의 경우 좀 많이 심각한데, 이건 칼로 깍으면 밀리고, 손으로 까면 과육이 뭉개진다. 껍질의 강도 역시 이기적이라 망고를 보관하려면 공룡알을 보관하는 케이스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귤의 껍데기 정책은 자기 방어와 유저빌리티사이의 절묘한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귤은 혁신과 창조적 활동에 있어서 많은 통찰을 더해준다. 귤 쵝오! 망고 쏘리_
+ 귤예찬 -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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