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에 해당하는 글4 개
2009/08/11   이야기 전쟁 (11)
2009/04/02   식별자 2 (10)
2008/08/14   구글과 애플 (12)
2008/05/23   애플의 디자인 (12)


이야기 전쟁
이야기 전쟁 구글을 이야기 할 때 항상 따라다니는 기업이 있다. MS다. 구글은 거대독점기업 MS의 대척점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야기의 골격은 이렇다. 가난한 대학원생 둘이 있었다. 이들은 알고리즘 하나로 거악 MS와의 성전에 나선다. 마침내 MS의 갖은 딴죽을 물리치고 새로운 유토피아를 건설한다. 구글의 신화는 기승전결의 안정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권선징악을 통해 구글이 MS를 이겨야 하는 당위까지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재미나기까지 하다.

이야기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지배한다. 그리고 세상은 사람들이 '원하는'대로 움직인다. 그래서 시청자 게시판에는 미저리적 욕망이 가득한 것일테고, 정치는 이토록 사회를 분열시키는 것실께다. 구글과 MS의 대립구도는 흥행성을 두루 갖춘 올림픽이면서 드라마다. 물론 불리한 것은 MS다. 이 회사는 비대한 신체의 신진대사를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적을 만들었고, 너무나 익숙해져서 새로울 것이 없는 중년의 배우가 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중년 배우가 다 MS같은 것은 아니었다.

잡스는 달랐다. 잡스의 유명한 스탠퍼드 연설은 야이기 꾼으로서 잡스의 천재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불우했던 치부를 드러낸다. 그는 우리와 똑같거나, 우리보다 못한 사람이었지만, 마침내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자기 입으로 주지시키지 않음으로써 주지시킨다. 사실 잡스의 인생에서 별볼일없던 시절은 길지 않았고, 그가 경험했다는 불행은 보통사람의 불우를 크게 상회하는 것도 아니었다. 드라마틱함은 불행과 행복의 위치에너지가 만들어내는 운동에너지라는 점을 잡스는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MS에겐 무대는 없고 배역만 있다. 그래서 MS는 구글과 애플의 무대에 악역으로 출현할 뿐이다. MS입장에선 참 안타까운 일이다. MS가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서 경쟁자를 밥먹듯이 후려친 것이 사실이지만, 이것은 MS만의 책임이 아니다. 모든 기업은 독점을 욕망한다. 그런 점에서 독점을 견제하는 것은 시장과 경쟁자의 고유한 역할이다. 또 구글이나 애플이 MS만큼 사회공헌을 많이 하고 있느냐면 또 그렇지도 않다. 특히 애플인민공화국의 잡스중심의 전제군주주의나 자폐적인 쇄국정책은 정말이지 밥맛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S는 욕을 먹는다. 구글과 애플이 MS에게 감사해야 할 대목이다. 만약 이들에게 MS가 없다면 발명해야 했을 것이다. 또 MS가 구글과 애플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분야에서는 MS가 도전자다. 이를테면 게임기 시장에서는 MS가 구글이다. MS의 XBOX는 플래이스테이션을 누르고 게임산업의 본좌에 올랐다. MS의 기세는 여전히 대단한 것이다. 하지만 MS에 대한 세상의 시선은 싸늘하다. 악역의 재능은 더 큰 혐오를 불러오는 초라한 것이다.

노대통령의 운구식에 참석한 우리 일행은 인파의 규모를 두고 옥신각신했었더랬다. 30만이라는 둥 50만이라는 둥….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이것 참 공허한 힘 낭비다. 군중 속에 하나의 점으로 존재하는 개인이, 가시거리 밖까지 넘쳐나는 거대한 면인 인파의 수를 파악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이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수는 손가락과 발가락의 합을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거대기업의 비린내 나는 전쟁에 대해서 나 같은 개인이 알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다. 단지 들리는 풍문에 의지해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논리적인 완결성을 갖춘 이야기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지금 MS에게 필요한 것은 엔지니어가 아니라 자기소개서를 멋들어지게 써줄 작가가 아닐까? 이야기 전쟁.



        + 잡스의 스텐퍼드 졸업연설



2009/08/1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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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Saltern of Knowledge 2009/08/14 14:54 x
제목 : zb5team의 주간 e-바닥 관전기 14번째
▶ UCC, 걸림돌 치우고 프리미엄으로 간다 잠깐동안이지만 반짝 했던 동영상 관련 서비스들이 조금씩 모델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는 기사입니다. 그런데 기사를 읽고 난 후 뭔가 빠진 느낌이 들더군요. 제목은 UCC라고 뽑아놓고 내용에는 정작 UCC에 대한 얘기가 아니더군요. 그냥 기존 동영상 관련 업체들이 이제는 웰 메이드 콘텐츠 유통 사업으로 방향 전환이 되서 수익 좀 낸다는 것뿐이네요. 저작권으로 인해 앞으로 진정한 UCC라는 건 쉽게 등장하지 않을..
멜로디언 2009/08/11 16:41 L R X
ㅋㅋ 재밌게 읽었어요. 어디서 작가를 데려와야 하나? 흐흐
egoing 2009/08/12 01:17 L X
:)
Gloridea 2009/08/11 20:19 L R X
그런 일에 맛을 들이기 시작하면 회사는 상당한 위험한 방향으로 갈 수도 있죠. :) 그런 일이 쓸모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유효하니까.

MS의 분위기를 잘은 모르지만, 지금까지 하던대로 하는 게 가장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egoing 2009/08/12 01:18 L X
그러내요
안냥 2009/08/12 01:54 L R X
답례 왔습니다. :-)
상관없는 글에 덧글 다는 모양새가 됐는데, 남겨주신 덧글 고맙습니다.
MS며 구글이며 포스트를 읽는 동안 친구녀석이 생각났는데, 아니나 다를까 여기에 친구 흔적이 있네요 ㅎㅎ
다음에 또 뵙죠!
egoing 2009/08/15 10:05 L X
멜로디언님의 블로그에 따르면 댓글링 하신 때와 제가 답글링하는 지금 사이에 꽤 멀리까지 가셨나보내요. 객지에서 건강하시고, 의미심장한 경험 많이하고 오세요. :)
ricale 2009/08/12 16:57 L R X
'드라마틱함은 불행과 행복의 위치에너지가 만들어내는 운동에너지'
멋진 문장이네요.
egoing 2009/08/15 10:17 L X
감사합니다 :)
leezche 2009/08/16 01:31 L R X
복잡한 이야기는 뒤로하고...
제발 디자이너나 좀 뽑아줬으면... ㅠ ㅠ;;; 죽것소
(모임 한번 안하려나.. 추진해 볼끄나.. )
egoing 2009/08/22 00:15 L X
구글러는 강인해야죠. ㅎㅎ 봅시다 곧
n0lb00 2009/12/11 01:04 L R X
계속 지켜보고 있지만 당신이라는 사람 정말 놀라운 사림이예요. 깜짝 깜짝 놀랄 정도로... 놀라운 통찰력과 휘날리는 어휘력만을 보더라도 섬찍할 정도입니다. 계속 이 능력을 발휘하여 다른 모든 사람에게 영감을 주시길 바랍니다. 5년뒤에 어떤 모습일지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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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별자 2
식별자 2 왜 코드는 저렇게 하나같이 위압적인 검정색일까? 지들끼리 복잡하게 꽈리를 틀고 있는 와중에 어떤 선의 시작점이라도 찾을려치면 낚시 하듯이 선을 당기면서 아래 위를 번갈아가며 확인해야 한다. 이거 참 귀찮을 뿐 아니라 위험천만한 일이다. 착오로 다른 선이라도 뽑으면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애플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독보적이다. 애플의 코드는 혼자서 하얀색이다. 멍청한 검정색들이 알아서 애플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있는 셈이다. 나라면 회사 제품의 모든 코드에 동일한 색상을 적용하면서도, 제품별로는 서로 다른 패턴을 디자인 하겠다. 이렇게 하면 회사의 아이덴티티는 통일하면서도 제품별로 식별할 수 있다. 아비규환의 복잡함 속에서 그 회사의 코드는 혼자서 발광할 것이다.


      + 식별자
      + 오픈캐스트 제목 비법 :: 이 글의 취지와 비슷한 글. 이하 동문
      + 삼성타워와 진상
  
2009/04/0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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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짹 2009/04/02 09:02 L R X
전 파란색... (응?)
egoing 2009/04/02 19:07 L X
맥시코 바다 색이군요 ㅎ
Gloridea 2009/04/02 13:22 L R X
오호 +_+ 좋은데요?
egoing 2009/04/02 19:07 L X
그런가요? ^^
laziel 2009/04/02 16:07 L R X
전자제품의 전원케이블이 검은색인 이유는 '눈에 덜 띄게 하기 위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몇년간 전자제품의 색상이나 디자인이 다양해지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만 불과 5~6년전만 해도 TV,냉장고,PC과 같은 일반적인 전자제품의 외관 색상은 대부분 회색조(Grayscale)를 벗어나지 못했죠 (선풍기와 전열기와 같은 계절제품은 다소 차이가 있었습니다만은).

그런 곳에 전원케이블이 빨강, 파랑, 노랑 다양한 색을 입혀서 달려있다면 굉장히 눈에 띌겁니다. 주인공인 '본체'가 동작하도록 해줘야 할 주연이 더 튀게 되는거지요. 그래서, 본체가 어떤색이 되었든 어울리며 쉽게 눈에 띄지않고 여러개가 뭉쳐있어도 그냥 시선을 잘 받지 않을.. 투박한 검은색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애플의 제품이 광택나는 하얀색 디자인이 주를 이루는 것을 생각하면, 케이블이 하얀색인 것은 필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원케이블 뿐만 아니라 USB도, 스피커 연결선도, 마우스와 키보드 선도, 전화선도 모두 검은색이죠. 랜선만 유일하게 조금 튀어서 회색. 아마 앞으로도 빨강, 파랑, 노랑 케이블이 보편화 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선 송전도 근미래에 상용화 될 수 있겠다 하는 시대에, 케이블 선(wire) 그 자체가 주목받게 될 일은 더더욱 없겠지요.

결코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었)지만, 거의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고 끝내 소멸해 갈 물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현대에서 코드(케이블)은 물, 빛, 공기에 견주어도 될 만큼 지극히 흔하고 자연스러운 존재지만 별로 그 존재를 감사하게 여기는 사람은 없겠죠? :)
egoing 2009/04/02 19:08 L X
오호 생각하지 못한 관점. 적극 지지합니다. 그럼 이렇게 하면 어때요? 시작점과 끝점에 서로 식별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거죠. 그 문양을 선으로 확장하지 말고, 플러그부분으로 제한한다면 어떨까요?
laziel 2009/04/02 19:40 L X
모니터 케이블은 끝부분이 파란색, 키보드는 연보라, 마우스는 연녹색이죠. 케이블은 아니지만 스피커 포트는 연두색이고 마이크 포트는 연분홍이구요.

그런식으로 뭔가 끝 부분만 식별가능한 색으로 하는것도 좋은 아이디어네요 :)
ghost 2009/04/03 10:42 L R X
서지오...는 하얀색인디요? 흠 선구분을 위해서 저희집에서는 콘센트 쪽 코드에 전출지를 붙였지요. 이건 티비용이다 비디오용이다 등등
laziel 2009/04/03 14:28 L X
저희 집도 견출지로 써 붙입니다. 케이블마다 어댑터마다 이건 어느 제품에 연결하는거다 하구요 ㅎㅎ
egoing 2009/04/06 10:15 L X
견출지 오~ 쿨하지는 않지만 좋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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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애플
구글과 애플 말하자면,
구글은 보디빌더고,
애플은 성형미인 같다고 할까?

구글은 새로운 창의력으로 충만한 괴짜 기업이 아니다. 구글의 영혼은 역시 검색엔진인데,이 것은 구글이 고안한 것이 아니다. 단지, 기가막히게 잘 찾아줄 뿐이다. Gmail도 그렇다. 지메일이 대단한 것은 지금 이 시각에도 올라가고 있는 그 엄청난 용량이다. 구글의 경쟁력은 역시 그 우람한 (기술적)근육에 있는 것이다. 그들의 철학은 심플하다. 엔지니어링적인 아름다움의 극대화에 모든 것을 집중하는 것이다. 그들은 그간 디자인너라는 선수들이 어렵게 구축한 아름다움에 대한 보편성을 깡그리 무시하고, 촌스러움으로 일관하고 있다. 구글의 디자인은 작다, 빠르다, 많다, 크다와 같은 숫자 외에는 관심없다는 듯 딴청을 부린다. 우리는 아름다움에 대한 새로운 보편성의 출현을 목전에 두고 있다.

애플의 경쟁력은 구글에 대한 날카로운 대척점에서 발견된다. 그들은 아름다움에 대한 보편성을 결코 역행한 적이 없다. 그들은 아름다움에 대한 보편성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묻는다. 그 과정에서 적발되는 소위 특수성, 개성으로 불리는 모든 요소는 살처분된다. 이것은 예술적인 우아함이라기보다, 공학적인 무시무시함에 가까운데, 그 결과 남는 것은 아름다움을 구성하는 앙상한 뼈대다. 소비자들은 저 마다의 개성을 투영해 골격에 살을 더한다. 애플의 아름다움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디자이너의 주관적인 개성을 억제하고, 보편성을 극대화하는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것이다.

두개의 기업은 아름다움에 대한 두가지 태도를 보여준다. 구글은 고집스럽게 자신의 덕후스런 특수성을 관철시키고 있고, 애플은 디자이너의 개성을 억제하고, 소비자들이 품고 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보편성을 잡스스럽게 관철시키고 있다.

좌구글 우애플을 지형으로 하고 있는 미국 IT 시장의 경쟁력은 다양한 철학의 공존이 아닐까?
2008/08/14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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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ego + ing 2008/08/14 23:36 x
제목 : 애플의 디자인
어제 코엑스에서 친구가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포트를 2만 5천 원인가를 주고 구입하는 것을 보고, 애플을 향해 상욕을 했다. 도대체가 양심이 있어야지, 지들이 독자적인 스팩 때문에 생고생하?
Tracked from sanxiyn's me2DAY 2008/12/15 20:04 x
제목 : 서상현의 생각
구글의 경쟁력은 역시 그 우람한 기술적 근육에 있는 것이다.
Tracked from dahlia's me2DAY 2008/12/16 11:34 x
제목 : 홍민희의 생각
Google과 Apple
Tracked from keizie's me2DAY 2009/02/16 17:18 x
제목 : kz의 생각
웹서비스 기획을 보면 재미를 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군더더기로 보여서 (기획자의 수고로움을 가벼이 보는 게 아닐까 하면서도) 거슬린다. 어떤 글에서 지적하듯 기술적 아름다움은 단 하나의 특성을 극대화하는 데서 오는 게 아닐까?
nooe 2008/08/15 16:42 L R X
와. 재밌는걸요. ego + ing님의 글 매력있습니다.
egoing 2008/08/15 19:06 L X
재미있으셨다니 좋내요 ^^
꿈트리 2008/09/22 20:04 L R X
잼있는 글 잘 봤습니다.^^
적절한 비유 참 재미 있네요.^^
egoing 2008/09/22 23:32 L X
감사합니다. ^^
miriya 2008/09/23 11:40 L R X
와~ 깔끔하게 비유해서 잘 정리해주셨네요^^
egoing 2008/09/24 10:08 L X
감사합니다
노지훈 2008/11/24 22:41 L R X
하하하 재미있는 비유네요. 두 거대 기업의 미묘한(?) 차이를 확실히 느낄수 있는 글인것 같습니다.
egoing 2008/11/25 22:04 L X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UnknownArt 2009/10/17 06:44 L R X
사물을 꽤뚫어보는 시각이 참 남다르십니다. 글 잘읽고 있습니다.
egoing 2009/10/17 09:18 L X
과찬이십니다. 감사하고요 :)
daemori 2010/01/03 01:14 L R X
탁월한 비유십니다. 애플과 구글의 공통점은 영리하다는 점과 욕심이 끝이 없다는 거지요.
egoing 2010/01/03 03:12 L X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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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디자인
애플의 디자인 어제 코엑스에서 친구가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포트를 2만 5천 원인가를 주고 구입하는 것을 보고, 애플을 향해 상욕을 했다. 도대체가 양심이 있어야지, 지들이 독자적인 스팩 때문에 생고생하는 사용자들을 위해서 케이블을 제공하지는 못할망정 2천 500원이면 적당할 젠더를 2만 5000원에 팔다니! 라며 오지랖 넓게 분을 풀었지만, 사실 기업의 입장에서는 할만하니까 하는 것이다.

수백만원짜리 명품도 팔만 하니까 파는 것이고,
수억짜라 자동차도 팔만 하니까 파는 것이다.
문제는 살만하지 않은데 사는 소비자의 욕망이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왜곡된 욕망을 부추기는 사회다.
어쨌든 이런 문제를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고
애플과 디자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오늘날 애플이 산업에 미친 결정적인 공로는 디자인의 중요함일 것이다. 잡스가 지독스럽게 관철한 디자인에 대한 아집은 부가적으로 치부 대던 디자인을 산업의 한 축으로 재편하고 있다. 애플 디자인의 경쟁력은 단지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매우 탄탄한 법칙 위에 서 있다. 간결함과 통일성을 중시하는 애플의 디자인은 물론, 세계최고의 디자이너들이 설계했다. 그러나 그들이 제시하는 도면을 실제 제품에 적용하면, 보통능력의 디자이너도 보통 이상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수 있다. 마치 얼굴선은 김태희, 코는 전지현, 눈은 송혜교 이런 식의 조합이 가능하도록 모듈화, 절차화된 것이다.

애플은 미의식의 메커니즘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사실 근본 없이, 미의식을 조작한다고, 오래가는 아름다움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절세미인이라도, 인간성이 시궁창이고, 지성이 자갈 같다면 아름다움은 곧 추잡한 것이 된다. 제품도 마찬가지다. 제품의 완성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아름다운 디자인은 속물처럼 악취가 난다. CD를 제일 먼저 제거 한 것도 애플이었고, 하드디스크보다 훨씬 빠른 SSD를 장착한 것도 애플이었다. 이러한 공격적 행보는 사실 이미 시장 선도적 지위에 올랐기 때문에 기능한 일이지만, 동시에, 공격성이 없었다면 시장을 선도하지 못했을 것이다. 구글의 초현실적인 촌스러움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미의식이란 아름답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가치 있기 때문에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기술적 혁신이야말로, 애플의 디자인을 더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 미의식
2008/05/23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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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ego + ing 2008/08/14 23:37 x
제목 : 구글과 애플
말하자면, 구글은 보디빌더이고,애플은 성형미인 같다고 할까?구글은 새로운 창의력으로 충만한 괴짜 기업이 아니다. 구글의 영혼은 역시 검색엔진인데,이 것은 구글이 고안한 것이 아니다. 단
Tracked from heycalmdown's me2DAY 2008/12/16 12:08 x
제목 : 헤이의 생각
구글의 초현실적인 촌스러움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미의식이란 아름답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가치 있기 때문에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 홍민희님의 소개로 찾아간 곳에서 읽은 글.
mepay 2008/05/24 20:51 L R X
글이 아름답군요.
egoing 2008/05/25 09:33 L X
감사합니다. ^^
비밀방문자 2008/05/25 08:06 L R X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going 2008/05/25 10:21 L X
저에게 무언가 실망하셨나보군요.
GNomAGa 2008/05/25 11:04 L R X
애플은 디자인과 UI를 통합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주고 싶습니다. 또한 그네들의 절제(과감히 줄여버리는)에서 오는 아름다움은 다른 기업들보다 향상 한박자 빠른 행보를 보여왔지요... 그 이면에는 애플빠라고 할 정도의 지지세력의 도움도 컸다고 생각됩니다.
egoing 2008/05/26 21:42 L X
오늘날의 중요한 현상들의 한가운데에는 예외없이 '빠' 혹은 '까'라고 불리우는 사람의 마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지세력 못지 않게, 비토 세력과의 가벼운 갈등 역시 애플의 끈질긴 생명력을 연명하는데 중요한 동력이 된 것 같기도 하구요. 애플을 MS, IBM의 대척점에 있게 했으니까요.
미구엘 2008/05/26 08:12 L R X
맞습니다. 이 블로그의 힘은 '가운데쓰기'와 '폰트구사'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두가지는 이고잉님이 펼쳐보이는 생각의 깊이를 더 돋보이게 만드는 장치일 뿐입니다.
너무 멋지세욤...~
egoing 2008/05/26 21:43 L X
아 그런가요? 부끄럽내요. ^^
레이 2008/05/26 10:24 L R X
저도 처음에는 상욕을 했지만... 애플 마니아가 되고 나면 그냥 암 소리 없이 사게 되더라고요(!). 지난 번엔 아이팟터치가 얼마나 사고 싶어서 들었다놨다 했었는데... ㅋㅋ
egoing 2008/05/26 21:43 L X
저는 주위에 칫솔님이라는 거대한 얼리 아답터 분이 계셔서 대리만족하고 있습니다. ㅋㅋ
히치하이커 2008/05/28 00:07 L R X
아무리 디자인이 좋아도...전 이해가 잘 안 가더라구요. ^ ^;
오히려 아집과 독선을 따지자면 애플이 마소보다 더한 듯 한데, 단지 마소의 독점에 대항하는 존재라고 너무 추켜세워주는 것도 같고요. 쩝.
egoing 2008/05/29 09:20 L X
주류에 대한 대척점을 못해서 안달인 이규가 바로 그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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