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에 해당하는 글1 개
2007/08/16   사물과의 대화 (13)


사물과의 대화
생각 | 2007/08/16 00:28
사물에는 다양한 본질이 있다.
그리고 그 본질에 도달하는 방법은 대화이다.
나는 그 대화의 경험을 군대에서 했다.
내가 복무한 부대는 60년대에
미군에서 육군으로 육군에서 공군으로 전군된
장거리 미사일 부대였다.
당시 박정희의 미사일 개발을 미국은 저지하려했고,
그에 대한 회유책으로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유도탄을
한국군에게 양도한 것이다.
나는 이 유서깊고, 시대의 부침이 심했던 산중부대에서
유도탄 정비를 했다.
세월 앞에 장사없다고,
한 때 세계최초의 지대공 미사일이라는 영광도 있었지만,
(지대공 : 땅에서 하늘로 쏘는 미사일)
이제 패트리어트의 도입을 앞두고 퇴역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내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능했던 부대는
해체되어 없어졌다.

나는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미사일의 구석구석을 만져보는 것을 낙으로 삼았었다.
TM을 끼고 살았고, 선임과 정비부사관님에게 질문공세를 펼쳤다.
(TM :  Technical Manual, 설명서)
TM과 질문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것들은 어디에나 있는 법이다.
나의 애마인 나이키 미사일은 길이가 무려 11미터가 넘는 거구였고,
개발당시는 미국의 국가적인 관심속에 태어난 최첨단 장비였으니 오죽할까?
그래서 나는 녀석에게 질문을 했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에서 돌출된 프래임,
그 쓰임을 알 수 없는 수 많은 스위치들
리드미컬하게 이어지는 구멍들.
나는 녀석의 모든 것을 알고 싶었다.
아무도 없는 어둑한 정비실에서
차가운 쇠로된 녀석의 볼을 어루만지며
우리는 뜨거운 밀회를 나눴다.
(나는 변태일까?)
녀석의 침묵은 일년간 계속되었고,
나는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1년.
그렇게 1년이 흘렀고 녀석은 하나, 둘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았다.
50년전 자신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고,
자신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운 것이었다.
나이키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녀석에 대한 자신감은 더 많은 질문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놀라운 경험에
사물과의 대화라는 이름을 붙였다.

죽은 자와의 대화.
흔히 책 읽는 것을 이렇게 부른다.
마르크스, 프로이트, 아인슈타인을 우리는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대화는 비단 책을 통해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어디에서나 대화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혼자있는 것이 심심하지 않다.
대화 상대는 도처에 있으니까.

대화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술이 아니고
수단이 아니다.

대화는
애정이고
인내이고
경험이고
목적이다.

그런데 요즘은
사물보다,
죽은 사람보다
살아있는 사람과의 대화가
더 어려운 것 같다.

지긋지긋한 이상기후 때문인가?




관련글:
대화하세요
군대사진
2007/08/16 00:28 2007/08/1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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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ster 2007/08/16 00:51 L R X
태경씨를 처음 만났을때도, 눈빛에서 느껴지는 열정이 저를 사로잡았더랩니다.. 저랑 지낸지도 1년을 넘어서서 근 2 년이 다 되어가고 있는데.. 저랑 미사일이랑 비교하면 어떤가요 ? ^^
egoing 2007/08/16 11:19 L X
패트리어트 쯤 되시죠.

어찌 옛날을 추억하며, 퇴역을 기다리고 있는 저 친구 쓸쓸한 친구와 비교하겠습니까? 제가 저 친구와 우정을 쌓은 것은 위대한 유산에 대한 경의 정도로 봐주세요. 저 오징어처럼 생긴 친구는 더 이상 사격연습도 하지 않아요. 원래 점화케이블이라는게 꼽혀있어서 발사하면 즉각 날라가야하지만,오발사고가 자주 발생해서 케이블을 분리해놓고 겉을 파이프로 감싼 후에 부대장의 날인이 찍힌 봉인지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케이블은 새빨간 페인트 칠을 하고 있구요. 저는 현역으로 있으면서 한번도 점화케이블을 연결해 보지 못했습니다. 점화케이블은 마치 선악과와 같은 존재였죠.

Chester님은 쏘면 날아가잔아요? 모시고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구요. 아침부터 좀 낮 뜨거운 용비어천가인가요? 암튼 그래요. ^^
BKLove 2007/08/16 13:49 L R X
더이상 날라가지 못하는 미사일이라..
음.. 살짝 슬픈 기분이 머리를 스치는군요..

대화는
애정이고
인내이고
경험이고
목적이다.

아....
문득 저와 대화를 나누던 그 군견이 생각나네요.
저도 참 개한테 많은 이야기를 털어놨는데..

나이키 미사일은 그래도 어딘가에 존재하겠지만..
그 개는 저의 전역과 함께.. 얼마뒤..
세상과 운명을 달리했을터이니..
어쩌면 그래서 더 슬프고, 그래서 이제 좀 편안해졌을지 모르니.. 위안으로 삼아야할까요~

egoing 2007/08/16 17:04 L X
군견과 대화를 하셨군요.
역시 BK님은 예상 못했던 펀치를 날립니다.
미사일은 날라가지 못하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군견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은 슬픈일이내요.
위안? 그런거 필요할까요?
그냥 또박 또박 느끼세요.
그렇게 사는게 밀도 있게 사는거 아니겠어요.
둘 사이의 진한 우정이 묻어납니다.
토닥 토닥
leezche 2007/08/17 11:08 L R X
여기는 기본적으로 글도 길고, 댓글도 길고...
뭐 한마디 딸랑쓰고 사라지는것보다 오십배정도 좋겠네요..
요즘 블로깅을 꽤 열심히 하시네요.
열정이 부럽쌈..
나두 한때는 그랬는데.... 허허..
egoing 2007/08/17 12:15 L X
조만간 이 자리에서
그 열정이라는 놈의 원래모습을
낮낮히 실토할 날이 있을꺼예요.
먼소린지 #@%#@$%$@#
Comming Soon!
time0808 2007/08/17 18:33 L R X
나홀로 멍~~~~~~과의 대화두 게안턴데!!!!모~~~획기적발상은없을까염 넘~더워 생각마저 사람을 혼란하게만드네여 `대청마루에 암~생각없이 디비자는게 상책일거갔네여 수고10배^^!!
egoing 2007/08/17 21:17 L X
time0808님 오셨내요. ^^
그러내요.
이상기후 지긋지긋해요.
사람들도 다 더위먹었나봐요.
time0808 2007/08/18 07:08 L R X
에어컨 빵빵하게 틀구~~하이트라는 친구와 대화란걸~어찌나 밤새 결겼는지 머리 이빠이 뽀개짐다``ㅎㅎ 모닝커피~! 표현이 어찌나 세밀하게 나열되엤는지 어제받은스트레스 날려~날려~!! 에제 오후시간 제가한 행동을생각함 더위를 탓해야할런지 네비녀석탓을해야할지,아님 나의 머리둘랠 탓해야할지 정말~할말이없더군요!! 분명 마이뽀인트에 제데루 입력했건만 제가도착한건 저어기 뱃고 동 소리나는곳에 안주하고있더군요...난왜이럴까 ㅎㅎ 걍~~낚시라두하구올걸!!!오후미팅 모든게 쪽나버렸죠!휴~~!!아파트관리아저씨!!!!치료가좀 필요하겠죠??
egoing 2007/08/18 07:15 L X
치료가 필요하신 것 같지는 않습니다. ^^
다만 문체가 초현실주의적이라 행간을 이해하기보다
단어 조각 조각이 뿜어내는 인상들을
전체적으로 이해해야해서 좀 난해하심다.
어제 한잔 하셨군요.
저도 친한 동료와 한잔 걸쳤습니다.
그리고 집에와선 밤늦게까지 블로깅을 하다 잤는데
일어나보니 7시내요.
항상 이렇습니다. 6시간 이상은 잘 수가 없어요.
또 오세요 ^^
time0808 2007/08/18 07:24 L R X
같은 시각에 아이커튼치구 겉었나브네여 저두 그종도자구남 더이상 잘수가 없슴다 주말인데>>에제 도착한 그곳 함더 다녀올람니다!!맛난아침드 33!!
egoing 2007/08/18 07:42 L X
예 ^^ 거의 채팅 수준이군요. ㅋ
time0808 2007/08/19 08:33 L R X
기럼 ^^ 채팅으로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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