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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5   조카 전상서 (33)


조카 전상서
생각 | 2007/09/25 21:49

진혁아

아는지 모르겠지만,
너의 엄마와 너의 삼촌인 나는
매우 각별한 사이란다.

너의 엄마가
그 특이한 이름 때문에 놀림을 당할 때
우리는 덩치 큰 형을 응징하던 조그만 조폭이었고,

너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기울어지던 가운을 일으켜 세우려고 분투할 때,
지독한 가난을 맞아 함께 싸웠던 전우였고,

너의 삼촌이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말없이 재능을 빌려주던 동업자였다.



진혁아

삼촌은,
어디에서나 너를 자랑한단다.
너보다 귀여운 아가를 본적이 없었고,
너는 나의 자식은 아닌지라,
비교적 욕먹지 않고
유전자를 자랑할 수 있거덩 ^^

무엇보다,
너의 외가식구들이 건너온 그 험한 세월이
너를 통해 보상되기 때문이란다.
우리는 너를 통해 그 결실을 본다.
너는 우리의 여명이다.



진혁아

니가 기억할지 모르지만,
삼촌의 나이가 28살일 때
우리는 처음 만났다.
너를 처음 만났을 때 이런 생각을 했었다.
우리의 나이가 28배에서 2배 차이로 좁혀졌을 때
우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이 삼촌은 60을 바라보는 중년이겠고,
너는 떠나가는 20대를 아쉬워하며
생의 두번째 사촌기를 맞이하고 있겠지?

그러고 보니,
너를 알고 있는 삼촌과
삼촌을 알고 있는 니가
처음으로 동갑을 맞이하는 때이기도 하겠구나.
삼촌의 과거와 너의 기억이 처음으로 조우할 때
나는 너에게 어떤 의미를 머금고 있을까?
너는 어떤 모습으로 나에게 나타날까?
나는 그 날을 위해 오늘의 나를 여기에 두고 내일로 떠난다.
언젠가 너는 이곳에 남겨진 삼촌보다 더 어른이 되겠지.
긴장되고, 흥분된 마음으로 그 날을 기다릴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진혁아.

눈치 챘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시간에
살아가고 있단다.

이 삼촌이 조금 살아보니까.
어떤 사람은 지난날을 책하며 철없던 자신을 원망하고,
어떤 사람은 내일이 두려워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자신을 낙태하고,
어떤 사람은 생활의 고단함에 하루하루를 근근히 살아가더라.

너는 또 다른 시간에 살고 있는 너를
무시할 수도,
미워할 수도,
사랑할 수도 있다.

삼촌은
니가 너를 사랑하기를 바란다.
내가 너를 사랑하듯이 말이야.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또 다른 시간에 살고 있는 자신에게
무한한 애정을 갖는 것이란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사랑을 주고,
사랑받을 수 있겠니.

니가 스스로 숨쉬는 법을 처음 배웠을 때
삼촌은 너의 옆에 말없이 누워보았단다.
따뜻한 체온,
움직이는 호흡,
맥박의 울림까지
살아있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나는 너에게서 배운다.
그래서
너는 나의 스승이다.


언젠가는, 너도
니가 사랑하는 것을 품에 앉고
살아있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배울 수 있기를
그래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진혁아
고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7/09/25 21:49 2007/09/2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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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07/09/25 13:35 L R X
오호홋, 조카예요? 귀엽네요..
egoing 2007/09/25 16:59 L X
감사합니다. 요즘 부쩍 이쁜 짓을 잘해요.
오십미터 2007/09/25 18:38 L R X
제 블로그에 조카관련 댓글을 남겨주셔서 찾아와봤더니 저처럼 조카에 홀딱 빠진 삼촌이셨군요~ ^^;
egoing님 조카도 제 조카만큼이나 귀엽네요~
(이것이 삼촌의 입장에서 최고의 극찬이라는 건 아시죠? ^^)
egoing 2007/09/25 18:58 L X
옙! 알만한 사람만 알고 있는 미묘한 극찬이라는 것 알고 있습니다. 저도 반사~
슈테른 2007/09/25 20:37 L R X
녀석.. 너무 귀엽네요..
머리는 파마 한건가요? 스타일리쉬하게 잘 어울리네요. ㅋㅋ
egoing 2007/09/25 20:42 L X
원래는 생머리인데 파마했어요. 저 눈빛만 보고 있으면, 감동입니다. ;;
HI7448 2007/09/25 22:24 L R X
아가야 가 또릿 또릿하니
잘 생겼어요 ㅎㅎ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란다
egoing 2007/09/26 01:16 L X
^^ 감사합니다.
time0808 2007/09/26 08:12 L R X
"찐혁" 요놈!! 누구허락 받구 머리 뽀글이만든겨????ㅎㅎ 날이갈수록 빤짝이넹~~~! 태경님 찐혁 넘이뻐죽겠엉?! 쬠지나바~여 이건 조카가아니라 왠수여왠수 (조카키워온 달인) ㅎㅎ 저두 첫조카땐 그랬죠. 쫌있음 성격나온다니깡~~!!ㅋㅋ
egoing 2007/09/26 08:18 L X
이미 그 단계에 돌입했습니다. 긴장의 연속이예요.
egoing 2007/09/26 08:32 L R X
친구 따라 쇼핑을 갔다가, 알라 옷 파는 곳에 들렸는데 너무 이쁜 거예요. 그래서 충동구매 + 충동귀향을 했었더랩니다. 껌을 주면서, 삼촌 달라고 하면 삼촌 입에 쏙 넣어주내요. 가끔 지가 배가 고프면 고민하는 기색이 영력합니다. 마치 무한 루프에 빠진 것 같이.... 요즘은 개인기가 하나 더 늘었내요. 바로 코 후비고 입에 손 넣기 2단 콤보.
비밀방문자 2007/09/26 18:09 L R X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going 2007/09/26 23:41 L X
예 명절 잘 보냈습니다. 잘 보내셨죠? ^^
shumahe 2007/09/26 20:42 L R X
처음에는 진혁이라는 이름에 놀랐습니다^^;; 제 제일 친한 친구랑 이름이 같군요^^ 진혁이 나중에 한 인물 하겠는데요^^?
egoing 2007/09/26 21:05 L X
그 친구 역시 큰 인물이 되겠구려~ ^^
베리 2007/09/26 20:58 L R X
맑고 순한 눈망울이 정말 예쁜 조카네요. ^-^
저도 살짝 트랙백 걸고 갑니다.^^
egoing 2007/09/26 21:06 L X
트랙백 선물 감사합니다. 진혁이가 적적하지 않겠어요. 파비콘 참 이쁘네요. :)
훨훨 2007/09/27 15:35 L R X
정말 예쁘네.이렇게 눈에 넣어도 하나도 안 아플 조카도 아름답고, 그 조카를 통해 삶을 사랑하는 네 모습도 아름답다.물론 넌 내 친구니까 더 아름답겠지..아가보다..ㅋ
간간히 찔리는 구석이 좀 있는 전상서 잘 봤다. 나를 사랑하기 위한 어줍잖게 힘겨운 투쟁에 좋은 비타민이 되었어.
고맙다.
egoing 2007/09/27 15:57 L X
그래, 고맙다고 하니 내가 고맙다. 나 역시 나를 사랑하는 법을 잘 몰라. 저 녀석이 내 나이가 되면 그 때 어렴풋이 알려나? 11월 오기 전에 한번 봐야지?
eunki 2007/09/27 22:35 L R X
참 따뜻한 삼촌이세요.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왜 그렇게 가슴이 벅차오르는지 모르겠습니다.
egoing 2007/09/27 23:32 L X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사랑하는데 아직도 서툴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글을 쓰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문성실 2007/09/28 10:01 L R X
충분히 자랑할만 하네요...
촉촉히 젖어 있는 눈망울이 넘 인상적인 아이네요...
삼촌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것도 조카 진혁이에게는 행복일 겁니다...^^
egoing 2007/09/28 10:21 L X
감사합니다. 진혁이 요넘 영광인 줄 알아라! ㅋㅋ
도아 2007/10/01 10:40 L R X
첫 조카이신가요? 저도 첫 조카가 너무 귀여웠습니다. 눈을 감으면 천장을 기어다닐 정도로...

그리고 지난 29일은 즐거웠습니다.
egoing 2007/10/01 11:49 L X
딱! 그거군요. 제 느낌을 머라고 설명하지 못해서 욕구불만에 시달렸는데 천장에 기어다니는 느낌이었어요. 오랜만에 무릎을 타격해봅니다. 저도 즐거웠습니다. 앞으로 자주 인사드릴께요 ^^
건더기 2007/10/01 14:02 L R X
전 아직 조카가 있을만한 연식(?)이 되지 않아서 잘 동감까지는 않가네요... ㅡㅡ;;
하여간 토요일에는 즐거웠습니다~
나중에 또 뵈요~~ ;)
egoing 2007/10/01 17:39 L X
저도 즐거웠습니다. 앞으로 자주 인사하시죠 ^^
CK 2007/10/10 23:25 L R X
진혁이 파마했네~

"삼촌의 과거와 너의 기억이 처음으로 조우할 때
나는 너에게 어떤 의미를 머금고 있을까?"

==> 혹시 이런건 아니겠죠?
"엄마, 엄마가 말하던 그양반이 저양반이야?"

태경님, 똑바로 잘 사세요^^ (지금도 잘 살고 계시지만)
CK 2007/10/10 23:25 L X
이거 농담인데 또 진자하게 받아들일라 ^^
egoing 2007/10/11 00:23 L X
살짝 쿵 소심하셨습니다. 저는 진지하지만 대범합니다. ㅋㅋ
네오즈 2007/10/11 00:31 L R X
아이가 너무 귀엽습니다 ^^
egoing 2007/10/11 00:35 L X
감사합니다. 우리 조카도 감사하대요. 옹알옹알@#$! ^^^
egoing 2007/10/11 08:32 L R X
요즘 본가에 오랫동안 못 내려가고 있습니다. 어제 엄마와 통화하면서 진혁이 좀 바꿔달라고 했더니, 이 녀석이 계속 옹알옹알거리면서 네,네하내요. 말이 좀 느린 편이라 아직 삼촌이라고 또박 또박 말하지는 못합니다. '네'소리만 들어도 녀석의 헤어스타일은 물론이고, 발가락 구석구석까지 눈에 선하내요. 아 빨리 마무리하고 요 녀석 보러 내려가야 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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