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거시 에 해당하는 글3 개
2009/01/28   네이버 개편 2 (8)
2008/10/25   턱걸이 (10)
2008/06/02   시간이라는 장사 (6)


네이버 개편 2
네이버 개편 2 (좀 지난 일이지만) 네이버가 개편했다. 첫페이지를 완전히 바꿨고, (다 그렇듯이) 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그런데 꼭 이런식으로 전부 다 뜯어고치는 것이 능사일까? 그렇게 하는 이유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네이버 같은 NO1 서비스가 이렇게 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 이것은 1차적으로 어르신들에게는 재앙이나 다름없다. 작은 변화만으로도 당신들은 당황한다. 그렇다고 이게 어르신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포털은 거대한 습관덩어리이다. 변화는 견고하게 형성된 습관을 흐트러트리는 데, 여기에는 애 어른이 따로 없다. 누가 포털을 생각하며 사용하겠는가? 습관이 시키는데로 ,마우스 가는데로 사용하는 것이 포털이다. 습관을 흐트러뜨리는 것은 불쾌감을 자아낸다. 또 사람이 정보를 받아들이는데는 임계점이 있다. 대대적인 개편은 충격을 통해 새로운 컨셉을 각인시키려는 목적이 있겠지만, 그 변화가 임계점을 넘어서면 사람들은 아무것도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예전처럼 검색이나 하고, 뉴스나 찾아보고 마는 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처음에는 일이 자리를 만들지만, 나중에는 자리가 일을 만들기도 한다. 기왕에 개편한거지만, 한번 쯤 자문해보는 것도 유익할 것 같다. '우리가 변화를 위한 변화를 추구한 것은 아닐까? 더 구체적으로 기획을 위한 기획,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 개발을 위한 개발을 한 것은 아닐까?', '이 과정에서 정작 중요한 비즈니스와 유저가 소외된 것은 아닐까?'

차라리 단계적인 변화를 통해 습관의 저항을 최소화 했다면 어떨까? 네이버 곳곳에서 개편에 대한 광고를 볼 수 있는데, (경기 탓에 광고수주가 마땅치 않은 탓도 있겠지만) 기회비용이 줄줄 세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나라사람들은 메뉴얼을 보지 않는다. 메뉴얼 끼고 성공한 비즈니스를 보질 못했다.

비즈니스의 핵심은 레거시(과거의 유물)를 다루는 능력이 한 6할 정도는 된다.


   + 네이버 개편
   + 시간이라는 장사 :: 레거시에 대한 이야기
   + Just do it의 반대말이 뭐죠? :: 반행동
2009/01/28 12:24

태그 : , ,
RSS | 한RSS | 구글리더
트랙백 :: http://egoing.net/trackback/977
Tracked from 나의 눈으로 보는 세상 2009/01/30 00:55 x
제목 : 오픈캐스트, 검색이란 관점에서...
네이버 오픈캐스트에 대해서 지금 논하는 것을 일종의 뒷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이번 개편에 대하여 다양한 의견을 주셨기 때문에 우려되는 부분들이 있는데요. 그 동안 많이 논의 된 이야기보다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오픈캐스트를 바라보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물론 이미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들도 계시더라구요.ㅋㅋ 뒷북 맞습니다.) 참고로 뉴스캐스트와 네이버캐스트에 대한 이야기는 제외하고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개편의..
Tracked from mepay 쇼핑몰 전문 블로그 2009/02/04 01:03 x
제목 : 서서히 드러나는 네이버 개편의 진짜 의도!!
오늘 기사를 보니 "네이버, 광고단가 인상검토 백지화를 선언" 했다는 기사가 눈에 띈다. 네이버 초기화면에 있는 배너광고 단가를 인상하려다가 광고주들의 반발로 결국 백지화 했다는 내용 more.. 네이버는 첫화면을 개편하면서 배너광고를 기존 4개에서 2개로 줄이는 대신 광고크기를 늘려 광고 단가를 인상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또 다른 흥미로운 기사가 눈에 띄었다. "국내 온라인 광고시장 장밋빛"이라는 기사다. 국내 온라인광고 시장은 2007년 15억2..
mepay 2009/01/28 14:49 L R X
험.. 네이버!!
제 눈엔 바뀐게 하나도 없는것 같습니다.
속은 그대로죠.
egoing 2009/01/28 23:10 L X
^^ 그래도 초큼은 바꼈죠.
holga 2009/01/30 17:05 L R X
아. 이거 딱 공감되는 이야기네요.
부모님께 핸드폰이나 인터넷 사용법을 알려드리곤 하는데요.
네이버 개편 이후 부모님께서 자주 쓰시던 메뉴의 위치들도 바뀌고, 접었다 폈다라거나 페이지가 넘어가는 작은 버튼들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셔서 현재 굉장한 혼란을 겪고 계십니다. ㅠㅠ
제가 쓸때는 몰랐는데, 매일 쓰시지도 않고 시력도 안좋으신 경우가 많은데다 이런 넘기거나 폴딩형식 같이 저에겐 익숙한 것들이 그렇게 직관적이진 않은 모양이에요.
egoing 2009/01/31 09:30 L X
작은 변화만으로도 어르신들에게는 재앙이 될 수 있죠. 어르신들과 공유하고 있는 웹에 대해서 정보담당자들이 진지하게 생각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일전에 제가 썻던 글이 하나있습니다. 혹시 짬이 되시면 한번 보시지요. http://egoing.net/875
silent man 2009/01/30 21:29 L R X
일전에 플래닛인가 하는 서비스에 대해서 말하셨던 게 떠올랐습니다. 확실히 이런 서비스에 익숙치 않은 이들에겐 매우 난감할지도 모르겠어요. 반대로 위의 mepay님과 같은 코어유저(?)에겐 본질적으로 하나도 달라진 게 없는 쇼일지도 모르겠구요. 흠.
egoing 2009/01/31 09:31 L X
그러게요. 좀 어정쩡했던 것 같습니다.
Gloridea 2009/02/06 00:12 L R X
차라리 단계적인 변화를 통해 습관의 저항을 최소화 했다면 어떨까? - 에 대해, 네이버는 이미 오랜 기간동안 그렇게 해왔습니다. ( http://web.archive.org/web/*/http://www.naver.com ) 단계적인 변화의 가치를 가장 잘 아는, 그리고 밑바닥부터 뒤집기의 위험성을 가장 잘 아는 회사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엔 일종의 목숨을 건(?) 변화인 셈입니다. 그래서 더 주목할만한 일이구요.
egoing 2009/02/06 00:25 L X
같이 흥미 진지하게 관찰해보죠 :)

아이디 :
비밀번호 :
홈페이지 :
  비밀글로 등록
내용 :
 


턱걸이
턱걸이 레거시_lagacy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자주 쓰는 말인데,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만들어져 있던 것을 의미한다. 윈도우 비스타 입장에서는 XP가 되겠고, 동양에서는 업보, 서양에서는 카르마_karma라고도 한다. 좌우당간 턱걸이는 정신과 육체를 아우르는 철학적인 운동이다. 그것은 나를 들어올리는 운동이다. 다시 말해 레거시를 들어올리는 운동이다.

4년 전에 사업 비슷한 것을 해보겠다고, 1년간 본가에 내려가서 두문불출한 적이 있었다. 이 때 나의 생활을 지탱해준 중심에는 동네 뒷산의 약수터가 있었다. 다시 약수터의 중심에는 철봉이 있었다. 처음에는 한개도 버겁더라. 해서, 봉을 강하게 부여잡고, 매일 같이 뜀박질을 수십번씩 반복했다. 처음 한번은 어려웠지만 그 다음부터는 더 어려웠다. 공중에서 몸을 부양하기 위해서는 전신의 근육이 동원되기 때문이다. 지리멸렬하게 시간은 1년이 흘렀고, 컨디션이 좋은 날은 놀랍게도 20개까지 가능했다. 물론, 쿨하게 번쩍 번쩍 오르내리는 것이 아니라, 그 폼새가 처절하면도, 비루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턱걸이는 불과 1분안에 목표의  당락이 결정나는 운동이다. 동시에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긴장이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그 속에는 인생이  나노 이상의 정밀도로 집적되어 있다. 어제로 인한 자신감과 오늘로 인한 의기소침, 터질 듯이 조여오는 근육의 압박, 그로 인한 고독과 그 끝에서 맞보는 희열, 어제에 대한 열패감과 내일에 대한 자기 합리화가 다양한 스팩트럼을 이루며 촘촘히 펼쳐진다. 한올 한올의 근섬유가 혼신을 다해 물리와 사투를 벌이는 동안, 정신은 마음과 투쟁한다. 나는 턱걸이를 통해서, 운동이 단순한 육체적 훈련이 아니라, 정신까지 아우루는 종합적인 수련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턱걸이라는 투쟁과 긴장이 없었다면 나는 진작에 무너졌을 것이다. 서울에 다시 올라왔고 그 후로 오랫동안 턱걸이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전 방문에 철봉을 설치했다.

   + 시간이라는 장사

2008/10/25 17:06

태그 : , , , ,
RSS | 한RSS | 구글리더
트랙백 :: http://egoing.net/trackback/842
소은 2008/10/26 21:09 L R X
턱걸이 하시는겝니까?
egoing@gmail.com 2008/10/27 13:57 L X
예 하고 있어요 ^^
conpanna 2008/10/27 00:59 L R X
30개 성공하는 날 지하철 공연 준비해볼까? 내가 플래카드라도 짜서 들고 있을게!
egoing@gmail.com 2008/10/27 13:57 L X
;;
히치하이커 2008/10/28 22:16 L R X
학생 시절 체력장을 할 때부터 지금까지 턱걸이엔 완전 잼병입니다. =_=
egoing 2008/10/29 22:24 L X
최고의 운동입니다. 시작해보세요.
선임 2008/10/29 09:23 L R X
태경 턱걸이 하는군..나도 군대있을떄 좀 하다가 직장생활하면서 못하고..이번에 몸이 안좋아진거 같아서 집앞 초등학교 운동장에 있는 철봉에서 턱걸이 했는데..다음날 부터 일주일동안 팔을 들지 못했다는...ㅋㅋ나도 방문에 철봉을 설치할까??ㅋㅋ
egoing 2008/10/29 22:25 L X
뉘실까? 곧 알게되겠지 ㅋ
나그네 2009/05/14 12:24 L R X
좋은 글입니다
egoing 2009/05/14 14:52 L X
감사합니다.

아이디 :
비밀번호 :
홈페이지 :
  비밀글로 등록
내용 :
 


시간이라는 장사
시간이라는 장사 또 다른 시간의 자신과 경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다 보면
예전에 만들었던 것에 손을 대야 하는 경우가 있다.
흘러간 시간만큼 새로운 것들을
경험했고,
이해했기 때문에
과거의 것들은 이미 조악한 것들이 되어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모니터 밖에 있는 지금의 나는 점령군이 되어
과거의 내가 만든 것들을 거침없이 유린한다.
새로운 코드는 훨씬 빠르게 완성됐고,
과거에 대한 자신감은 세련된 코드를 과시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다.
정작 해결해야 할 문제는 그대로 있거나,
다른 양상으로, 예상 밖의 장소에서 출몰하는 것 아닌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달려드는 문제들의 흔적을
정신없이 처리하면서 도달한 곳은 아뿔싸,
원점이었다.
그제서야 과거의 궤적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마치 어리석은 미래를 예측이나 한 것처럼
커서는 깜빡 깜빡거리며 절망적으로 오르내리는 스크롤을 비웃는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배정한 시간이 훌쩍 넘어서고 있었다.

3개월만 지나도,
자기의 코드는 남의 것이 되어버린다.
과거에 대한 섣부른 자만과
미래에 대한 조급증은
과거의 노력에 비해 터무니 없는 집중력과 시간을 들여
과거를 인수하려 드는 것이다.

현재는 전 인생을 통털어 가장 뛰어나지만,
과거의 밀도는 언제나 현재를 압도한다.
과거가 현재를 가로막아서는 안되지만
현재 역시 과거를 존중해야 한다.

이 바닦에는 레거시(legacy)라는 말이 있다.
레거시란 과거로부터 물려 내려온 '유산'을 의미한다.
좋은 제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여러가지 답이 있겠지만)
레거시를 다루는 솜씨에 달려있다.

과거와 현재의 긴장은 필요하다.
그것이 없다면 미래는 현재에, 현재는 과거에 지배당하고 말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과거와 공존하지 않는 현재는
무의미한 동어반복만을 미래에게 물려줄 뿐이다.

우리는 또 다른 시간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자신과 경쟁 하고 있지만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
2008/06/02 00:12

태그 : , ,
RSS | 한RSS | 구글리더
트랙백 :: http://egoing.net/trackback/704
Tracked from gimmesilver's blog 2008/06/23 17:28 x
제목 : 과거를 존중하는 능력
 얼마 전 이전 회사 팀장님을 만나 저녁 식사와 함께 가볍게 반주를 하....려고 했으나 분위기가 무르익는 바람에 다소 거나한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다. 팀장님 역시 한달 쯤 전에 회사를 옮
Tracked from Read & Lead 2008/07/17 19:14 x
제목 : 물,빛,바람이 그에게 다가왔을 때 그것은 건축이 되었다. 안도 타다오.
안도 타다오 (Tadao Ando)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교회 건축의 1인자. 완벽한 기하학, 자연과의 호응, 유리에 대한 탐구자연의 경건함을 신앙으로 승화시킨 예술투혼 1941년 일본 오사카에서
Read&Lead 2008/06/10 01:25 L R X
레거시를 다루는 솜씨.. 그것이 남의 레거시이건 자신의 레거시이건 레거시에 스며있는 열정과 좌절을 내 안에 품어야 새로운 역사를 그 위에 쌓아올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귀한 글 잘 보았습니다. ^^
egoing@gmail.com 2008/06/11 07:11 L X
예 요즘들어 레거시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내요. 저도 귀한 댓글 잘 받았습니다.
아크몬드 2009/08/24 19:30 L R X
과거의 자신을 좀 더 완벽에 가깝게(^^;) 만들 수 있도록, 순간 순간 노력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going 2009/08/25 10:20 L X
저는 과거의 자신을 만날 때는 좀 더 느슨하고 여유로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대흠 2009/08/24 22:22 L R X
버퍼에 여유가 없으니 4D를 돌리기엔 넘 딸리네요.ㅜㅜ
egoing 2009/08/25 10:20 L X
ㅎㅎ

아이디 :
비밀번호 :
홈페이지 :
  비밀글로 등록
내용 :
 


[PREV] [1] [NEXT]
RSS | 방명록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