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성 에 해당하는 글1 개
2007/09/14   포스팅하다 (20)


포스팅하다
포스팅하다

포스팅이란 육신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상념이 포스트로 육체화하는 것이다. 그토록 원하던 몸을 갖춘 상념은 영혼이 되어 포스트에 깃들 것이다. 육체를 갖는 것은 존재하지 않던 것이 존재하는 것이고, 영혼이 깃드는 것은 ‘단지’ 존재하던 것이 개별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개별성을 갖춘 포스트는 곧 독립된 자아로써 자신의 어머니이자, 고향인 블로거로부터의 독립을 선포할 것이다. 동시에, 자유를 찾아 광활한 네트로 흘러들어갈 것이다. 댓글로, 트랙백으로, 인용으로, 심지어는 펌으로..... 거대한 네트의 생태계는 영혼화, 육체화를 반복하면서, 이렇게 흘러들어온 포스트에 영원성을 부여한다.

이 과정에서 블로거는 극심한 분리의 고통을 경험한다. 그것은 아이의 성장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과 다르지 않으리라. 슬픈 일이지만, 포스트는 블로거의 소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스스로 독립된 자아이다. 그 소유를 맹목 하며, 독립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태도는 블로거 자신의 가능성을 과거에 감금시키며, 블로거 스스로를 타인에 대한 영원한 타인으로 유배시킨다. 그에게 포스팅이란 풍부하게 존재하기 위한 삶의 과정이 아니고, 풍족하게 소유하기 위한 욕망일 뿐이다. 포스팅을 할수록 그는 화석화될 것이다.

한편, 타인의 포스트를 자신의 사유물인 양 소유하려는 태도도 있다. 딱한 것은 그가 한번도 생명을 가져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처음부터 살아있지 않았었기 때문에, 화석으로 남길 흔적조차 사실은 없는 것이다. 그에게 블로그란 존재에 대한 치열한 문제의식이 아닌, 무의미함에 연막을 치기 위한 쇼핑에 불과하다. 그는 곧 무의미함에 압도당할 것이다.

흘러들어온 앞선 성취에 창의를 보탠 후 네트의 생태계로 돌려보내는 것. 그것은 어떤 차원의 생태계에서도 ‘순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당연한 과정이다. 생태계는 순환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간의 사유(思惟)란 짧은 의미에서의 사유재(私有)이면서, 긴 의미에서의 공공재이다. 무엇보다도, 이것은 불가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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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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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씨 2007/09/12 15:05 L R X
블로그 오딧세이 서문 같네요. : )
멋진 비유들입니다.
좋은 글 트랙백 주셔서 고맙습니다.
egoing 2007/09/12 15:22 L X
제가 카테고리를 독백(이기적언어)으로 나누는 기준은 소통을 포기한 글들인 경우 입니다. 이런 글들은 대체로 잠자기 직전에 만들어지고요. 멋진 비유라기보다, 표현력의 한계라고 생각되내요. 참 쑥스럽고, 과장된 비유들이라 부끄럽내요.
Read&Lead 2007/09/12 16:39 L R X
멋진 글을 올려주셨네요. 포스팅 하나하나가 네트의 세계에서 독립적 존재가 되어 다른 포스팅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어나가는 모습... 블로깅은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드네요~ ^^
egoing 2007/09/12 17:33 L X
부족한 글을 과대평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도달하고자 하는 경지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민망함이 덜할 것 같습니다.
문성실 2007/09/12 17:03 L R X
이고잉님~~동용용~~넘 멋진거 아니예요~~
끼약~~다시 보이네용~ㅋㅋ
그나저나 다음에 볼 때는 턱받이를 해드려야 겠어요...시도때도 없이 침을 흘리시니 우째요...푸하하~
egoing 2007/09/12 17:34 L X
^^

앗싸~ 턱받이. 수첩에 기록 했습니다. 저는 기억력은 좋지만, 부족한 기억력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ㅋ
time0808 2007/09/15 21:55 L R X
간만임다. 쥬말임다.
egoing 2007/09/15 23:47 L X
예 오랜만에 걸음하셨군요. 반가워요. ^^
lunamoth 2007/09/16 22:49 L R X
이고잉님 글 너무 멋지게 쓰시는거 아니에요~

어느책에서 "창작이라는 것은, 우리 자신이 아닌 타인에 대한 사랑을 견디지 못해서 쓴 글이어야 창작이다."란 문장 읽고 생각나서 들어왔습니다. 관련글을 쓰신것 같은데... 술자리였나요 ㅎ;
egoing 2007/09/16 23:49 L X
루나모스님 같은 인기블로거가 방문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너무 겉멋이 들어간 글이라 낮뜨겁습니다. 저는 어깨에 좀 힘을 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
꼬깔 2007/09/16 22:58 L R X
이렇게 좋은 글을 제게 트랙백해주셨군요.^^ 반갑습니다. 블로깅을 시작한 것이 벌써 4년이 되어가네요. 그 4년동안 늘 고민도 되고 부끄러움도 느끼곤 했지요. 포스팅을 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참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 같습니다. 좋은 꿈 꾸시고요.
egoing 2007/09/16 23:52 L X
저의 관리자 깊숙한 곳에 자궁의 편안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공개되지 못한체 유산된 수많은 글들이 쌓여가고 있내요. 어서 밖으로 끌어내야 하는데 통 나오려고 하지 않으니.... 꼬깔님도 좋은 밤되세요.
ghost 2007/09/17 00:56 L R X
엇 TU 가 갑자기 안되서 공지사항보러왔다가 흘러들어 와봤심다. 근데 이런 심오한글을 쓰다니 그렇게 은근슬쩍 자랑한 이유가 있었군...( 내표현을 빌자면 '몰라 뭐야 그거 무서워'~~@@;;)
egoing 2007/09/17 10:05 L X
자랑한적 없는데.... _ _;;
한날 2007/09/17 18:48 L R X
내게서 떨어져 나간 그 자아는 결국 나 실재를 증명하고, 나는 나날이 흐릿해지며 사라지지 않기 위해 나를 또 하나 온 누리에 내보낸다.

나는 글을 쓴다. 고로 존재한다. 햐햐.
egoing 2007/09/17 20:53 L X
저의 포스트들은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기 때문에 모두가 아버지인 행복한 녀석들이죠. 그 윤곽은 풍화되어서 문체도, 내용도 사라지겠지만, 어디 선가 누군가의 포스트에 살아있겠죠. 우리 조상들처럼. ^^
egoing 2007/09/17 21:23 L X
나는 글을 쓴다. 고로 조금 더 오래 존재한다. ^^
한날 2007/09/18 01:07 L X
생명 연장의 꿈. 하하.
^^ 이 내 몸이 죽어 썩어 없어지더라도 내가 남긴 욘석들은 계속되리. 비록 내가 싼 그것이 똥이 될 지 거름이 될 지는 모를 일이다만.

조금 더 오래 존재한다는 말에 더 공감하며 댓글 달아봅니다.
미 탄 2008/01/31 17:40 L R X
으음~~ 옛날에 국어시간에 이런 문체를 뭐라고 했었더라~~ ^^ 정말 블로그오딧세이 서문처럼 칼칼하고 멋진 글이군요. IT벤처에 근무하신다면서, 이렇게 글도 잘 쓰면 너무 약오르지요. 아참, 기본적으로 '공유'흐름에 반기를 든 것 같지는 않구요.
egoing 2008/02/01 12:11 L X
과찬이십니다. 다른 장소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공유와 소유의 문제는 저에게도 중요한 고민거리입니다. 앞으로 의견 교환 많이 하기를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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