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개편 네이버의 첫 페이지가 크게 달라졌다. 큼지막해진 검색창이 눈에 띈다. 레이아웃의 면적으로 변화를 환산했을 때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부분이다. 이것은 검색과 케스트를 제외한 요소 대부분이 축소 폐지된 것과 대비된다. 또 주소표시줄 옆의 파비콘이 날개 모자에서 초록색 검색창으로 바뀐 것도 주목된다. 검색엔진의 컨셉이 강화된 것이다. 이미 네이버는 첫눈이라는 괜찮은 검색엔진을 인수합병한 바 있고, se.naver.com을 통해 구글처럼 심플한 레이아웃의 검색엔진을 소개한 바 있다. 그런데, 네이버의 변화에서는 희망보다는 초조함이 느껴진다. 포털이 될 것인가? 검색엔진이 될 것인가? 이러한 정체성의 혼란은 구글로 인해 야후가 겪은 악몽의 데자뷰가 아닐까?
네이버가 구글처럼 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네이버는 가진 것이 너무 많다. 야후가 지배하던 미국 시장에서 구글이 야후와의 다른 전략을 사용한 것은 기호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다. 야후와 같은 방법으로는 야후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이너가 마이너의 방식으로 메이저를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미 메이저다. 국내에서는 메이저인 네이버가 국내에서는 마이너인 구글을 따라가기에는 다음은 강하고, 구글은 두렵다. 네이버는 시장에서 리더쉽을 발휘하고 있다기 보다, 허겁지겁 쫓기고 있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네이버와 구글은 비즈니스 모델이 판이하다. 구글은 구글 안에서는 adwords로, 밖에서는 adsense로 돈을 번다. 그렇다 보니, 구글은 네이버 보다 개방되고, 공정한 비즈니스 모델이 성립된다. 검색의 결과가, 다음의 Tistory건, 한겨례 신문이건, 개인의 운영하는 홈페이지건 adsense만 걸려있다면 수익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네이버는 이런 모델이 없다. 그렇다 보니, 네이버의 검색결과는 첫째로, 스폰서 링크고, 둘째로, 자사 서비스들이다. 외부의 검색결과는 찬밥이다. 생각할 것이 너무 많은 것이다. 검색결과의 퀄리티도 신경써야 겠고, 자사 서비스 밖으로 트래픽이 누수되는 것도 신경써야 하고, 문맥광고도 노출시켜야 하니 말이다. 이러니, 네이버가 가두리 양식장이라고 조롱당하는 것이다.
네이버 개편의 또 다른 축은, 일련의 케스트 시리즈다. 이것은 분명히 높이 평가할만한 변화다. 네이버 밖으로도 트래픽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외부세계와 관계개선에 나선 것이다. 제로보드를 인수한 후 오픈소스로 전환한 것도 그렇고, 오픈소스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인사들을 채용하거나, 지원하는 것도 그렇다. 또 웹표준화 가이드를 통해 사내의 지적 자산을 외부와 공유하려는 노력도 그렇다. 이러한 노력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물론, 오픈케스트 정책을 실현한 것은 촛불정국이 직접적인 원인이었을 것이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네이버의 균열은,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도 아니고, 기술적 결함도 아니었다. 미디어 발 위기였다. 정황상으로 그 이전부터 네이버는 오픈케스트를 준비는 하고 있었던 것 같지만, 광우병으로 인한 타격이, 오픈케스트 발안자들의 전략적 입지를 결정적으로 강화했을 것이다. 부랴부랴 네이버는 오픈케스트를 발표했고, 약속한 것처럼 실현했다.
그런데 네이버의 오픈정책에서는 약삭빠른 실리가 보이지 않는다. 편집권을 아웃소싱하는 것을 통해 리스크를 피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외부로 빠져나가는 트래픽으로 인한 기회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 아웃링크는 결과적으로 네이버의 시장점유율을 떨어트릴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언론사 입장에서도 당혹스러운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네이버에서 유입되는 막대한 트래픽을 버티지 못하고 서버가 다운되는 현상이 속출하고 있고, 언론사마다 다른 레이아웃과, 수준 이하의 광고정책 등으로 정보 경험의 질이 저하되었다. 또 댓글을 달기 위해 언론사 별로 로그인을 해야 하는 상황은 소비자에게 반갑지 않은 일이다. 이것은 네이버 입장에서 분명한 리스크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되는 것은 다음_daum의 다음_next 행보다. 만약 다음이 아래와 같은 전략을 구사한다면 ?
1. 네이버처럼 편집권을 외부로 아웃소싱한다.
2. 인링크 정책을 고수한다. - 언론사 입장에서 서버와 개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3. 저작권자들에게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 분란의 실질적 원인이었다.
4. 정보 표현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무엇보다, 네이버는 그들이 그토록 두려워하는 구글의 성장 발판을 제공한 셈이다. 구글은 애드센스를 가지고 있다. 꽤 많은 언론사가 애드센스로 온라인 광고를 집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웃링크는 구글에게 결정적인 호제가 될 것이다. 구글의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고, 네이버는 더욱 초조해질 것이다.
궁금한 것은, 앞서 열거한 생각을 네이버 내부에서 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럼에도 변화를 선택한 것은, 그 반대급부의 절박하고, 치열한 논리가 있었을 것이다. 무엇이었을까?
2009/01/12 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