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에 해당하는 글4 개
2009/05/27   허무 (6)
2008/09/08   불안 (3)
2008/02/29   빨래엔 피존 (6)
2007/11/06   일상을 지배하는 힘 (13)


허무
허무 월드컵이 끝났다. 사람들은 거리에서 거리로 태극기를 들고 뛰어다녔다. 그가 죽었다. 사람들은 국화를 들고 침착하고 뾰족하게 영정 앞으로 모였다. 두 사건은 만감이 교차하는 근대사의 두 얼굴로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 공통분모도 있다. 허무다.

허무는 마음을 공간에 비유하고, 있어야 할 것이 텅빈 상태로 정의한다. 마음이 텅빈 인간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는가? 좀비가 된다. 지금 내가 그렇고, 아마도 당신이 그럴 것이다. 텅 빈 마음은 공복을 채우는 것에 몰두하게 된다. 그래서 월드컵이 끝난 후, 그가 떠난 후에 마음이 텅빈 사람들은 실성한 사람처럼 쏟아지는 소식들을 과격하게 받아먹는다. 공복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마음을 지배하는 또 다른 힘이 있다. 탄핵과 쇠고기로 촉발된 분노의 배후 말이다. 불안이다. 민주주의가 후퇴할 것에 대한 불안, 내 자식의 몸이 상하게 될 것에 대한 불안. 허무가 채우려는 방향성을 가진다면, 불안은 해소되는 것을 방향성으로 한다. 불안은 허무에 비해서 실천적이고 쉽게 분노가 된다. 해소해야 할 대상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허무는 저 치들이 벌벌 떨고 있는 것처럼 위험하지 않다. 텅빈 마음을 채우는 방법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월드컵은 끝났고, 노무현은 여기에 없지 않은가?

문제는 이 정권이 불안과 허무를 주의 깊게 구분할 정도로 성숙하지 않다는 점이다. 허무와 불안을 동일 선상에 놓고 조지면 허무는 곧 불안이 될 것이다. 제 나라 대통령의 죽음도 애도할 수 없는 지경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한 것으로 인한 불안 말이다. 허무가 불안을 경유해 분노가 되면 그 끝을 짐작조차 할 수 없다.
2009/05/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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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The Blographic 2009/05/28 06:06 x
제목 : 희생
...
Tracked from niceThink 2009/05/28 09:02 x
제목 : 위대한 대한민국
위대한 대한민국은 30년마다 한 계단씩 밟고 올라간다. 그런 계단을 밝고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패러다임이 바뀐다. 이렇게 계단을 하나씩 오를 수 있는 이유는 국민들의 에너지가 30년동안 모아져서 한번에 분출되기 때문인데 이렇게 분출된 에너지는 기득권층에는 상당한 악영향을 행사하게 된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은 잃을 것도 많은 법. 이렇게 모든 것을 어차피 잃을 바에야 모든 것을 걸고 마지막 도박을 하는 것이 낫다. 0% 확률을 50% 확률로 바꿀 수..
Ludens 2009/05/27 12:45 L R X
이놈의 정부가 자꾸 허무를 불안과 같이 취급해서 문제죠-_-;;;
egoing 2009/05/30 16:05 L X
예 걱정되는 대목입니다. 지금 국민들에게는 위로가 필요한데 말이죠. 빰을 때리고 있으니...
맥퓨처 2009/05/27 22:06 L R X
저는 그 종착이 될 분노가 가져올 모습들이 두렵습니다.. 소통이 필요하고 포용와 이해가 필요한 지금 위정자 누구도 그 것에 주목하려 하지 않는군요.. 가슴이 답답하고 슬픕니다..
egoing 2009/05/30 16:06 L X
저도 그래요. 많이 울었습니다. 기분나쁜 사회입니다.
2009/05/29 11:46 L R X
좀비라...
지금의 제 모습이 딱 그렇군요. ㅎㅎ
egoing 2009/05/30 16:07 L X
이제야 좀비 상태에서 슬슬 벗어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온라인에서 정치외에 어떠한 이야기도 하지 않았고, 어떠한 댓글도 달지 않았는데 이제 슬슬 일상으로 돌아갈 때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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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불안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불안도 그렇다. 마음은 불안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향한다. 그런데,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은 물이 품고 있는 위치 에너지의 방향처럼 명백하지 않다. 일본을 충격에 몰아넣은 엽기적인 사건이 있었다. 중학생이 자고 있는 아버지를 칼로 살해한 것. 아이는 아버지와 사이가 좋았기 때문에 그녀의 살의는 분명치 않다. 이 모호한 비극을 불안이라는 관점에서 재구성해보자.

아이와 아버지는 아주 살가운 지간이였다. 그 나이의 아이들이 그렇듯이 아이에게 아버지는 혈육을 상회하는 존재였다. 그러다 아이는 내가 혹시 아버지를 죽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살의는 없었다. 계기도 없었다. 그것은 그냥 떠오른 생각이었다. 아이는 죄의식의 학대를 당하기 시작한다. 아이는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다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의 소망일 뿐, 일단 메아리치기 시작한 생각은 죄의식을 비틀어 꺽으며 도저히 통제가 되지 않는다. 억제할수록 뚜렷한 적의를 품고 집요하게 의식을 괴롭힌다. 아이는 강박적 사고에 갇혀버린 것이다.  벗어나려 몸부림칠 수록 옥 조이는 덧과 같은 것이었다. 죄의식은 오랜시간 아이의 정신을 유린한다. 지칠대로 지친 아이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분명한 방법을 선택한다. 그녀의 손에는 칼이 들려있다.

아이의 선택은 비극적이지만, 불안을 제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불안에 대한 이런식의 해결은 드문일이 아니다. 이를테면 담배를 끊고 싶은 사람이 여기있다. 이 사람의 의식은 담배를 꼭 끊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의식의 통제 밖인 생각은 그의 이번 켐페인도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장담한다. 실패에 대한 불안은 의지를 잠식하기 시작한다. 그는 담배를 계속 피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담배에 불을 당기는 행위를 통해서 명백하게 불안을 해소할 수도 있다.
 

       + 일상을 지배하는 힘

2008/09/0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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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ost 2008/10/13 10:47 L R X
오호 상당히 날카로운 부분이군요. 사는데 도움이 되는 글이요.. 나중에 블로그 글 모아서 산문집이라도 하나 내보아요.
egoing 2008/10/13 14:55 L X
아마 당신 한명 사줄 듯. (당신은 살까? ㅋ)
손님 2009/02/23 00:36 L R X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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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엔 피존
빨래엔 피존

요즘 들어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금속성 물체를 잡기 전에 손톱으로 새게 팅겨보는 것이다.
정전기 때문.
실제로 정전기가 자주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정전기의 자극이, 손가락과 금속 간 충돌의 아픔보다 큰 것도 아니다.
경제적이지 않은 이 퍼포먼스를 하는 것은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이 구체적인 고통 이상의 공포이기 때문이다.
의도적인 충돌은 그 강도나 시점을 예측할 수 있지만,
정전기는 예측불가이며 느낌 또한 낯설다.
사람의 마음은 불안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런 점에서 피존은 불안을 겨냥한 제품이다.
그리고 불안을 고객으로 하는 비즈니스는 결코 망하지 않는다.

+ 일상을 지배하는 힘

2008/02/2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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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퓨처 2008/02/29 11:55 L R X
저도 정전기의 자극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현관문 등을 잡을 때는 반드시 손가락을 먼저 대 보곤 합니다..
불안을 고객으로 하는 비즈니스가 망하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그 비즈니스가 불안을 해소하는 pain killer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죠.. 그런 점에서 피존의 예시는 머리에 쏙 들어오는군요.. :)
egoing 2008/02/29 12:08 L X
정전기 너무 싫어요 ㅠㅠ
shumahe 2008/03/01 00:26 L R X
피죤을 하면 많이 줄어들긴하나요??
정전기의 강도가 줄어드는건지...흠..어떻게 하길레..
갑자기 궁금해 졌네요 ㅎㅎ
egoing 2008/03/02 09:48 L X
그러게요. 정전기에는 피존이라는 도식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것이 얼마나 근거 있는 것인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알고 싶어요 ;;
mepay 2008/03/02 00:04 L R X
피죤은 향기는 좋지만, 먹을순 없는것이죠.
뭔소리래~ -_-a
ㅎㅎ
egoing 2008/03/02 09:49 L X
우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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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지배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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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과 불안












2007/11/06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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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FLOWer 2007/11/06 07:16 L R X
웹브라우저를 열고 한참동안 멈춘채로 곰곰히 되네이게 하는 글이네요. 단 두 단어로 이렇게 오래 생각해보기도 오랫만인 것 같습니다.
egoing 2007/11/07 23:28 L X
^^
J.Parker 2007/11/06 08:40 L R X
많이 먹게되는 습관과 살찌겠다는 불안감...^^;
잘 지내시죠~~ 11월이라 그런지 제법 쌀쌀한 날씹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egoing 2007/11/07 23:29 L X
J.Parker님도 건강 조심하세요. 저는 장염에 걸려서 2틀을 병가냈습니다. ㅠㅠ
J.Parker 2007/11/08 10:41 L X
이런.. 장염이라니.~ 고생하십니다.
빨리 쾌차하시길 빌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mepay 2007/11/06 10:45 L R X
습작과 불만
egoing 2007/11/07 23:29 L X
그것이 창작을 지배하는 힘이군요!!
GNomAGa 2007/11/06 16:31 L R X
짧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egoing 2007/11/07 23:30 L X
^^
CK 2007/11/09 16:41 L R X
플래시로 동영상 뜨는 줄 알고 한참 기다렸음... 살짝 낚였다 ㅋ
egoing 2007/11/10 09:39 L X
후후
mine 2007/11/16 00:11 L R X
우연히 들렀다가 흠씻 놀라고 갑니다..
제 일상도 저 두가지 빼고나니 별로 남는 게 없네요.
마음이 헛헛해요.
egoing 2007/11/16 00:13 L X
너무 선문답 같아서 다음에는 자초지정을 적어볼 생각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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