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에 해당하는 글2 개
2010/01/03   쿨미디어와 핫미디어 (4)
2008/09/07   올림픽과 취미 (16)


쿨미디어와 핫미디어
쿨미디어와 핫미디어

핫이슈와 쿨이슈의 핫과 쿨이 다르다. 쿨이 좋고 싫은 것으로 인한 취향의 문제라면 핫은 취향과는 무관하게 얼마나 주목을 받는가에 따른 관심의 문제다. (마셜맥루한은 어려워서 잘 모르겠고, 내 맘대로 정의한 것에 따르면) 미디어도 핫미디어와 쿨미디어가 있다. 쿨미디어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을 전달하는 채널이고, 핫미디어는 집단적인 관심사를 전달하는 채널이다. 즉 '선호도'와 '관심도'에 따른 구분법이라는 말인데, 선호도를 중시하는 쿨미디어는 취향을 중시하며 '개인화'를 지향하는 반면, 핫미디어는 집단적인 관심의 반영과 확산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집단화'를 지향한다. 오늘날 대표적인 쿨미디어는 인터넷이고, 핫미디어는 방송이다. 인터넷은 취향에 따라 원하는 정보를 끌어올 수 있는 개인적 미디어라는 점에서 쿨하고, 방송은 편성표에 따라 실시간으로 정보를 밀어주는 집단적 미디어라는 점에서 핫하다.


그런 점에서 지금까지 방송과 같은 핫미디어는 그것의 논조가 친정부건, 반정부건 흩어져있는 자연인들이 스스로를 국가라는 집단의 일원인 국민으로 자각 하는데 복무해왔다. 그것은 미디어들이 국가적인 사안을 기사로 내보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연애나 가쉽 또는 사건사고와 같이 '사소한 것'을 '거대규모'의 대중에게 똑같이 전달함으로써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거대집단 즉 국민을 만든 것이다. 다시말해, 서울에 사는 김씨는 제주도에 사는 박씨도 무한도전을 봤을꺼라고 기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반정부적 성격을 띤 미디어는 반정권적일 뿐 필연적으로 친국가적일 수밖에 없다. 반정부와 친정부가 만들어내는 갈등이야말로 그 어떤 애국심에의 호소보다 성원들을 국가적으로 만든다. 반대로 그 전파 범위가 국민적이지 않은 미디어는 그것의 논조가 어떤 것이건 국민적 일체감을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반국가적이다.


그런데 이 견고한 '우리'의 메커니즘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한가운데 쿨미디어인 인터넷이 있다. 인터넷엔 방송의 채널과는 비교할 수 없이 많은 도메인이 존재한다. 심지어 방송 조차도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시절이니까 말 다 한 거다. 이것은 공통분모가 존재하지 않는 시대를 암시한다. 다시말해, 우연히 만난 사람에게 무한도전이나 개그콘서트 이야기를 꺼내기가 점점 주저주저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왜 그럴까? 도메인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채널을 찾아 나서게 되어 있다. 그렇게 뿔뿔이 흩어지면 근대이후, 핫 미디어가 어렵게 구축한 전대미문의 견고한 집단인 '국민'의 응집력은 필연적으로 쇠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쿨미디어에 의해 파티셔닝된 취향이 대체하게 되는 것이다.


오타쿠. (이런식의 정의에는 나 자신도 이견이 있지만) 한분야에 심취해서 사회생활과는 담쌓고 지내는 이들을 폄하하는 의미로 이 말을 사용한다. 오타쿠 문화에 관심이 많은 지인은 오타쿠의 배경으로 사무라이 사회를 지목한다. 일본에서 괜찮습니까?를 의미하는 다이조브 데스까?는 우리말로 '대장부 입니까?'다. 또 우리가 배반할 때 '등을 돌리다'지만, 일본말로는 '등을 벤다'. 일본인들의 정중함 뒤에는 타인에 대한 공포가 서려있고, 이것이 그들만의 개인주의와 오타쿠를 만들었다는 견해다.


하지만,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오타쿠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일본과 다르게 오지랍이 과하게 넓어서 명절만 되면 '결혼 안하냐?', '학교는 어디 갔냐?', '직장은 어디냐?' 따위의 질문으로 신경을 후벼파는 우리 사회에서 '오타쿠'로 규정되는 개인들이 대규모로 출현하고 있는 것은 좀 의외의 현상이다. 오타쿠라는 말 속에는 사회적인 부적응자라는 말이 함의되어 있는데, 사회안에서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유일한 구분이 머리 수라는 점에서 오타쿠는 사회가 위협을 느낄 정도의 대규모 소수자가 출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배후에 핫미디어의 몰락과 쿨미디어의 부상이 자리 잡고 있다. 즉 쿨미디어인 인터넷에는 핫미디어와는 비교할 수 없이 다양한 정보가 있는데, 이 다양한 데이터에 접속할 수 있게 되면서 취향이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것이다.


폐인. 원래 DCinside에서 상주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이것은 자조적일지언정 해학적인 표현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취향이 심화되면서 이 말 속에는 적대적인 비난이 함의되기 시작했다. 폐인으로 지목되는 대표적인 집단이 게임일 것이다. 게임은 탈국가적 현상이 가장 드라마틱하게 일어나는 분야다. 게이머들은 국가의 최고규율인 헌법보다, 업체의 약관에 더 민감하다. 그 안에는 경제도 있고, 계급도 존재하며, 범죄도 있다. 납세의 의무도 있어서 요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계정이 박탈된다. 게임 안에서 계정박탈은 사형에 준하는 극형이라는 점에서 그 지엄하기가 이루말할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은 디지털의 일반적인 모습이고, 특히 인터넷을 통해 연결된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쿨미디어인 인터넷이 가져온 현상이다.


사실 쿨미디어와 핫미디어의 구분은 지극히 상대적인 애매한 것이다. 이를테면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에는 방송이 쿨미디어였다. 방송에는 몇가지 채널이 있었고,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방송이 쿨미디어였던 시절에 핫미디어를 굳이 지목하라면 밥상머리를 들 수 있겠다. 방송 이전까지 우리 사회는 가부장적이었고, 농부는 농사, 양반은 학문이라는 단일한 주제가 화두였다. 이 때까지만 해도 가장 강력한 정체성은 가정이었다. 밥상머리에 기반한 가정을 해체한 것이 방송이다. 동시에 방송은 국가를 만들었고, 이 국가를 서서히 해체하는 것은 다시 인터넷이다. 동시에 인터넷은 취향의 경계에 따라 형성되는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고 있다. 국가와 취향 간의 긴장이 일단은 오타쿠, 폐인과 같은 폄하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것은 곧 갈등으로 심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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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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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app's me2DAY 2010/01/03 14:16 x
제목 : havaqquq의 생각
쿨미디어와 핫미디어. '그렇게 뿔뿔이 흩어지면 근대이후, 핫 미디어가 어렵게 구축한 전대미문의 견고한 집단인 '국민'의 응집력은 필연적으로 쇠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쿨미디어에 의해 파티셔닝된 취향이 대체하게 되는 것이다.'
夢の島 2010/01/03 10:47 L R X
지금은 '방송'과 '인터넷'이 핫미디어와 쿨미디어로 분류되고 있지만 인터넷이라는 매체 안에서도 '포털'이라는 핫미디어와 블로그와 트위터 등의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쿨미디어가 분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죠. 국가와 취향 간의 긴장이 표면화된다면 국가는 포털을 통해서 다시 국민적 일체감을 만들고자 하리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미 국가가 포털을 접수(?)하기 위해서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특히 취미와 관련된 분야는 핫미디어보다는 쿨미디어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좁은 의미의 오타쿠-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과거에는 애니메이션 관련 대형 사이트에서 모였지만 지금은 그러한 사이트들은 거의 다 몰락해버리고 대신에 블로그를 통해 점점 끼리끼리 뭉쳐서 노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egoing 2010/01/03 21:38 L X
저도 동의합니다. 포털은 방송과 같은 역활을 담당하고 있지요. 그런 점에서 쿨미디어인 인터넷 안에서도 다시 쿨미디어와 핫미디어는 구분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포털이 push기반의 쿨미디어라면 검색이나 following 기반의 트위터는 쿨미디어적인 요소가 더 많지요.
투더리 2010/01/04 11:12 L R X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going 2010/01/05 04:20 L X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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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과 취미
올림픽과 취미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이 죽을 쓰기는 했나 보다. 한국을 본받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자학할 것까지는 없을 것 같다. 중국과 일본은 올림픽을 통해서 이루려는 목적이 다르다. 중국이 올림픽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후진적 시스템의 구조적 불안이 큰 몫을하고 있다. 급격한 성장 속에서 파생되는 오만종류의 긴장을 덮어두기에 올림픽만큼 효과적인 것은 전쟁을 제외하곤 없다. 올림픽은 4년에 한번씩 구태의연한 정체성의 실루엣을 새로 그리기 때문이다. 그 중의 몇가지를 열거해보면 첫째가 국가이고, 둘째가 서열이고, 셋째가 남녀다. 일본과 같이 안정화된 사회에서 올림픽은 그냥 지루한 일상에 대한 환기정도의 의미를 지니지만, 중국과 같이 긴장으로 가득한 사회에서는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가 된다. 한국은 그 중간정도고. 듣자하니 일본에서는 기업팀이 없는 비인기 종목은 사비를 털어서 출전 한단다. 이것은 안쓰러운 일일 수도 있지만, 개인의 여유와 취미의 수준이 그만큼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펜싱에서 금메달을 거머진 유럽의 선수는 직업이 경찰관이란다. 오늘날 스포츠의 세계가 국가간의 가상의 대결인 것은 분명하지만 가만보면 다른 차원의 경쟁도 존재한다. 국가(중국)와 자본(미국) 그리고 (극소수인) 취미의 대결 말이다. 나는 대한민국을 응원한다. 하지만, 내가 응원하는 이들이 메달의 감격에 통한의 눈물을 흘리는 절박한 직업인이 아니라, 승자를 위로할 수 있는 여유로운 취미인이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올림픽이 국가와 자본의 대리전이 아니라, 이들의 경계를 혼탁하게 만드는 취미인들의 축제가 되기를......
2008/09/0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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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nooegoch 2008/09/08 06:27 x
제목 : 불빛
1. 두 가지 불빛 두 곳 하늘에서 불이 뿜었다. 나와는 먼 곳에 있는... 첫번째는 베이징. 그리고 두번째는 그루지아. 난 그것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바라보았다. 그리고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
foog 2008/09/07 22:02 L R X
아~ 공감가는 글이네요. 여유로운 취미인 간의 선의의 경쟁... 이게 올림픽이 지향하여야 할 바겠죠. 물론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라는 쿠베르탱도 그런 생각은 별로 안 했겠지만요.(지독한 인종주의자에 성차별주의자였다죠)
egoing 2008/09/07 23:25 L X
아 그랬군요. 올림픽은 오독되는 문맥이 많은 이벤트인 것 같습니다.
didhd 2008/09/07 23:14 L R X
어쩌다가 이 홈피를 오게 되었는지 저도 모르겠는데^^:
공감가는 글이 많네요..근데 뭐하시는 분인지 물어보면 답해주실런지요? 궁금해서요..^^
egoing 2008/09/07 23:25 L X
그냥 평범한 소프트웨어 개발자입니다.
지나가는이 2008/09/08 05:03 L R X
세상사가 그렇겠지만 근대 올림픽도 꽤나 모순된 기반에서 출발했더군요. 쿠베르탱은 프랑스가 보불전쟁에서 진 원인으로 '체육교육의 미비'를 들었고 이의 개선하는 동시에 스포츠 교류를 통한 각국간 거리를 좁히고자 근대올림픽을 생각해냈다고 합니다.
egoing 2008/09/08 20:21 L X
그렇군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nooe 2008/09/08 06:27 L R X
전 장애인 올림픽엔 좀 관심이 있는 편인데 텔레비전에서 안해줄 모양이네요. 지난 트랙백하나 드립니다. 그런데 저도 egoing님처러 오른쪽에 글 목록 쫙 펼치고 싶은데 티스토리는 안되나봐요..
egoing 2008/09/08 20:22 L X
예 저렇게 하려면 설치형을 깔고, 소스를 직접 수정해줘야 합니다. 서버스에서 저런 걸 허용하면 난리나요 ㅎ
Mr. TExt 2008/09/08 11:22 L R X
울림이 있는 글입니다^^ 그리고 떡 돌리는 대신 감사말씀 블로그에 남겼습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http://triggaeffect.tistory.com/entry/5 ··· ED%8C%85
egoing 2008/09/08 20:27 L X
축하드립니다. 그 기분 언제까지나 유지되기를 바랍니다~
ls0018 2008/09/08 17:30 L R X
올림픽이나 스포츠 경기 따위가 정략적인 의도로 활용되는 일은 우리 88올림픽 때도 그랬지.선수들에 관한 네 바람과 함께 올림픽 때만, 월드컵 때만 대한 민국을 하나되어 외치자, 힘내자는 구호 안 나왔으면 하는 건 내 바람이다. 참...민망해. 그 국가주의란, 상업화된 애국화란..ㅡ.ㅡ;
egoing 2008/09/08 20:23 L X
응 언제쯤 국가에 구애받지 않는 취미인들만의 잔치가 될 수 있을까?
쿼터백 2008/09/08 17:39 L R X
안녕하세요. 처음인사드리네요.
저는 on20의 쿼터백이라고 합니다.
좀 있으면 추석이니까 한가위도 즐겁게 보내시기 바래요.
on20는 이제 개편작업 막바지를 지나려고 합니다.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egoing 2008/09/08 20:23 L X
쿼터백님도 즐거운 명절되세요
쿨짹 2008/09/10 04:35 L R X
캐나다도 좀 그렇죠. 대부분의 올림피아인들이 다 직업이 있어요. 일부는 나라에서 서포트도 안해주면서 어찌 국제 무대에서 성과를 얻기를 바라냐하는 얘기도 들리지만 운동이라는 게 삶의 일부인 나라이니까요. (덧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마무리는 잘 안되는 ㅡㅡ;;)
어쨌든 감사합니다. (응? ^^;;)
egoing 2008/09/10 20:26 L X
여기 한국은 저처럼 운동은 선수들이 하고, 일반인은 관람하는 것으로 대리만족하는 사람들이 많죠.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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