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의 선거구에 가서 투표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나는 쓰레기가 아니면 후보는 통합신당을
정당은 진보신당을 찍을래"
물론, 미네의 의중이 궁금했던 것은 아니고,
나의 모호한 정치성을 명백하게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평소 이 친구를 착한 보수라고 생각하던 터였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이 자못 충격적이었다.
"정당은 진보신당을, 인물은 정몽준을 찍었어"
우리는 재빠르게 화제를 돌렸다.
밤10시, 그녀는 음성채팅으로 졸리다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낮잠을 3시간이나 잤는데 또 잠이 오다니 미쳤어"라며
자학하고 있었다.
"투표 때문이야"(나)
"투표?"(미네)
"응, 매우 복잡한 정치행위를 했잖아.
그 정도의 복잡성을 모델링하는데는 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겠어?
진보신당에 정몽준이라니.
참으로 광할한 스팩트럼이 잖아"(나)
이것이 우리네 정치현실이다.
나를 대표할 스팩트럼이 정교하게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지지하는 정치세력을 낚는 것이 아니라,
두리뭉실하게 투망을 던질 수 밖에 없는 갑갑함이
나와 그녀의 투표용지 속에 기록된 미묘함의 배경이다.
그런 점에서
민노당과 한나라당의 분화는 반가운 일이었다.
그런데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고 있자니
진보는 제도권에서 멸종 위기고,
보수는 총선후에 헤처모여할 조짐이다.
이 나라에서 다양성은 사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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