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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분류없음 | 2009/01/05 00:09
서울 행 버스에 올랐다. 승객들에게 부산하게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사내가 보였다. 듣자하니 다른 버스의 승객을 합승 하려나 보다. 티켓을 보니 6번, 이미 누군가 앉아있었다. 아무데나 앉으면 되는가 보다 싶어 샤시가 창을 가르지 않는 자리를 찾아 앉아서 노트북을 꺼내들었다. 토닥토닥 타이핑을 하는 동안 출발시간과 빈좌석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앉은 자리의 원주인이 비켜 달라고 하길래, 아무대나 앉으면 된다고 그랬다. 다시 잠시 후, 원주인이 앉은 자리의 원주인이 나타나서 자리를 비켜 달라고 했다. 내가 앉은 자리의 원주인이 다시 나를 바라봤다. 아무대나 앉으면 된다고 하려는 참에, 옆에 있던 아가씨 하나가 원주인들을 거든다. "자기 자리에 앉는거예요" 상황이 급격하게 기울었음을 직감한 나는 노트북을 바리바리 싸들고, 직원을 찾았다. 항의 했더니, 나의 원래 자리인 6번은 합승한 승객이 이미 앉아 있으니까 다른 데에 앉으란다. 씩씩 거리면서 후미진 자리에 앉아있는데, 옆에 앉은 사내가 애매한 웃음을 지으며 거기는 동행의 자리라고 한다. 이리 저리 밀려 다니다 거칠게 차 밖으로 뛰쳐나갔다. 출발이 임박 한 후에야 남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한 시간 쯤 지났을까? 오산 께를 지나고 있는데 둔탁한 전자음이 들린다. 소리는 좀처럼 꺼지지 않았다. 창 밖으로는 추월을 시도하는 버스들이 보이고, 앞 쪽에서는 기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린다. 그는 회사의 정비자와 연락을 취하고 있는 듯했다. 차는 전용차로와 갓길을 왔다 갔다하며 시동을 꼈다, 켰다를 반복했다. 도로 위는 경적소리로 가득했다. 갓길에 다급하게 차를 세운 기사는 엔진을 살피러 차 밖으로 나갔다. 열린 문 때문에 한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한참 후에 다시 돌아온 기사는 벨트가 끊겼단다. 시간이 꽤 흐른 후 남부터미널 행 버스가 섰고, 성질 급한 승객들은 다급하게 앞차로 옮겨탔다. 상황이 정리되기를 기다리던 나는 3번째 후속차량이 도착 한 끝에 어정쩡하게 짐을 들고 차를 옮겨탔다. 새로운 차량에 올라보니 자리는 이미 만석. 서울까지는 앞으로 1시간. 그렇게 버스는 달렸고, 평소대로라면 5분이면 도달할 거리만큼 터미널을 앞두고 있었다. 왠걸? 차가 막혀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버스는 차창 밖에서 여유있게 걸어가는 연인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반복하며 터미널로 향했다.  그렇게 1시간이 더 걸렸다.

남의 자리에 앉아서, 남의 버스를 타고 온 샘이다.
역시 나쁜 일은 콤보로 온다고 했던가?
올해는 어째 출발이 좋다.
2009/01/05 00:09 2009/01/0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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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0018 2009/01/05 11:44 L R X
아휴..고생했네. 액땜이라고 위로하려면 너무 상투적인가? 암튼 토닥토닥~^^
egoing 2009/01/05 22:48 L X
원래 위로는 상투적으로 하는거야 ㅎ
소은 2009/01/05 20:54 L R X
재밌는 일을 겪으셨군요.. 이제 좋은 일만 생길거예요. 힘내시라요...
egoing 2009/01/05 22:49 L X
머 이까이꺼. 기분좋게 기분나뻣죠.
햅메이커 2009/01/06 00:06 L R X
새해부터 불편한 일을 겪으셨군요.
원래 내 자리에 앉은 이에게 뭐라 못하고, 지금 내자리의 원주인에게는 자리를 내주셨으니.... =0=
맛있는 저녁이 잠시나마 위로가 되셨기를....^^
egoing 2009/01/07 00:44 L X
역시 예리하시내요. 저는 글로 쓴 다음에야 그 자리의 공식적인 주인이 저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
5throck 2009/01/06 17:16 L R X
올해는 뭔가 잘되시려고 정초에 액땜을 하셨나 봅니다. ^^
egoing 2009/01/07 00:45 L X
그렇게 생각해야겠죠? 5throck님도 어서 캐주얼한 액땜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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