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에 해당하는 글6 개
2009/05/31   애도 (1)
2009/04/17   불편함 (4)
2008/11/03   소통과 고독 (6)
2007/07/31   화려한 휴가 (2)
2007/07/25   고독과 종교


애도
애도 애도란 비판자가 아니라 당사자가 되어 보는 것입니다. 당사자를 둘러싸고 있던 가능성과 한계를 온몸으로 경험해보는 것이지요. 그래서 비판은 결과를 놓고 다투지만, 애도는 선의를 따져보는 것입니다. 그에 대한 수많은 비판이 있었습니다. 이 비판이 어찌나 매몰차던지 그는 '대통령 못 해먹겠다'고 까지 했습니다. 진보는 일찌감치 그를 버렸고, 얼마후에 그의 열렬한 지지자들도 등을 돌리거나, 침묵했습니다. 그의 비판자들이 지금 와서 그의 죽음을 비통해하는 것은 그 선의만큼은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다른 의인으로 그를 그리워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죽음을 애도하지 않습니다. 악의를 품고 간 함량 미달의 죽음까지 애도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당사자가 돼 본다는 것은 참 가슴 아픈 일이네요. 애도란 당사자가 직면한 고독을 간접경험 해보는 것이기 때문이죠. 어차피 당사자란 고독한 법입니다. 그 이유는 인간이 선택해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그 선택이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면 고독은 고문이 됩니다. 선택할수록 혼자가 되고, 그 끝에서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됩니다. 애도란 누구나 마음속에 하나쯤 가지고 있는 부엉이 바위 위에 올라가보는 것입니다. 차분히 아침을 맞이하는 세상을 당사자의 눈으로 마주하며 곰곰이 생각에 잠겨보는 것입니다. 아 피지도 않는 담배가 피고 싶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애도에는 또 다른 면이 있습니다. 이런 말이 있지요. 애도기간. 이 말을 뒤집어보면 언제까지 애도만 할 수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끝나지 않는 애도를 종교라고 부릅니다. 노무현은 위인이었지만, 성인이 아닙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이 나라의 정치에 또 하나의 유령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사실 그 전부터 유령이 있습니다. 박정희입니다. 이 유서 깊은 망령은 지금까지도 한국의 정치를 쥐락펴락하고 있습니다. 그 대리인은 아무런 실체 없이도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입니다. 한국정치가 박정희와 노무현의 프레임에 갇히는 것을 저는 원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죠. 다음 대선이 죽은 이들 간의 승부가 아니라, 시퍼렇게 살아있는 시대정신 간의 대결이 되기를 원하는 이유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좌우, 지역 간의 구도가 아니라, 좀 더 폭넓은 가치가 충돌하는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것이길 바래봅니다.

애도의 기한 따위를 특정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만, 언제까지 당사자로 남아있을 수는 없습니다. 천천히 비판자로 돌아갈 채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의 공과를 질서정연하게 평가해야 할 때입니다.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적어도 한발 물러서서 새로운 관점으로 저를 평가해 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던 노무현

그가 보고 싶습니다 2009/05/3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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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방문자 2009/06/07 08:08 L R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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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
불편함 어제 혐오의 역사를 공개한 후에 불편해서 혼났다. 글을 다시 읽어보니 '본의 아니게', '결과적으로' 자뻑이 진하게 묻어나기 때문이다. 나는 어떻게 컴플랙스와 공존하는가를 깨적거려보고 싶었다. 또 나에게는 여전히 미제로 남아있는 열등감이 수두룩하고, 자의식은 그것의 위험을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그 글은 자뻑 보다는 자학에 가까운 글이었다. 마음이 불편한 이유는 아마도 시선 때문일 것이다. 나는 종종 이 블로그를 보고 있는 두개의 시선을 느낀다. 하나는 타인의 시선이고, 다른 하나는 또 다른 시간에 살고 있는 또 다른 나의 시선이다. 이런 글은 타인의 입장에서는 거북스럽고, 다른 시간에 살고 있는 자신에게는 낮 뜨거울 확률이 상당하다. 그래서 나는 밤과 아침의 협업을 선호한다. 밤에 글을 쓰고, 아침에 공개하는 것이다. 아침은 이런 글을 용납하지 않는다. 동시에 밤이 묻는다. 나는 왜 블로그를 하는가?

밤의 항의는 정당하다. 언젠가도 밝혔지만, 내가 블로그를 하는 이유는 소통 하기 위해서지만, 동시에 고독하기 위해서다. 그 선후를 굳이 따지자면 고독이 우선이다. 고독없는 소통을 나는 원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시선으로부터 좀 더 자유롭기로 했다. 쓰고 싶지 않은 것을 쓰지 않는 자유를 넘어서서, 쓰고 싶은 것을 쓰는 자유말이다.
 

      + 철학자의 머리로 생각하고 시인의 가슴으로 느끼고 시장의 언어로 말하라.
      + 소통과 고독
      + 혐오의 역사


2009/04/17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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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구엘 2009/04/21 11:22 L R X
이고잉님의 글은 두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블로거를 가장했지만 다분히 작가적인 산문이고, 또 하나는 작가적 기질을 가진 블로거로서의 포스팅입니다.
전 두개 다 좋아합니다.
무엇이든 자신이 볼 수 있는 세상을 자유롭게 써낼 수 있는 능력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
egoing 2009/04/21 19:55 L X
설마요 ;;; 어쨋든 힘이 나내요 ^^
rootone 2009/11/16 15:10 L R X
내가 읽고 싶은 글을 쓰느냐? 남이 읽고 싶은 글을 쓰느냐? 하는 것은 굳이 프로와 아마를 떠나 글을 쓰는 사람의 원죄와 같은 고민인 것 같네요. egoing 님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저는 님과 같은 글을 쓸수 있는 역량이 너무 부럽습니다.
egoing 2009/11/16 16:32 L X
설마요. 그냥 저는 평범한 블로거일 뿐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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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고독
소통과 고독 물론, 소통은 중요하다. 그런데 그게 블로그를 통해서 내가 충족시킬 수 있는 욕구의 모두는 아니다. 고독은 어떨까? 나는 소통을 위해서 블로그를 하지만, 동시에 고독하기 위해서 블로그를 한다. 소통은 무엇인가? 그것은 타인이 되는 것이다. 고독은 무엇인가? 그것은 자신이 되는 것이다. 소통과 고독의 적절한 교차점을 찾는 것이 내가 블로그를 통해 이루어야 할 중요한 숙제가 아닐지...
2008/11/0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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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08/11/03 12:37 L R X
그럼, 소통과 고득은 같은 거라고 할 수 있는 건가요?
egoing 2008/11/03 19:28 L X
어려운 물음이내요. 생각해보면 나는 자기 자신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타인에 대한 타인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소은님의 이웃블로거, 김모씨의 아들, T사의 직원, 진혁이의 삼촌 이렇게 말이죠. 소통과 고독이 같다기보다, 이 두가지가 나를 구성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Q 2008/11/03 14:44 L R X
힘내십시요. 토닥토닥 ~
egoing 2008/11/03 19:29 L X
아니고, 무슨 속상한 일이 있는건 아니었습니다. ^^ 블로고스피어에서 돌아다니는 소통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다보니 문득, 고독이라는 주제가 소외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들더라구요. 위로는 잘 받겠습니다. :)
ghost 2008/11/11 10:30 L R X
흠 간만에 나오는 ..
몰라 머야 그거 무서워~~ ㅎㅎㅎ
egoing 2008/11/11 11:57 L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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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
화려한 휴가 광주의 피는 붉은악마의 티셔츠만큼 검붉었다.
많이 울었다. 그러나 부끄럽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눈물을 영화의 시선은 요구하는 듯했다.

수송기, 핼리콥터, 탱크, 기간총.
또, 이에 대항하기 위해 그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무장한 시민들.
그런데 이 영화에 이런 류의 스팩터클이 과연 필요했을까?
일방적이고, 압도적이면서, 아무런 정당성도 없는 살육전의 대미를
전쟁으로 장식한다는 것은 전장군 일행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었을까?
전쟁은 무엇인가?
법과 윤리의 오랜 협력관계를 끊어버리는 행위이다.
법에 의해 오랫동안 내면화된 윤리는 갑자기 길을 잃어버린다.
이 압도적인 폭력 앞에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어떤 이는 무력감에 허무주의자가 되거나,
어떤 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해 새로운 윤리를 찾는다.
애국심, 전우애, 생명에 대한 무관심.
전쟁은 점점 일상이 된다.
우리는 스크린 속에 박제된 전쟁을 통해
스크린 밖을 지배하는 법률과
그에 복무하는 윤리에서 자유로워지는 사치스런 간접경험을 한다.
그날의 광주 역시 그것이 전쟁으로 그려지는 순간
살육에 대한 저항감은 희석되고 말았다.
나는 이 영화에서 재현한 폭력이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아니라 '친구'이기를 바랬다.
가해자에게는 전쟁이었겠지만,
피해자에게는 조폭들의 난장이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과시하기보다
대.한.민.국이 민초들에게 자행했던 철저한 폭력이
허무하고, 고독하게 그려지는 것은 어땠을까?
나는 이 영화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싶지 않다.
이 영화에서 우리는 철저히 절망해야 한다.
그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발견할지라도 말이다.

  2007/07/3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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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lunamoth 4th 2007/07/31 10:54 x
제목 : 화려한 휴가
울었어요. 많이도 울었지요. 씻기지 못한 상흔과 울분의 역사 아니 현실 앞에 아니 울 사람 몇이나 될런지요. 정치적 맥락을 의도적으로 생략해서일까요, 그 우리네 민초의 속앓이를 그대로 ..
Tracked from 하이드 2007/08/02 11:40 x
제목 : 화려한 휴가, 잊지 말고 기억하라
87년이었던가, 88년이었던가? 두 분 모두 전라도 분이셨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티격태격 말다툼을 시작하셨다. 광주에서 시민들을 빨갱이라며 총 쏘아 죽인 게 전두환이다, 아니다 박정희다. 한..
Tracked from 맞짱(mazzang) 공식 블로그 2007/10/30 23:00 x
제목 : 당신은 진보적입니까?
안녕하세요? 논쟁과 소통이 있는 메타블로그 맞짱입니다. 맞짱에 대해서 궁금하시죠? - 맞짱은 어떤 곳이죠? 맞짱은 진보적 논쟁, 토론을 지향하는 메타블로그 입니다. 갈 곳이 마땅치 않아 자..
지킬 2007/08/02 11:43 L R X
사진 속 신애의 표정이 바로 우리들의 표정이 되어야 하겠죠. 그 끝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egoing 2007/08/02 14:14 L X
예 말씀하신 것처럼 죽음은 남겨진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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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과 종교
고독과 종교 종교와 고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설교이다.
고독에 대한 노목사의 깊은 성찰에 숙연해진다.


PS.
요즘 기독교가 공적이 된 것 같다. 기독교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기독교에 대한 혐오의 감정은 뿌리 깊다. 나는 기독교에 대해 누구보다 비판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기독교에 대한 외부 비판을 만나면 당황스럽다. 개독교라는 융단폭격에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희생당했을까? 가슴이 아프다.

한명수 목사는 가장 보수적이라는 평을 듣는 기독교 장로교회의 초대 총회장을 지낸 거물급인사이다. 그러나 그는 낮은 곳으로 임하라는 가르침에 충실했다. 언제나 약자의 편에 있었고, 정의롭지 못한 일에는 저항했다. 어떤 이들은 이런 사람들로 인해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전선이 흐려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현실은 디지털이 아니다. 한나라당의 고진화 의원, 장로교의 한명수 목사, 평화재향군인회의 표명렬 장군의 외로운 싸움을 지지한다.

관련글 :
한명수 목사
표명렬 장군
컴플랙스
고독과 종교
심심하다! 2007/07/2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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