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 에 해당하는 글2 개
2008/10/14   직관과 논리 - 선수와 선생 (8)
2008/08/08   직관과 논리 - 키보드와 펜, 윈도우와 리눅스 (10)


직관과 논리 - 선수와 선생
생각 | 2008/10/14 01:09
잘하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은 다르다. 히딩크는 선수 시절 2군이었다. 지금 그는 최고의 감독이 되었다. 유치원교사와 대학교수는 둘 다 가르치는 직업인이다. 그러나 둘은 다른 능력을 필요로 한다. 선수와 선생 뭐가 다를까?

선수는 천부적인 재능이면 족하다. 그는 그가 잘하는 이유를 달리 설명할 이유도, 재주도 없다. 그냥 잘하는 것이다. 뛰어난 직관 덕에 이들은 논리적일 필요가 없다. 논리는 여러가지 용도가 있지만, 그 중의 하나는 부족한 직관을 메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직관이 좋은 사람은 입이 크다. 이들은 커다란 맘모스 빵도 한입에 구겨넣을 수 있는 괴력의 소유자다. 반면에 직관이 부족한 사람은 입이 작다. 이들이 큰 빵을 먹기 위해서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작게 쪼갠 후에 하나 하나 입속으로 집어넣어야 한다. 이내 입속으로 들어온 빵조각은 다시 하나의 덩어리가 된다. 모로 가나 서울로 가면 되기 때문에 직관이나 논리나 도달하는 것은 대체로 비슷하다. 그러나 논리는 분해와 조립의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직관에 비해서 느리다. 시간을 절약한 직관은 남는 시간에 다른 빵을 먹어치울 수도 있다. 그래서 직관이 뛰어난 사람은 빠른 이해와 판단을 요구하는 일에 적합하다. 그럼 논리는 열등한 것일까? 아니다.

논리는 훈련이다. 사물을 이해하기 위해 자신에게 봉사하던 논리는, 타인을 가르치는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시 비유하면,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은 그에게 빵을 먹이는 것과 같다. 그런데 직관은 먹기 좋은 크기의 빵을 만들지 못한다. 만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고, 빵을 왜 먹기 좋은 크기로 만들어야 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배움에는 직관이 큰 도움이 되지만, 가르치는 것은 논리가 중심이다.

직관과 논리는 사고의 중요한 두 축이다. 문제는 둘이 별로 친하지 않다는 점이다. 직관이 뛰어나면 논리가 필요 없고, 논리가 뛰어난 경우는 대체로 직관의 결핍 때문이다. 전자는 연구능력은 출중하나, 강의가 엉망인 교수가 대표적이고, 후자는 명문대 나온 고문관이 전형적이다. 직관과 논리의 균형은 물론 중요하다. 그리고 이미 늦은 사람을 위해 적성이라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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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4 01:09 2008/10/14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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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Flying Mate 2008/10/14 19:58 x
제목 : 직관과 논리
사람은 사고를 할 때나 판단을 내릴 때 직관과 논리를 사용한다. 직관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논리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다
나빌레라 2008/10/14 01:50 L R X
안녕하세요, 잊지않고 제 블로그에 또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듯이 과도한 스팸 트랙백으로 인해 트랙백을 막아 놓은것입니다.
직관과 논리에 대해서 선생과 선수를 비유한 글. 제가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이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제 블로그에 들러주세요 ^^;
(참고로 저는 ego+ing님 블로그 RSS가 피더에 등록되어 있다죠..^^)
egoing@gmail.com 2008/10/14 17:19 L X
제가 깜박했내요. 저도 RSS로 구독중이랍니다. ㅎㅎ 과부한 평은 감사하구요
FlyingMate 2008/10/14 19:58 L R X
판단과 행동엔 직관이 중요하고, 소통엔 논리가 중요하다는 통찰을 주는 글이네요. 저는 요즘 혼자하는 작업과 함께하는 작업을 모두 경험하고 있는데, 앞의 상황에선 느낌대로 움직이고 뒤의 상황에선 머리를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좋은 포스팅과 트랙백 감사드립니다.
egoing@gmail.com 2008/10/15 23:01 L X
저야 말고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앞어선 느낌대로 움직이고, 뒤에서는 머리를 쓴다는 표현 좋내요.
히치하이커 2008/10/17 00:09 L R X
조금 다른 얘기지만 잘하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은 정말 다른 듯 합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에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지만 한없이 지루한 수업과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이야기의 연속임에도 흥미롭게 집중하며 들을 수밖에 없는 수업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요즘인지라. 켁.
egoing 2008/10/17 01:09 L X
힘내세요. 그 맘 잘 알죠. ㅎ
daybreaker 2008/10/17 14:28 L R X
제가 과학고-카이스트를 거치면서 공부할 때도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이쪽 계열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논리적인 사고가 중요할 것 같지만, 직관력으로 흡수하는 능력도 굉장히 중요해서 제 주변에서 몇몇 친구들을 보면 엄청난 직관력으로 쭉쭉 문제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는 본문에서 비유하신 '입이 작은 타입'이라서 제가 뭔가를 이해하려면 굉장히 꼼꼼하게 살펴보고 하나하나 분해해서 저만의 언어로 번역해야만 그것을 소화시킬 수 있는데, 주변에서 특히 성적이 뛰어난 아이들을 보면 성큼성큼 집어삼켜버리더라구요; 그런 아이들이 시험 볼 때처럼 짧은 시간에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경우 상당히 유리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습니다. (저는 시험 성적은 잘 안 나오지만 프로젝트나 과제에서 높은 성적이 나오는 스타일이에요.)

똑같이 앉아서 서로 처음 보는 내용을 서로에게 설명해주면서 공부했는데, 같이 공부한 친구는 직관력으로 복잡하게 꼬인 문제들을 척척 풀어나가는 반면 저는 상당히 헤맸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 그 과목 시험에서 성적이 극과 극으로 갈렸지요..OTL 오히려 그 친구는 제 설명으로 더 많이 배운 것 같다면서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신기해하더라는..;; 더 황당한 건 그 친구한테 그 문제들을 어떻게 풀었는지 설명해보라고,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었는지 얘기해보라고 하면 설명을 못한다는 것이었죠. 저는 일단 제가 푼 문제면 대충 다 설명 가능한데 말이죠;

하지만 그런 직관력이라는 것도 밑바탕에 논리적 사고의 훈련이 있었기에 얻어진 만큼 더 노력하면 저도 언젠가 그런 경지(?)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거꾸로 제가 더 직관력이 뛰어난 분야도 있긴 하지만요;
egoing@gmail.com 2008/10/17 14:42 L X
의견 감사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논리가 왜 필요한가에 대해서 다음에 이야기 할 참이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프리젠테이션 젠이라는 책을 봤는데 이런 대목이 나오더군요. 논리도 필요하다. 논리가 없이 사람의 치료하고,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일을 할 수 없다. 논리의 대표적인 도구인 수나 언어는 마치 레고 블럭 같은 것이죠. 이것들은 하나 하나 쌓아나가면서 시나브로 거대한 성을 이루는 것이구요. 이런 것을 쌓는 데에는 훈련과 인내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직관력이 뛰어난 우수한 두뇌들이 처음에는 앞서가다가 뒷심이 부족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daybreaker님도 그런 애환이 있었군요. 저는 저보다 직관력이 부족한 사람을 보지 못했을 정도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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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과 논리 - 키보드와 펜, 윈도우와 리눅스
생각 | 2008/08/08 00:25
직관은 전체적이고, 순간적이며, 감각적임에 반해, 논리는 부분적이고, 금뜨고, 언어적이다.

그런 점에서 그림은 직관적이고, 글쓰기는 논리적이다. 그리고 오늘날 현대인들은 직관과 논리의 적절한 조화에 애를 먹고 있다. 그 핵심에 펜과 키보드가 있다. 현대인이 생각을 전개하는 기본 도구는 역시 키보드이다. 이것은 펜보다 빠를 뿐 아니라, 피로가 덜하며, 아름다운 폰트로 악필을 숨길 수 있다. 이렇다보니, 사람들의 생각은 더 이상 펜을 통해서 쌓아올려지지 않고, 키보드를 통한다.

자연스럽게 펜의 설자리도 줄고있다. 그렇다고 펜이 열등한 것은 아니다. 펜은 키보드 따위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장점들이 수두룩하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자유도다. 키보드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디지털스럽게도 딱 자판만큼이다. (정확하게는 6 만 5,536자) 펜은 다르다. 그것은 글쓰는 이의 개성과 감정상태를 암시할 뿐 아니라, 자기만의 기호를 즉석에서 정의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사물이나 관념을 이미지로 묘사할 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 키보드는 근본이 묘사에 약하기 때문이다.

주류가 된 키보드와 멸종 위기에 처한 펜은 인간의 사고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일례로, 사람들은 더 이상 낙서를 하지 않는다. 낙서란 무엇인가? 그것은 각박한 현실의 도피처이면서, 의식에 짓눌린 무의식의 해방구이다. 낙서가 사라지고 있다. 논리적인 키보드는 낙서를 용납하지 않는다. 야동 못지 않은 위협이다. 펜의 몰락과 키보드의 등장으로 직관은 점점 그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다 행스럽게도 오늘 날 UI의 화두는 타블랫, 터치, 햅틱과 같은 것들이다. 이것은 논리 편향적인 키보드의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 같은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이런 것들이 한개도 없다. 유감이다. 정말.....;; 그건 그렇고.

또 다른 구석에서는 직관에 의해 논리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 과거에 컴퓨터를 잘 다루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사고가 필요했다. 한줄 한줄 명령어를 입력해야 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egoing이라는 디렉토리를 만들고, 그 디렉토리로 이동한 다음에, 그 디렉토리에 어떤 파일이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이 해야 한다.

          mkdir egoing; - 현재 디렉토리에 디렉토리 egoing을 만든다.
          cd egoing;     - 방금 만든 egoing 디렉토리 안으로 들어간다.
          ls -al;             - 디렉토리 egoing 안에 어떤 파일이 있는지 확인한다.

유닉스 명령어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참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GUI이다. GUI란 Graphic User Interface의 약자로, 인터페이스_ Interface란 컴퓨터와 사람이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통역인데, 하드웨어적으로는 키보드, 마우스, 모니터가 있고, 소프트웨어적으로는 버튼이나, 체크박스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그럼 그래픽 유저_Graphic User란 무엇인가? 과거와 같이 오만종류이 추상적인 명령어를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디렉토리는 폴더, 프로그램은 아이콘, 프로그램을 담는 구성요소는 윈도우, 이런 식으로 일상생활 속의 메타포를 이미지로 형상화해 마우스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GUI다. 이제는 어렵고 복잡한 명령어를 토닥 토닥 입력하지 않고도 컴퓨터를 부릴 수 있게 된 것이다.

GUI 의 핵심은 바로 직관성인데. 탁 보면 대충 머하는 건지 알 수 있다. GUI는 컴퓨터 대중화의 핵이었고, 이것이 없었다면 컴퓨터는 오늘 날의 슈퍼컴퓨터처럼 자폐적이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GUI는 두말할 것없는 혁명이다. 그 증거는 빌게이츠의 재산이다.

(이제부터, CLI를 설명한 건데요. CLI란 Command Line Interface의 약자고, 옛날의 도스 시절처럼 시커먼 화면에 명령어를 입력해서 컴퓨터를 제어하는 방식을 이야기합니다)

그렇다고, GUI가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문제는 논리가 설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자 예를들어, 매일 새벽 4시에, home 디렉토리에 있는 파일의 리스트를 egoing.txt에 저정한 후에, 이를 압축한 하고, ftp로 전송한 후에 성공여부를 이메일로 알려줘야 한다고 치자. 윈도우에서는 이러한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필요하다. 그러나 GUI의 대척점에 서있는 CLI_Command Line Interface에서는 이 모든 작업을 위해서 몇개의 명령어를 조합하면 가능하다. 특히나, 명령의 묶음을 파일로 만들어 놓으면, 이 파일을 호출함으로써 작업을 재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GUI의 압도적인 성공 속에서도, CLI의 장점은 여전하다. 그 증거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무리 대중시장에서 번 돈을 쏟아부어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서버를 운영하는 이른 바 선수들은 여전히 CLI를 고집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분투와 같은 최근의 리눅스는(Mac OS도 그렇다) MS윈도우즈 못지 않은 GUI를 휼룡하게 구현하면서도, CLI고유의 장점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직관과 논리의 적절한 균형점을 모색하고 있는 리눅스의 사용을 권해본다.

나의 해묵은 소망은 내가 쓴 글에 내가 그린 그림을 삽화로 넣는 것이다. 동시에, 리눅스를 기가막히게 다루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좀 거창하지만, 이러한 소망들이 한쪽에서는 직관이, 다른 쪽에서 논리가 살고 싶다고 절규하는 일종의 아우성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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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구엘 2008/08/08 10:04 L R X
관련성이 있는 건지 없는건지 모르겠는데, 트랙백하나 걸고 갑니다. ^^ 좋은 글 언제나 잘 보고 있습니다.
egoing 2008/08/09 23:55 L X
저도 직관과 프로세스라는 글 잘봤습니다. 직관에 대한 글 하나 더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더운데 건강 조심하세요.
daybreaker 2008/08/08 18:31 L R X
저도 가끔 컴퓨터로 글을 쓰다보면 손으로 그린 그림을 넣고 싶을 때가 있더군요. 간단한 타블렛이라도 하나 쓰면 좀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그리는 것까진 좋다 쳐도 그걸 저장해서 다시 업로드하고...-_- 너무 귀찮을 것 같네요;;
egoing 2008/08/09 23:56 L X
그래서 보급되지 않고 있는거겠죠. 거기에는 이미 키보드에 익숙해진 우리의 사고가 한 몫하고 있을꺼예요.
Read&Lead 2008/08/11 09:12 L R X
키보드로 표현하기 힘든 그 무언가를 표현하기 위해 요즘은 가급적 펜을 많이 들려고 노력합니다. 아무래도 키보드에만 의존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생각과 변화를 자극하는 귀한 글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
egoing 2008/08/11 18:15 L X
저야 말로 잘 봤습니다. ^^
FlyingMate 2008/08/14 20:28 L R X
제가 요즘 블로그를 관리하지 못했는데, egoing님의 통찰이 담겨있는 트랙백 글을 보고 정말 반가웠습니다.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egoing 2008/08/15 12:24 L X
제가 할 말을 먼저 하시는군요. ^^
nooe 2008/09/08 05:50 L R X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도 그림과 글에 대해 할 얘기가 많은데, 같은 주제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게 될 것 같네요.

전 이승환님으로부터 프레스블로그에 추천을 받았고 엔디님(http://endy.pe.kr/)과 egoing님을 추천했습니다. 엔디님의 경우 긴 숨으로 대하는 블로그고 egoing님의 경우 짧은 숨으로 대하는 블로그라고 썼었고요. 이 글과도 관련이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

p.s 그런데 '낙서'카테고리 하나 추가하시는게 어떠실까요?^^
egoing 2008/10/14 01:08 L X
이제야 댓글을 봤내요. 추천 감사하고요. 용기가 생기면 낙서 카테고리 한번 만들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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