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이 도시의 가장 큰 질병은 이웃혐오다. 식자들은 이게 다 개인주의 탓이라고 한다. 천만에! 개인주의가 이웃사촌을 해체할지는 모르지만, 이것이 이웃의 혐오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그럼 무엇 때문에 우리는 이웃을 혐오하게 되었는가? 내 집에는 에어콘이 없다. 그러니 여름이 되면 창을 열어야 한다. 문을 열면 에이컨이 없는 이웃의 각박한 생활이 들리고, 에어컨 있는 이웃의 실외기 소리가 들린다. 에어컨이 없어서 기본적으로 육체적 짜증을 깔고 있는 이웃들은, 일반적으로 에어컨이 아니라도 짜증낼 일이 수두룩하다. 이웃의 짜증은 이웃의 짜증을 재생산하면서 악순환한다. 게다가 더운 것도 열 받는데 남의 집 실외기 소리까지 들어야 하는 것은 참 열받는 일이다. 이웃과 자신을 좀 덜 혐오하기 위해서 에어컨을 달까 말까 고심 중이다. 그런데 에어컨을 구해 달면 그 혐오가 좀 진정될까? 그럼 그걸로 인해 이웃과 자신을 더 혐오하게 될 내 이웃들의 혐오는? 2009/05/05 23: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