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에 해당하는 글4 개
2007/11/22   반고흐전 (18)
2007/02/08   고흐와 홈쇼핑 그리고 마라톤 (7)
2007/02/05   고흐에서 피카소까지 (4)
2007/02/04   Van Gogh (2)


반고흐전
생각 | 2007/11/22 00:45
반고흐 전을 한다고 한다.

작년에 '고흐에서 피카소까지 전'을 다녀왔는데 제목과는 다르게 그의 그림이 단 3점 밖에 없어서 적잖이 실망했었더랬다. 그 제목에서 느껴지는 마케팅적인 영악함을 느끼며 그의 그림 앞에 처음으로 섰는 데, 괴기스럽게 이글거리는 무엇인가가 격렬하게 산화하고 있었다. 그의 그림을 60점이나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물론, 그의 그림이 한점이라고 해도 나는 60점과 똑같은 시간을 기꺼이 투자했을 것이다.

나는 고흐를 참 좋아한다. 이런 취향은 때로는 촌스러운 것으로 치부될 수도 있는 것이다. 고흐는 이 시대에 블록버스터 흥행코드이면서 동시에 초호화 캐스팅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고흐보다는 좀 더 희귀한 예술가들을 좋아해보려 했지만, 역시 집단지성이라는 것이 그렇게 우매하기만 한 것은 아닌 것 같더라. 돌고 돌아, 가장 좋아하는 예술가의 한명으로 그를 꼽는 것을 이제는 주저하지 않는다. 그 놈의 유명세 때문에 역차별 당하기에 그는 너무나 불쌍한 인생을 살기도 했고....

미술에는 구상과 비구상이 있다고 하더라. 과거에는 사물을 충실하게 묘사하는 구상을 좋아했고, 요즘은 감성을 자유롭게 발산하는 비구상에게 마음이 끌린다. 여기서의 비구상이란 피카소나, 칸덴스키와 같은 이들의 극단적인 추상이 아니라, 딱 고흐까지의 비구상적인 표현을 의미한다. 미술에서는 고흐의 그림을 어떤 카테고리로 구분하는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고흐를 전후로한 지점의 그림들에게서 특별한 애착을 느낀다.  

그것은 그의 그림에서 특별한 시선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심신이 지쳐서 괴로워하면서도, 그로인해 예민한 시각을 유지할 수 있었던, 불굴의 인간성이 찾아낸 어떤 미지의 시선.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은 그가 대신 탐색한 그 모진 길을 통해, 어렴풋이 세상의 또 다른 단면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그에게 감사한 일이지.

그는 소박한 농촌의 일상을 그리기를 좋아했다. 농부들의 노동을 가장 아름답고 정직한 것이라고 생각했고, 천대받던 농부들 속에 묻혀, 그들의 진짜 모습을 그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농부들보다 훨씬 비참한 삶을 살았다. 그의 소망은 단지, 동생 태오에게 신세지지 않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었다. 그는 1조가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삶의 수단이 아닌, 삶의 목적을 추구할 소박한 경제적인 자유면 족한 것이었다. 소박한 삶을 찬양했던 그의 그림이, 이제는 1000억이 넘는 값어치를 가지면서, 소박한 삶과는 상관없고, 그런 삶을 혐오하기까지 하는 귀족들을 삶을 보다 소박하지 않게하고 있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이번 전시의 그림들이 1조가 넘고, 그림 한점이 1천억이 넘는 보험을 들었다고 호들갑들이다. 그런 호들갑 앞에서 도도한척 할 생각은 없다. 나 역시 그런 기사류를 매우 좋아할 뿐더러, 그런 속물근성은 내안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으니까. 다만, 그의 명성이 만들어내는 최면이 더 이상 그를 감상하는 데 방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곳에서 이 그림을 구입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관련글
          + 고흐와 홈쇼핑 그리고 마라톤 
          +
고흐에서 피카소까지
          +
Van Gogh


2007/11/22 00:45 2007/11/22 00:45

태그 :
이 글의 관련글(트랙백) 주소 :: http://egoing.net/trackback/522
jingjing 2007/11/22 17:44 L R X
일본있을 때 가장 좋았던 것중 하나가 고흐전을 보았다는 것이었는데요.. ㅎㅎ
정말 그의 그림에는 무언가가 있습니다..만
그 무언가가 무언지 설명하기가 좀 어려워요.;;
egoing 2007/11/22 17:52 L X
고흐를 좋아하신다면 그의 편지집이 저에게 있습니다. 편할 때 슬쩍 가지고 가서 보세요. 언제나 환영입니다.
mepay 2007/11/22 19:28 L R X
고흐 엄마가 그랬다죠...아무때나 go 하지마라..흐..
-_-;; ㅈㅅ;;
egoing 2007/11/23 11:04 L X
ㅎㅎ
썬도그 2007/11/22 22:56 L R X
아주 유명한 작품은 없지만 그래도 다른 전시회때보다 질좋은 전시회가 될것 같습니다. 개관일날 가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 일요일날요
egoing 2007/11/23 11:05 L X
그러시군요. 저는 좀 한가한 평일에 다녀올 생각입니다. 왠지 발디딜 틈도 없을 것 같내요.
mine 2007/11/23 10:36 L R X
전 찬찬히 틈을 노리다 어떻게든 평일 관람을 하고 싶어요.
고흐전에서조차 사람구경하다 오고싶지 않은데...
이럴 땐 정말 땡땡이 학생시절이 느무느무 그리워져요. ㅠㅠ
egoing 2007/11/23 11:05 L X
글게요. 혹시, 제 옆에 서 계실지도 모르겠군요 ^^
도아 2007/11/23 13:43 L R X
저랑은 취향이 확실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음악, 미술에는...

오로지 잘하는 것은 만들기 밖에 없어서요.
egoing 2007/11/23 15:15 L X
저도 고흐와 그 주변인들 정도 밖에 모릅니다. ^^
썬도그 2007/11/24 02:18 L R X
그게 걱정이네요. 발디딜틈 없다 그말이 팍 와닿네요
평일도 정말 사람이 많을것 같아요.
그래서 휴일이라도 아침일찍 셔터문 올리자마자
파파팍 섭렵할 생각입니다.
egoing 2007/11/24 13:12 L X
좋은 생각입니다만,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오려 많다면, 가장 복잡할 시간을 노려보는 것도 .... ^^
eunki 2007/11/24 13:23 L R X
"딱 고흐까지의 비구상적인 표현"이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저도 바쁜 일이 끝나는대로 가볼 참이었거든요.
egoing 2007/11/24 13:56 L X
eunki님도 제 옆에 서 계실지 모르겠군요. 의미있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
단내양 2007/12/04 23:14 L R X
저도 이 전시회를 보았드랬쬬~
빈센트라는 빨간색 싸인이 인상적이였어요..
그의 전반적인 그림인생을 볼수 있었던 좋은 기회인 반면, 대표작이라고 꼽을 수 있는 작품은 거의 안왓다더는거.... 사이프러스나무가 있는 풍경과 자화상 이렇게 두점만 왔다는거가 좀....
egoing 2007/12/05 10:18 L X
예 저도 그랬어요. 또 한편으로는 근대회화의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좋았어요. 단지, 마케팅 수사가 고흐에 대한 기대치를 너무 높여놨다는 것. 기대는 실망의 아버지라죠?
비밀방문자 2008/01/25 18:44 L R X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going 2008/01/26 09:31 L X
안녕했지요. 님은 어떻게 지내셨나요? 저는 요즘 구름위에 있는 것 같내요. 좋은 사람이 제게로 와줬습니다. 막 자랑하고 싶고 그러내요. ^^

아이디 :
비밀번호 :
홈페이지 :
  비밀글로 등록
내용 :
 


고흐와 홈쇼핑 그리고 마라톤
분류없음 | 2007/02/08 09:16

좋아하기 때문에 잘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다. 우리는 운명적 존재를 믿고 좋아하는 것을 백방으로 수소문한다.

     '내가 멀 좋아하는지 모르겠어...'
     '이일은 나와 맞지 않아...',
     '나는 열정이 없어...'

미안하지만 운명적 존재같은 것은 없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 방황할 시간에 잘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운명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고흐의 그림이 그렇다. 그는 잘 그리기 때문에 그림을 좋아한 것 같지 않다. 그는 살아 생전에 단 한점의 그림을 팔았을 뿐이다. 그것도 아주 헐값에. 동생 태오의 불가사이한 정신적, 물질적 지원에 의지해 말 그대로 연명했던 것이다. 그의 그림에 대한 찬사가 어느 비평가로부터 발표되었을 땐 이미 스스로의 광기에 갇혀 세상과의 단절로 치닫고 있은 후였다. 이런한 찬사는 아무런 위안이 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인생이 처절히 실패할 것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고흐에게 있어 그림이란 마치 초코릿과 홈쇼핑 그리고 마라톤처럼 중독성을 내제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도 고흐처럼 사는게 힘들다. 극단적인 스트레스 아래에서 이를 해소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순도 높은 카카오를 찾고 , 어떤 이는 지름신을 찾아간다. 또 어떤이는 마라톤을 완주한다. 내밀하게 분비되는 마약성분을 탐닉하기 위해 그 들은 오늘도 달린다.

고흐는 다多작으로 유명하다. 18개월동안 200점의 그림을 그렸으니 2일에 한점 꼴로 그림을 그려치운 것이다. 동양화와 다르게 유화를 그리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물감이 마르고, 그 위에 덧칠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말그대로이다. 미친듯이 그린 것이다. 그는 정말 심하게 그림에 중독된 것이다. 고흐에게 있어 그림은 어떠한 종류의 쾌락이었을까?
얼마전 싸이월드에 올라온 글중에 멋진 반고흐...영상이라는게 있었나보다. 멋진이라는 표현에 대해 격노한 나머지 과격한 표현을 쏟아낸 포스트를 보았다.  물론 고흐의 그림을 보고 '멋진'이라는 표현을 쓸 수도 있다. 작품은 작가의 인생과는 무관하게 평가 받아야할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표현을 사용한 분이 고흐의 인생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면 다른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그는 못생기고, 고지식하고, 정신창난에 시달리던 사람이었다.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자신의 귀를 자르고 가슴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나에게 그의 그림은 멋지기보단 처절하게 다가온다. 처절한 만큼 연민이 느껴진다. 아래의 그림은 고흐가 죽기전 마지막으로 그린 3점의 대작 중 2개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 집에 들어가면 고흐의 화보집과 그에 대한 평론을 뒤지다 잠이 들곤한다. 한가람 미술관에서 고흐의 모작을 구입할까 했는데 가격이 30만원이 훌쩍 넘더라. 당근 그런 돈이 나에게는 없다. 해서 8000원짜리 그림책을 구입했는데, 자금을 조성해 전집을 구입할까한다. 형편이 여의치 않으니 일단 이 곳을 자주 들락거리는 수 밖에.....



2007/02/08 09:16 2007/02/08 09:16

태그 : , ,
이 글의 관련글(트랙백) 주소 :: http://egoing.net/trackback/315
Tracked from monodj.com 2007/02/08 17:17 x
제목 : 뭐라 말할수가 없어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중.[사랑이 시작될때부터 내 존재를 주저 없이 내던지지않는다면 아무런 승산도 없다는것을 알고 있었다. 사실 그렇게 나를 던진다 해도 승산은 아주 희박하지. 주어진 ..
꼬날 2007/02/08 11:16 L R X
전 그래서 정말 좋아하는 일만 골라서 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 나머지에 대해서는 믿을 수 없을만큼 무관심하고 기억도 하지 못함.. 나름의 스트레스 적게 받고 사는 나만의 비결이라고 여기고 있답니다. - 건강하게 살아야지.. 고흐의 그림을 보며 강렬함을 느끼긴 하지만, 그의 인생에서 강렬함이 느껴지진 않아요. 흑. 아.. 전 고흐의 그림을 보면 늘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묻혀져 있는 '어떤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답니다.
김태경 2007/02/08 13:12 L X
그렇군요. :) 저는 요즘들어 동양철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고, 국민윤리 시간에 배운 과유불급, 중용같은 말들의 의미를 요즘들어 새삼 고곱씹어보고 있습니다. 고흐의 그림은 아름답지만 그의 삶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삶이 아름답다고 누군가 그런다면 아마 이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 '니가 살아봐'ㅋㅋ
그것이 무엇이 되었건 자신을 파괴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사랑, 그림, 음악.... 이런 것들조차도.
egoing 2007/02/10 00:30 L X
저에게 있어 '어떤 것'은 바로 나 자신의 목소리입니다.
그것이 무엇이건 지나친 강렬함은 나 자신과의 대화를 방해합니다.
나를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나를 표현하는 것 그게 중용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방금해봤습니다.

TV, PC도 없는 골방에 혼자 앉아있으면 그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 것은 좋고 나쁜 것과는 별개의 것들 입니다.
탐욕스런 욕망도 있고,
치명적인 부끄러움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에 귀기울이기 위해서는 지나친 강렬함을 멀리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꼬날 2007/02/11 16:10 L X
동감이요. 이고잉님이 '나 자신의 목소리'라고 표현하는 그 어떤 것을 저는 '마이 페이스'라고 말해요. 내가 가진 그릇만큼 내가 할 수 있는 것 최선을 다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죠. 그럴 필요도 없지만, 쓸데없는 욕심이나 경쟁은 오히려 1등이 되는데에 방해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모노디제이 2007/02/08 12:45 L R X

^^정독해서3번 읽었습니다..ㅎㅎㅎ
마음이조금 수그러 드는......좋은 글이네요..감사합니다.
다른 화가의 그림들도 훌륭하지만.
고흐의 그림은...그의 삶을..들여다보면 볼수록..한없이..
궁금해진다는 .
몇번이나 읽었지만...동생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읽으면..
한없이...가라앉는다는
김태경 2007/02/08 13:16 L X
트랙백 하나 주시면 영광이겠습니다. 사진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진이 회화를 밀어내어 고흐를 만들어냈지만, 이제는 그림이 사진을 밀어내고 있는 것 같내요. 님의 작품처럼요. 사진 구경 잘 했습니다. 앞으로도 이야기 자주 나눠요.
김태경 2007/02/08 13:16 L X
사운드 플래이어가 이상하게 나오는데 업그래이드 하셔야 할 것 같아요. :) 그거 제가 만든건데 ㅋ

아이디 :
비밀번호 :
홈페이지 :
  비밀글로 등록
내용 :
 


고흐에서 피카소까지
생각 | 2007/02/05 08:38

제목 : 반고흐에서 피카소까지
일시 : 2006.12.22 - 2007.3.28
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생각했던 것 보다 장내는 한가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입장료는 13000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라꼬 양의 초상. 저렇게 귀여운 동생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라꼬양도 이제는 이 세상사람이 아니겠지. 카르페디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는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이다. 한가람 미술관은 반대쪽이다. 이 곳의 일층에서는 만레이 사진전이 진행되고 있다. RedCube라는 타이틀의 전시회도 있었는데. RedCube가 무엇을 가르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1 스케일의 모작을 고입하고 싶어서 가격을 알아봤다. 명화는 모작도 비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시 사람이 겁나 많았다. 고흐에서 피카소까지라는 마케팅은 대 성공인 것 같다. 사실 고흐와 피카소만으로도 최소한 서양화에 관심있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밴치마킹해야 할 네이밍 사례이다.

사진은 여기까지다. 더 이상의 촬영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역시 나의 시선을 잡아끈 것은 고흐의 그림이었다. 이 것이 진품인지 모작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고흐의 그림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 같았다. 터치 하나하나가 그의 정신처럼 급속하게 산화되고 있었다.

2007/02/05 08:38 2007/02/05 08:38

태그 : , , , , , ,
이 글의 관련글(트랙백) 주소 :: http://egoing.net/trackback/306
qwer999 2007/02/05 10:19 L R X
다녀오셨군요..

..
..
누구랑?!!?
egoing 2007/02/05 10:45 L X
남자랑 ~
모노디제이 2007/02/07 13:54 L R X
ㅋㅋㅋ 간단 명료한 답변이 잼있네요..^^
김태경 2007/02/08 08:02 L X
감사합니다. ^^

아이디 :
비밀번호 :
홈페이지 :
  비밀글로 등록
내용 :
 


Van Gogh
생각 | 2007/02/04 11:30

미술관에 다녀올 생각이다. 한가람 미술관에서 하고 있는 반 고흐에서 피카소까지를 보기 위해서이다. 아쉬운 것은 제목과 달리 고흐의 그림은 3점 밖에 없다는 것. 단 한점의 그림이 있어도 고흐의 것이라면 다녀올 만 하겠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처음엔 그의 그림을 이해할 수 없었다. 명화라는 명성에 호들갑을 떠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김광석의 노래가 좋아지면서, 산나물의 깊은 맛을 좋아하게 되면서 고흐의 그림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 것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느껴지는 것이었다.

고흐는 불같이 살다간 사람이다. 생을 마감했을 때 그의 나이 고작 38. 짧은 인생에서 그림을 시작한 것은 겨우 10년밖에 되지 않는다. 이 10년동안 자신의 귀를 자르고, 정신병원을 들락거렸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흐는 우리와 다른 단지 광인일까? 그는 매우 예민한 사람이 었다. 세상의 부조리, 보잘 것없는 처지, 사랑하는 여인.... 이런 복잡한 문제들이 그를 둘러싸고 신경을 비틀었을 것이다. 그 고통이 심할 수록 그림을 그렸고, 그림은 저항의 수단이요. 도피할 공간이었을 것이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내가 외면했지만 분명 내안에 존재하는 시퍼렇게 날선 감정들이 뛰쳐나온다. 이 것은 기분 나쁜 경험이다. 그러나 이렇게 정화되지 않는다면 이 것들이 서서히 나를 파괴할 것이다. 암세포처럼. 고흐는 나를 대신히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사춘기 때 절망의 끝까지 나를 몰아세우던 시인 기형도가 생각난다. 누군가 절망의 끝에서야 진정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기형도로 인해 촉발되었던 절망은 나를 지배했지만 동시에 희망을 보여주었다. 나의 긍정은 절망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사춘기 시절 기형도가 지배했던 오래된 감수성을 고흐를 통해 추억하고 있는 것이다.

그를 좋아하는 것은 그림만이 아니다. 동생 태오와의 형재애 때문이다. 태오는 고흐의 경재적, 정신적 후견인이었다. 고흐가 엽총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후 태오는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형의 뒤를 따라간다. 고흐와 태오의 형재애를 기념하기 위해서 동상이 제작되었는데 하나의 몸에 두개의 머리를 하고 있는 흉상이다. 짐작하듯이 하나는 고흐이고 다른 하나는 태오다.

이 동상을 구글에서 찾아봤다. 검색어는 gogh teho. 그런데 고흐에 대한 이미지는 없고 불량하게 생긴 금발머리 사진만 검색되는 것이다. 그의 이름은 teho van gogh. 이 친구 때문에 고흐가 검색이 안된다. 호기심에 그의 이력을 살펴봤다. 그는 영화감독이고 이슬람 여성을 비하했다가 이슬람청년에 의해 살해 당한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이 친구가 고흐의 증손자라는 것. 고흐가 젊은 날 밤에 일하는 여성과 잠깐 관계를 맺었는데 이 때 둘 사이에 생긴 아이가 이 친구의 할아버지인 샘이다. 그의 이름이 teho van gogh이고, 그의 비극적 최후는 고흐의 그것과 꼭 닮아 있지 않은가?

고흐를 지탱해준 것은 5할이 그림이고 5할이 가족이었던 것이다.

2007/02/04 11:30 2007/02/04 11:30

태그 : , , , , ,
이 글의 관련글(트랙백) 주소 :: http://egoing.net/trackback/305
Tracked from 민노씨.네 2007/08/14 17:56 x
제목 : 79. 기형도와 나
1. 내가 처음 읽은 기형도는 권택영이 읽은 기형도였다. 어떤 잡지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아마도 [외국 문학]이었던 것 같은데.. . 권택영은 '죽음이 살다 간 자리'라는 짧은 시평을 썼..
민노씨 2007/08/14 17:53 L R X
고흐에 관한 글이지만, 기형도가 반가워서요.
트랙백 보냅니다. : )
egoing 2007/08/15 09:28 L X
기형도.

고등학교 때 교생으로 온
학교선배가 선물한 두권의 시집 중 하나였습니다.
하나는 류시화의 "나는 내가 옆에 있어도 그립다."
다른 하나는 기형도의 "입속의 검은 잎" 이었죠.
선배가 저에게 기형도 시를 주면서 주의사항을 당부했습니다.
이 시는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고.
그렇게 저의 중세도 시작되었습니다.

누구는 병아리를 통해 죽음을 경험했다고 하던데,
저에게는 기형도 였습니다.
그가 죽은 사람이어서 그렇고,
그의 시속에 흩어져 있는 암시들이
한결같이 죽음의 이미지를 머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저의 사전 속에 살아있습니다.
그로테스크라는 번지 수를 가지고요.
김현은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으로 그를 표현했습니다만
저의 사전에서 리얼리즘은
수 많은 죽은자들과 살아있는 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공공재 입니다.
그러나 그로테스크는 기형도 혼자서
탐욕스럽게 독점하고 있는 사유재 입니다.
물론 저는 이를 인정하고 있지만,
그의 탐욕이 너무나 강하고,
그의 욕망이 너무나 견고한 나머지
사유화를 인정당한 샘입니다.

그래서 그로태스크 현실주의는
저에게는 기형도와 리얼리즘이라는 말로 동치될 수 있습니다.

기형도라는 이름만으로도
잊혀졌던 감정들이 뛰쳐나와서
얼싸안고 반갑게 인사하고 있군요.
민노님과 저는 어정쩡하게
그들의 인사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구요.

행복
그 것은 꼭 즐거운 감정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인적이 닿지 않는 곳의 고독이
쾌락을 보내 우리를 기만하는 것처럼요.
저와 같이 소박한 '정상인'은
드리워진 그림자 너머에 칠흙같은 어둠을 보며
저기에 머가 있을까?하는 불안을 안고 살아갑니다만
고흐나 기형도는
우리를 대신해 그 곳을 탐색하고 있군요.

트랙백과 댓글 감사합니다.

아이디 :
비밀번호 :
홈페이지 :
  비밀글로 등록
내용 :
 


[PREV] [1] [NEXT]
올림픽과 취미 (9)
과학과 문학 (1)
아이디어 (18)
과학과 인간 (2)
과학과 종교 (13)
다르다와 틀리다, 같다와 맞다. (18)
멸종위기의 백인 (10)
싸이웓드의 성공과 실패 (6)
휴식 (4)
스타크래프트 (6)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6)
아 다르고, 어 다르다. (9)
(6)
베트맨과 아이맥스 (11)
역사 (4)
구글과 애플 (2)
자린고비 (4)
공권력과 촛불 (2)
정연주라는 트로이 목마 (12)
직관과 논리 - 키보드와 펜,... (9)
급체 (12)
박근혜가 조급한 이유 (4)
기상청 (10)
IT (7)
흉부외과 (10)
노무현과 이명박의 차이 (4)
유재석이 잘생겨진 이유. (6)
텍스트큐브.org가 해야 할 것 (12)
블로그는 어렵다? (14)
가장 위대한 반전
좋은 사람, 나쁜 사람. (6)
병원 (10)
보수는 무능해지지 않았다. (4)
서강대녀, 오세훈 주민소환,... (10)
MB식 이상한 커뮤니케이션 솔... (7)
정의? (4)
권력과 기상청 (4)
촛불이라는 프리즘 (4)
발명품 (2)
시간이라는 장사 (2)
성급함에 대한 고백 (2)
애플의 디자인 (12)
정권의 처지 - 임계점과 습관... (6)
광고라는 리트머스 (2)
정권의 새로운 호적수와 EBS... (4)
인디아나존스.말고 고고학자... (6)
스피드레이서.말고 다른 영화... (10)
그래 아직 업어드리지도 못했지 (10)
아이언맨 (16)
난독증인가? 난번역인가? (6)
미의식 (4)
흥행의 조건 (2)
웹서비스에서의 진보와 개혁 (3)
메이저와 마이너의 관계 (7)
아이러니 공화국 (6)
갈등의 수준 (2)
독도는 한국 땅, 티벳은 중국 땅
StandAlone complex (8)
사람은 죽어서 책을 남긴다.... (7)
오래된 시간(낡은 것들) (14)
레드홀릭 (10)
allblog in hanrss (22)
건빵주머니 속 자동차 (6)
정신나간 사람들 (4)
프래임 웍 (8)
글쓰기 (5)
비즈니스 모델 (6)
살처분 (6)
기억량보존의법칙 (2)
선거
동물원 (16)
you2day.net (2)
조카 진혁이 (14)
카운터 사기 (4)
우분투 (10)
지역화 (6)
web2.0 (8)
한나라당
이동통신사 (14)
BPF후 (14)
일정 (10)
습관 API (10)
소수자 (16)
빨래엔 피존 (6)
사랑의 증후 (53)
경험의 중요함 (12)
컴벳암즈 (8)
20:80 (13)
컨퍼런스 (3)
이념이 나쁜 이유. (8)
야동과 창의력 (22)
고흐전후 (18)
아이들의 애정표현 (16)
가라 (8)
나에게 네이버란? (3)
레고와 창의력 (38)
나도 전설이다 (6)
Big 3, 2007 (2)
망년회 & 종무식 (14)
냉장고 (8)
내가 장사를 한다면 이런 것... (18)
크리스마스 (23)
망각력 (6)
커튼이 벽지보다 좋은 이유 (8)
대선의 절경 (5)
Good bye my 2007 (26)
혐오량 보존의 법칙 (9)
어느 노빠의 정치적 커밍아웃 (9)
도쿄도지사후보 방송유세 (16)
(12)
신뢰 (8)
애정결핍이 정치에 미치는 영향 (12)
오래된 미래 - 미래에는 어떤... (15)
한국정치의 양비론적 비극 (6)
소음 (29)
아침햇살 VS 신라면 (11)
반고흐전 (18)
동안이라는 말이 무척 유감스... (22)
러시아 이름에 대한 불만 (17)
베오울프가 남의 일 같지 않... (8)
공존 - (농담 반 진담 반) (8)
뇌에 대한 싱거운 음모론 (14)
인간은 나약하지 않다. (10)
죽은 시인의 사회 (27)
식객의 막전막후
일상을 지배하는 힘 (13)
진혁아 삼촌이 간다. (11)
네이버가 나쁜 이유 (22)
영적이라는 것과 종교 (14)
세상을 움직이는 힘 - 알바와 빠 (4)
서울 에어쇼 2007 - 밀리터리... (12)
친구 (4)
사람은 누구나 시대의 자식이다 (2)
민주주의와 경제성장, 부패와... (15)
세계 최초의 블로거 대통령 (8)
권영길씨 블로거 간담회
단순성과 자유도, 그리고 고... (20)
문자의 굴욕 (4)
울엄마의 절대음감 (8)
원더걸스의 막전막후 (13)
조카 전상서 (33)
친절한 ㅎ (4)
블로깅하다 (32)
대화의 기술 (1)
합리적인 소비를 위한 제언 (10)
Death Proof의 막전막후 (8)
포스팅하다 (20)
외유내강 (2)
계절의 관성 (16)
Followership (7)
석방을 축하드립니다 (40)
예비군은 악플러 (10)
이모티콘 얼굴로 고쳐주세요.... (18)
감정의 의외성 (6)
기형도를 추억하다 (18)
블로깅의 어려움. (32)
속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