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에 해당하는 글3 개
2008/12/08   아버지 (9)
2008/06/09   정의? (4)
2007/08/26   감정의 의외성 (6)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는 나에게 어떤 사람일까?
당신은 그 또래에, 그 커뮤니티에서는 달변의 축에 드는, 말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변변치 않은 아들 놈이 꿈을 이야기 할 때
단 한 번도 화제를 돌린 적이 없다.
오늘 나는 가장 최근에 업데이트된 허무맹랑한 꿈을 이야기했고,
당신은 역시나 진지하게 나의 꿈을 경청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꿈에 대해서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사업 비스무리한 것을 한다고 청주에서 두문불출할 때
압도적인 고독으로부터 나를 지켜준 것은 아버지의 귀였다.
당신과 나는 동네 뒷산을 오르내리면서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 꿈은 어제도 오늘도 그게 그거인 이야기였지만,
우리는 마치 새로운 이야기인 양 매일 매일 이야기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났고,
그 꿈은 여전히 그게 그거였다. 하지만
매우 단단해져 있었다.

나는 언제든지 아버지에게 나의 꿈을 이야기할 수 있고,
아버지의 귀는 나도 모르던 나의 생각을 들려준다.
당신은 나를 통해서 꿈을 꾸고 있지만,
나의 방식을 통해서 꿈이 실현되기를 원한다.
우리는 동업자다.


2008/12/08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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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Inuit Blogged 2009/03/11 22:39 x
제목 : 아들의 첫 job
#1 진도는 느려도 글쓰고 있는 중입니다. 거의 대부분 작업을 주말에 합니다. TV를 안 보는 저희집은 거실이 서재지만, 조용한 공간이 필요합니다. 아들 방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2 빌리는 김에 아이에게 임무를 줬습니다. 제 글작업의 조수가 되어달라고. 격물치지님과 이야기하다 얻은 아이디어입니다. 보수는 책에 이름 넣어주고 감사의 뜻을 표하는 걸로 했습니다. 아이는 좋아라 합니다. #3 주 임무는 주말되면 방을 작업상태로 전환하는겁니다. 산란함..
ghost 2008/12/08 13:25 L R X
부럽심... 진심으로... 이블로그 글들 모아서 책으로 내보삼 ㅎㅎㅎ
egoing 2008/12/08 18:55 L X
^^
Flu 2008/12/08 22:52 L R X
진심으로 부럽습니다.
저는 꿈 얘기를 하면 아직도 아버지와 싸우게 됩니다.
좋은 방법 없을까요.
egoing 2008/12/10 16:48 L X
사실 몇일을 고민했는데요. 어떻게 답변을 드릴까? 그래서 다른 댓글에 대한 답변도 줄줄이 밀렸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또 저도 처음부터 아버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것도 아니구요. 저나 아버지나 지극히 평범한 보통의 사람들입니다. 다만, 제가 똑똑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고, 상황이 그렇다보니 부모님이 용인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저의 진로가 변경되었고, 그 과정에서 작은 의미들이 아버지에게 전달되면서 신뢰가 쌓인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학업을 그만둘 때, 저는 자퇴를 선언한 것이 아니라, 다른 공부를 하고, 그게 직업이 되는 과정을 거쳐서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특히나, 제가 본문에서 언급하고 있는 청주에서의 긴 시간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더 없이 값진 시간이었죠. 아버지는 제가 처해있는 상황과 그 상황에서 제가 왜 그런 진로를 고집할 수 밖에 없는지를 느끼셨을 것이고, 저는 또 부모님의 바람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상황적 강요?(청주에 있을 수 밖에 없는)에 의해 할 수 밖에 없었죠. 결국 대화와 시간 그리고 서로 용인할 수 있는 범위에서의 자연스러운 전환이 저의 경우에는 해답이었을 것입니다. 힘내시고, 많은 시간을 가져보세요. 부자간에 꿈을 공유하면,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최고의 조력자가 생깁니다.
Flu 2008/12/10 19:32 L R X
저는 좀 더 아버지의 꿈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답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inuit 2009/03/11 22:41 L R X
특히 어느정도 성장해서 아버지와 충분한 대화를 한다는건 대단한 의미같습니다.
두분 모두에게 잊지 못할 시절아닐까 싶어요.
더불어, egoing님의 비범함이 아버님을 닮은게 아닐까 싶어집니다. ^^
egoing 2009/03/12 09:56 L X
비범하긴요. 과찬은 칭찬으로 감사히 듣겠습니다. ^^ 요즘은 서울에 있으니까 그렇지 잘 못하는게 아쉽내요. 이 번주에는 청주에 다녀와야겠습니다.
대흠 2009/09/20 12:21 L R X
귀 하나로 아들을 키우신 멋진 분!! ^^
egoing 2009/09/20 15:30 L X
아 멋진 말이내요. 귀 하나로 아들을 키우다 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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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정의? 전화가 온다. 아버지다. "아들아 시위 현장에는 가지 말아라. 알았지?" 아버지의 말 속에는 근심이 한가득 이다.  조금 우쭐해진다. 아버지는, 아들을 꽤나 정의로운 사나이로 인정하고 있었다. 사실 제 양심 하나 건사하지 못하는데 말이다. 당신의 말씀을 듣고보니 집회에 참석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나는 아버지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기로 했다. 물론, 당신께서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 내 몸 하나 건사하는 데는 기똥차니까. 무엇보다, 나는 실력행사를 존중하지만, 평화롭게 나의 목소리를 알리는데 (아직까지는)방점을 찍고 있으니까.

선량한 부모님에게 좀더 만만한 나라를 물려드릴 책임은 예나 지금이나 젊은 자식들의 몫이었다.
2008/06/09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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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ay 2008/06/09 05:43 L R X
저도 얼마전에 다녀왔습니다.
여인과 함께 가보면 좋을것 같더군요. 분위기가
나름 좋았습니다. ㅎㅎ^^
egoing 2008/06/09 10:16 L X
그렇더라구요. 볼꺼리도 풍성하고 좋았습니다.
미유 2008/06/09 11:05 L R X
울엄마는 저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더라구요ㅡ,.ㅜ
egoing 2008/06/09 11:34 L X
미유님 어머니도, 미유님을 정의롭다고 믿고 계시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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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의외성
감정의 의외성

#1

날씨는 덥고 훈련은 무료했다. 강당 입구에는 지루함을 견뎌보고자 예비군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담배를 태우고 있다. 입구에서 약간 떨어진 나무그늘 아래에는 동대장들이 들으나 마나 한 시시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동대장:훈련 교관) 한 예비군이 동대장들의 일단을 향해 걸어간다.

"조퇴를 좀 해야겠습니다"

시간은 4시. 5시면 훈련이 끝날 터였다. 동대장 중 한 명이 갸우뚱하며 묻는다.

"한 시간 후면 훈련이 끝나는데 좀 기다리시지 그래요?"

"아버지가 돌아가셔서요"

예비군의 안면은 초점이 다소 흐려졌을 뿐, 어떠한 감정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순간 동대장들은 동요하기 시작한다. 귀동냥으로 사정을 엿듣던 나도 마찬가지였다. 모르는 사람의 뜻밖의 불행도 그랬지만, 어떠한 감정도 흘리지 않는 예비군의 모습은 그를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의 마음을 분주하게 했다. 나는 도저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수 없었다. 서둘러 강당으로 돌아왔다. 머리가 복잡하다. 예비군은 전파를 수신하지 못한 브라운관을 가득채운 수많은 실밥 한 가운데 검은색 불량화소처럼 요지부동의 자세로 서 있었다. 그는 곧 오열할 것이다.


#2

내일모레 군입대를 앞두고 고장 난 이빨을 수리하러 치과에 가는 길이다. 아버지와 나는 오히려 평소보다 유쾌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매일 지나가던 익숙한 길이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좋은 기분이다. 얼쿠! 과속방지턱을 미쳐보지 못했던 나에게 노면의 굴곡이 그대로 전달된다. 그 순간 왈 콱 눈물이 쏟아져버렸다. 나는 재빨리 눈물을 훔친다. 왜 이러지? 입대를 앞두고 아무런 감정의 동요를 느끼지 않던 나를 내심 든든하게 생각하던 차였다. 그러나 눈물은 끝내 멈추지 않았다. 아버지가 발견할 때까지..... 아버지는 털털하게 웃어 보였지만, 우리는 치과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3


내일 군입대를 앞두고 나는 가까운 친지에게 전화로 인사를 한다. "저 내일 군대 가요" 똑같은 맨트와 똑같은 반응이 막 지루해지던 참이었다.

"여보세요"

저쪽에서 이모의 음성이 들려온다.

"이모 잘 계셨죠? 저 태경인데요. 저 내일 군대가요"

나의 목소리는 권태롭게 느껴질 정도로 차분했다.

"어 태경아. 군대 간다고?"

왈 콱 전혀 예지하지 못했던 울림이 목젓에서부터 느껴지면서 요동치기 시작한다. 불과 1초가되지 않는 사이 나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전화통을 붙잡고 있었다.

"ㅇ..."

더는 말을 잊지 못했다. 목이 매인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이모.
나에게 서수를 붙이지 않은 이모는 셋째 이모를 의미한다. 88년 전까지 이모부는 청주에서 손꼽히는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이모부의 회사에서 총무라는 직책을 맡고 있었다. 철제를 가공하던 이모부는 전자업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당시 어렸던 나는 공장에서 부지런히 납땜을 하던 누나들의 손놀림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희망은 오래가지 않았다. 자세한 사정은 알지 못하지만,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윤가라는 사기꾼과 상공회의소의 고위인사가 개입하면서 급기야 부도를 맞게 되었다. 이모부의 전 재산은 증발했고, 얼마 후 이모부도 세상에 안 계셨다. 파국은 우리 가족이라고 비켜가지 않았다. 아버지 역시 전 재산을 담보로 내놓았던 것이다. 우리는 칡 흙같은 어둠을 틈타 대전 큰 이모 댁으로 야간도주라는 것을 했다. 누나와 나는 맡겨졌고, 아버지는 유치장이라는 곳을 다녀왔고, 엄마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했다. 그러나 나는 아버지와 엄마가 이모부를 원망하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당신들은 혼자가 된 이모를 언제나 걱정했다. 이모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시 고3이었던 이모의 아들인 사촌형은 삭발을 했다. 전교일이 등을 다투던 형의 친구는 서울대 법대를 차석으로 들어갔지만, 형은 그러지 못했다. 아버지는 돌아가신 이모부를 대신해서 형의 입학식과 졸업식에 참석했다. 형은 처음부터 나의 정신적인 맨토였고, 내가 서울 생활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비좁은 옥탑방의 한구석을 흔쾌히 내어주었다. 이제는 그 때의 충격에서 벗어나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지만, 그 당시의 아픔은 어렸던 나에게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서로 의지하면서 시련을 함께 극복한 이모는 단순히 '친척'이라는 어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그것은 애뜻하고, 가엽고, 감사하고 와 같은 복잡한 수사로도 잘 설명이되지 않는 무엇이다.

"태경아 잘 갔다와"

".ㅇ..ㅕ.ㅣ..."


나는 바보같이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2007/08/2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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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zche 2007/08/27 00:39 L R X
누구에게나 시시콜콜 말하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나름대로의 사정을 겪고, 치유하고, 다시 원래의 생활을 찾아가고... 그러는거 같아요. 다시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절이지만, 지금이니까 다시 곱씹어 볼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egoing 2007/08/27 09:33 L X
맞아요. 그리고 저런 가혹한 과정을 통해서 가족들은 휠씬 견고해졌구요. 제가 진혁이를 이뻐하는 것도, 누나랑 같이 고생한 경험이나, 가족의 소중함 이런 것들의 결과이구요.
time0808 2007/08/28 00:03 L R X
태경님 얼~~라를 나~~아보삼 더 이쁘지롱~~~!!ㅋㅋ 안녕 주무세요 (예의 바르게) 꾸벅
egoing 2007/08/28 00:41 L X
예 타임님도 안녕히 주무세요. ^^
xizhu 2007/08/28 10:46 L R X
마음이 번쩍 뜨이는 글, 잘 읽고 갑니다
egoing 2007/08/28 13:54 L X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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