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에 해당하는 글7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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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9   심형래,황우석,노무현 그리고 파시즘 (25)


프로그래머
프로그래머

나는 프로그래머들을 참 좋아한다. 이것은 동경이면서 존경이다. 내가 이들을 동경하는 이유는 이 사람들이 세계를 창조하는 직업인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하드웨어는 자연이고, 소프트웨어는 사회다. 이들은 그 사회의 건설인이면서, 입안자다. 또 내가 이들은 존경하는 이유는 이들이 이룩한 성취 때문이다. 이들이 건설한 사회는 처음엔 현실을 모방했지만, 이제는 미수에 그친 죽은 사회학자들의 '유지'를 실현하고 있다.

이를테면 오픈소스는 사회주의와 닮아있다. 사회주의가 자본의 공공성을 주장하는 것처럼 오픈소스도 지적자산의 공공성을 주장한다. 각자가 도출된 과정도 닮아있는 것을 보면, 둘의 지향점이 비슷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출현했다. 마찬가지로, 오픈소스도 자폐적인 상업주의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했다. 이제 오픈소스는 거역하기 어려운 시대의 요구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그 것은 소수의 공헌자에 의해 시작했지만, 그 과실은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 이것은 확실히 현실사회주의의 몰락과는 구분되는 것이다.

개발자는 현실에 대한 충실한 모방자이기도 하다. 인간에게 가장 큰 사회는 국가다. 일반적으로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입법, 행정, 사법이다. 이것은 프로그래머의 사회에도 적용할 수 있다. 프로그래머에게 입법은 코딩이고, 행정은 로직이며, 사법은 디버깅이다. 다시 말해 이들은 코딩으로 사회를 만들고, 로직으로 운영하며, 디버깅으로 단죄한다.

또, 이들은 민주주의를 모방해, 자기들만의 사회를 고안하기도 했다. 객체지향이라고 불리는 이 사조는 중앙집권적인 절차지향에서 벗어나서, 단위 로직인 객체가 스스로의 주인이 되는 사회를 말한다. 개별적인 객체는 각자의 소명을 지니고 있으며, 주어진 소명을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전체에 공헌한다. 이것의 기저에는 개인주의가 깔려있는데, 객체는 각자의 로직에 충실할 뿐, 다른 객체의 로직에 관여하지 않는다. 이러한 개인주의를 프로그래머들은 인캡슐레이션(encapsulation)이라고 부르고, 객체가 다른 객체에게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을 커플링(coupling)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한다. 인간 세계에서는 전체주의라고 부르는 이 억압은 다양성을 말살하고, 변화를 가로막는 질병이다. 고압적인 절차지향에 대한 반동으로 나타난 객체지향은 처음에는 프로그래밍 스타일로 확산되다가, 객체지향 언어인 C++과 자바가 등장하면서 형식적인 완결성을 지닌 체제로 완성되었다. 물론, 현실세계에서 실질적 민주주의가 아직 요원한 것처럼, 소프트웨어의 세계에서도 실질적 객체지향은 갈 길이 바쁘다.

프로그래머들은 역사에 대한 목격자이기도 하다. 이들은 로그를 금과옥조로 여긴다. 로그란 시스템의 위협을 단죄하는 단서이면서, 과거의 실수와 화해하기 위한 열쇠다. 이들은 자신이 작성한 코드에 주석을 달아서 또 다른 시간에 살고 있는 또 다른 개발자를 배려하고, 사용자들의 행동을 엑세스 로그에 기록한다. 역사란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활동이다. 하지만, 개발자들은 이 전통적인 역사의 범주를 벗어난다. 이들의 역사는 단순히 '성찰'하는데 그치지 않고 '복원'한다. '버전관리'라는 것이 있다. 버전이란 프로그램에서 변경점들의 의미있는 그룹을 말하는데, 이것을 로그로 저장하는 것이 버전관리다. 이 로그는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고, 관련자를 색출하며, 과거로 되돌릴 수 있게한다. 마치 스카이넷이 존코너를 없애기 위해서 과거로  터미네이터를 파견하는 것과 비슷하다. 버전관리는 타임머신이고, 존코너는 색출해야 할 버그인 샘이다.  

기실 인간사회란 자연을 하드웨어로 하는, 소프트웨어다. 그런 점에서 소프트웨어는 사회를 닮아있다. 그래서 잘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는 대체로 사회를 충실하게 모방한 것이고, 소프트웨어를 들여다보면 인간사회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만나본 프로그래머 중에는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그것은 이들도 사회를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동시에 개발자 중에는 사회랑은 담쌓고 사는 무심한 사람들도 있는데, 아마 이들이 만들고 있는 사회는 따로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은 자기들이 만들고 있는 사회를 건사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멋쟁이들. ㅋ

2009/06/15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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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hsketch's me2DAY 2009/06/16 09:15 x
제목 : 큐브씨의 느낌
프로그래밍의 미학, 내가 개발자의 혼을 버릴 수 없는 이유..
Tracked from Inureyes의 Mind Forest: Beneath imaginations 2009/06/18 15:06 x
제목 : 생명
언젠가부터 컴퓨터를 만지게 되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벼랑 끝에 있는 기억을 끌어내보면, 컴퓨터에 반미쳐 있던 친척 형의 집에서 애플머신으로 틀어주는 게임을 하던 것과, 어머니 친구분의 집에서 당시에는 개념도 없었던 프롬프트를 보면서 키보드로 abcd를 치면서 똑같이 나오는 것에 신기해하던 것 정도이다. 초등학교에서 보낸 다섯번째 해에, 친구의 집에 xt라는 것이 생겼다. 나와 친구들의 눈에는 그저 "마루에서 텔레비전을 연결시켜서 할 필요가...
Tracked from 세상을 보는 또 다른 시선 2009/08/08 17:13 x
제목 : 프로그래머 그 이후의 삶 - 자화상
저에게 아마 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직업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개발자라고 할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재미있는 직업이 무엇이냐고 하면 시스템 엔지니어라고 할 것 같고, 세 번째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직업이 무엇이냐고 하면 컨설팅이라고 말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고 앞서 말한 순서대로 제 경력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 제가 컴퓨터 언어를 배우게 된 것은 아마 꽤 오래 전 COBOL이 최초였던 것 같습니..
A2 2009/06/15 02:30 L R X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egoing 2009/06/15 14:34 L X
감사합니다. ^^
필사자 2009/06/15 03:44 L R X
저도 이러한 이유로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부쩍 가지고 있는데, 문외한이라서요...ㅋㅋ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한 2년만에 우연하게... 여기저기 링크타고 들어왔습니다. ^^
egoing 2009/06/15 14:35 L X
반갑습니다. ^^ 프로그래밍 해보세요. 재미납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아는 것은 큰 자산이 되지요.
mepay 2009/06/15 03:47 L R X
트위터가 활성화 됨으로써..
이고잉님이 긴 글을 쓰기 시작하셨군요.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
egoing 2009/06/15 14:35 L X
도아님은 글이 길다고 핀잔을 주시던데 ㅋ
아크몬드 2009/06/15 08:21 L R X
잘 보고 갑니다.
egoing 2009/06/15 14:36 L X
아크몬드님 감사합니다. 별거 없는데 말이죠.
Euler 2009/06/15 08:31 L R X
퍼갈게요^^ 공대생 공감
egoing 2009/06/15 14:36 L X
감사합니다. 공대생이 공감해주시니 영광이내요.
금땡 2009/06/15 08:40 L R X
잘 읽었습니다.
egoing 2009/06/15 14:37 L X
감사해요.
mooo 2009/06/15 09:36 L R X
몇몇 문장들은 트위터에서 올리셨던 글이네요. :-)
글 조각들이 하나의 멋진 글로 탄생하였군요.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going 2009/06/15 14:38 L X
사실 글을 먼저 쓰고, 그걸 조각조각 트위터에 올렸었어요. 트위터를 하니까 긴글 쓰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저도 고맙습니다!
ghost 2009/06/15 10:33 L R X
입법은 코딩이 아니라 설계입니다 ~~~!
egoing 2009/06/15 14:39 L X
나는 코딩에 설계까지 포함했던거지 설계를 배제한 건 아냐. 설계나 코딩이나 둘다 중요하지.
엔젤메이커 2009/06/15 10:36 L R X
글 잘보고 100배 공감하고 갑니다.
오늘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인데 많이 덥네요.
활기차고 힘찬 한주 스타트 하시기 바랍니다.
egoing 2009/06/15 14:39 L X
엔젤메이커님도 힘찬 한주 시작하세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하구요.
레인리스 2009/06/15 10:42 L R X
훌륭합니다. ^^
너무 잘 읽었습니다.
egoing 2009/06/15 14:39 L X
감사합니다. ^^
더링 2009/06/16 12:25 L R X
이고잉님은 로맨틱 프로그래머이십니다.ㅎㅎ
egoing 2009/06/16 15:29 L X
ㅎㅎ 설마요.
keenchin 2009/06/16 12:36 L R X
이렇게 멋진 사회학자들을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노예취급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하긴 사회학자나 개발자나 우리나라에서 대우 못 받는것은 똑같은 현실이기는 하네요.
글 쓰신 분이 뉘신지 모르나 정말 멋지게 표현을 하셨네요. 단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는 것은 제가 이쪽에 종사하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egoing 2009/06/17 00:49 L X
'하긴 사회학자나 개발자나 우리나라에서 대우 못 받는것은 똑같은 현실이기는 하네요.' 씁쓸하내요. 하신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맥퓨처 2009/06/16 12:52 L R X
Hello, World! 가 이 맥락의 연장선일까요? :)
egoing 2009/06/17 01:16 L X
아주 멋진 발견입니다. 거기까지는 생각 못 했는데 말이죠. ^^
Magicboy 2009/06/16 14:32 L R X
제..프로그램은. . .망해가는. . . 나라군요 ㅜㅜ..
egoing 2009/06/17 01:16 L X
에이 설마요. ^^
erin 2009/06/16 15:35 L R X
괜히 기분 좋아집니다....
egoing 2009/06/17 01:27 L X
기분이 좋아지신다니 제가 더 기분이 좋습니다. :)
이방인 2009/06/16 17:51 L R X
keenchin님 말씀대로 우리나라에서 프로그래머는 이방인이자 노예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서글픈 마음을 뒤로 하고, 앞으로 글쓴이의 느낌처럼 이런 대접을 받는 사회가 이뤄지길 소망해봅니다. 참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going 2009/06/17 01:27 L X
저도 그런 사회를 소망해봅니다. 참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a3d4c 2009/06/16 20:56 L R X
글 멋집니다. 파스칼이나 페이직 중에 선택해서 해볼까 생각만 하고 있네요. 배워두면 재미있을것 같은데..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
egoing 2009/06/17 01:28 L X
감사합니다. ^^
kang 2009/06/17 17:48 L R X
코딩 : 입법
로직 : 행정
디버깅 : 사법
무슨 기준인가요?
코딩한다고 하면, 프로그램의 살을 잡아가는 과정이고
로직을 세운다고 하면, 프로그램의 뼈대를 잡아가는거고
디버깅 한다고 하면, 오류원인을 찾아서 바로 잡고,원래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는건데.
특히 디버깅이 사법부와 비슷하다라는것은 정말 동의할수없네요.

도대체 왜 그런 기준인가요?
왜 비슷한건가요?

GNU가 공동의 발전을 꾀한다는 점도 있긴 하지만,
그것이 소프트웨어의 발전을 빠르게 하는
공동지성의 목적이 더 강한걸로 알고 있는데,
왜 사회주의라고 하시는지?

다른것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당...
egoing 2009/06/17 23:38 L X
비슷하지 않게 느끼실 수도 있지요. 제 비유가 부족했을 수도 있구요. 부적절했을 수도 있습니다. 또 동의하실 수 없다고 문제가 될만한 사항도 아닌 것 같습니다. 비유는 비유일 뿐이니까요. 공감하면 공감하는데로, 그럴 수 없으면 아닌데로. ^^ 그런 점에서 솔직한 견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말씀하신 부분도 맞습니다. :)
lunamoth 2009/06/18 20:45 L R X
아 글 너무 좋습니다 :)
egoing 2009/06/19 11:09 L X
아 댓글 너무 좋습니다 :) ㅋ
Mikolev 2009/06/18 23:21 L R X
음, 그래서 그들이 돈도 없고 삶도 없다 불평하면서도 프로그래머가 되기로 한 것이로군요.
egoing 2009/06/19 11:11 L X
예 그 안에 사회가 있거든요. 레거시라는 기득권과 투쟁하고, 버그라는 위협을 단죄하면서 어렵게 어렵게 사회를 만드는 것이죠.
시리니 2009/07/10 16:16 L R X
제 가슴이 다 찡~합니다. ㅠ.ㅠ;;
코드는 이성적인 0 과 1 로 변화되지만
그 속엔 프로그래머들의 따뜻한 감성이 숨쉬고 있다는 걸 꼭 사용자분들이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것이 Windows 던, nateon 이던, twitter.com 을 보여주는 웹 브라우저던 간에... :)
egoing 2009/07/12 17:26 L X
시리니님 말씀에 제 코도 시립니다. 깊이 동의합니다.
shed 2009/08/07 11:26 L R X
프로그래밍의 사회적 역할과 의미에 대해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글입니다. 대단하십니다!
egoing 2009/08/09 23:01 L X
프로그래머인 shed님이 더 대단하십니다! 우린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
사진우주 2009/08/21 18:38 L R X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보고 갑니다^^..ㅋㅋ
egoing 2009/08/22 00:48 L X
저도 감사합니다!
꽃군 2009/10/09 08:57 L R X
이야~ 멋진 표현들이 너무 많네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going 2009/10/09 23:13 L X
저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멍멍이 2009/11/08 16:40 L R X
프로그래밍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시네요 ^^ 오랜만에 좋은 글을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going 2009/11/10 06:33 L X
감사합니다 :)
고어핀드 2009/11/24 11:18 L R X
if( true == pProgrammer->isCool() )
{
pGorekun->addComment(pEgoing->blog())
}

ㅎㅎㅎㅎ :)
살사킴 2010/01/20 13:45 L R X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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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역사 소프트웨어의 배타적 상업화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오픈소스는,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사회주의와 닮아있다. 자본주의가 없었다면 사회주의는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배타적 상업주의가 없었다면, 오픈소스 운동 역시 없었을 것이다.

저 친구들이 부러운 것은 이런 점이다. 차근 차근 단계를 밝고 올라온 역사가 있다는 것. 새로운 혁신은 개인이, 집단이 단지 똑똑하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과거에 대한 반성으로 새로운 역사를 도출함으로써, 그 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고정관념으로부터 릴렉스 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나라의 문제는 역사가 없다는 것이다. 역사가 없는 것은  반성이 없기 때문이다. 반성이 없는 것은, 반성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반성할 기회가 없는 것은, 역사의 결과인 트랜드를 단지 수입해왔기 때문이다. 이 나라는 구석구석이 수입과 단절로 누더기가 되었다. 그것은 오픈소스를 통해 바라본 IT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오픈소스 모델은 많지 않다. 그 중 하나인 택스트 큐브 조차 커뮤니티의 크기는 저 친구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이를테면 대표적인 오픈소스 커뮤니티인 sourceforge.org에 등록되어 있는 오픈소스 프로잭트만 29만개이다. , apache.org는 주옥같은 오픈소스 프로잭트로 가득하다. 리눅스는 말할 것도 없고, 169조의 시가총액으로 MS에 이어 넘버 2인 IBM은 오픈소스를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로 인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오픈소스에 기여하고 있는 구성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IBM이 오픈소스에게 펼치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지원은 자선사업을 방불케한다.

새로운 트랜드를 수입하는 것은, 학교에 나가는 것처럼 필요한 일이다. 그것은 시간을 단축시킨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역사를 수입만 해서는 안된다. 현실의 문제점을 스스로 찾아내고, 이 문제를 자기 힘으로 풀어봐야 한다. 이른바 역사에 대한 문제해결능력이 절실한 시기이다. 이 것 없이는 우리에게 딱 맞는 역사를 쓸 수 없다. 또 저 친구들이 만들어 놓은 룰 위에서 놀아날 수 밖에 없다. 역사를 설계하는 능력은 그 사회의 중요한 잠재력이다.
2008/08/15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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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ost 2008/08/21 15:52 L R X
흠 반성이라는 말보다는 자각, 고찰이 더 어울리는 말인듯... 요새 부는 RIA 나 SNS나 머 여러가지들이 기존 우리 나라에서 많이 시도 되고 이미 그런부분이 중요한 요소가 되고 나름 벤치마킹도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를 더 이슈화를 시키지 못하는 상황은.. 멀가요.. 흠...
egoing 2008/08/25 22:55 L X
중요한 것은 그러한 움직임이 저쪽에서 먼저 시작되었다는 것이죠. 말하자면,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데에 있어서 자신감이 없는거예요. 우리가 많이 따라온 것은 사실이지만, 미세한 차이를 두고 당분간 저 쪽 친구들은 우리를 앞서갈꺼예요. 이 차이가 크지 않은 것 같지만, 올림픽을 보면 0.00001초가 세계신기록을 만들잖아요?
쉐아르 2008/08/28 02:42 L R X
전반적으로 특히 IT 관련하여 역사가 없다는 것에 완전 동감합니다. 역사가 없을 수 밖에 없는 이유중 하나가 시장크기가 아닐까 합니다. 한국내에서는 기술적으로 아무리 뛰어나도 그에 상당하는 대우를 못받지요. 결국 뛰어난 사람은 사업을 하든지 다른 길로 나갈 수 밖에 없는 것이 결국 기술 혹은 트렌드 수입에 의존하게 만든다 생각합니다.
egoing 2008/08/28 11:27 L X
예, 일본이나 미국 같은 시장은 참 탐나죠. 동시에 시장의 건전성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은 본능적으로 독점을 지향하지만, 시장은 본능적으로 독점을 지양해야 하는데 우리의 기업은 본능에 충실한 반면, 우리의 시장은 본능을 거스르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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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라는 트로이 목마
정연주라는 트로이 목마 올림픽은 아무리 정치적이지 않으려해도,
정치인들로 인해 정치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또 다시 나라를 비웠다.
그리고, 그가 없는 사이 또 다시 아랫것들은 속전속결로
정사장을 해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온몸에 힘이 쏙 빠지는 무력감이 느껴진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권력이란 불나방 같이 어리석은 것이다.
이를테면, 한나라당이 대통령을 배출한 것은 치명적인 실수였다.
이미 세상은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정권을 지속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투명성과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영원한 야당으로 남아서
주구장창 국회의원만 배출하는 것도 꽤 속편한 전략인데 말이다.

정연주 케이스도 대동소이하다.
정사장을 몰아내는 것이 지금은 좋을지 모르지만,
(꼬라지를 보니, 스스로도 이미 직감당하고 있겠지만)
5년 후에 교체될 것이 유력시 되는 정권이
정연주를 몰아내는 것은 분명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그들은 정연주를 노무현이 심어둔 트로이 목마쯤으로 여기겠지만,
트로이목마는 노무현이 특허를 낸 것이 아니다.
이명박도 심으면 되는 것이다.

동시에,
정연주사장이 행여 해임된다면,
다음정권이 임명되는 것과 동시에,
철저하게 이명박 정권을 부정하는 세력으로 KBS를 채우면 된다.
그리고 과거는 사무적으로 파쇄 해버리면 그만이다.
승사독식은 그들이 만든 판례니까.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한나라당이다.
사실 이 대통령은 나름 스마트하게 상황을 대처하고 있는 중이다.
왜냐하면, 정권과 정당은 생명의 주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정당은 무한한 법이다.
다시 말해,
이명박은 5년 후에 전임대통령이 되지만,
한나라당은 5년 후에도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명박 정권 아래에서 어용질을 할 언론인 보다,
다음 정권에서 당신들을 위해 소신을 펼칠 언론인이 댁들에게는 절실한게다.

정치적 중립이란 사실 너무 물정모르고 착한 말이다.
계급적인 레이어와 레이어 간의 팽팽한 긴장감이 있을 뿐,
이 복잡한 세상에 중립이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다수에 맞서 그나마 소수를 대변할 수 있는 용기와
그 용기가 멸종되지 않고, 근근히라도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적 장치들이 존재할 뿐이다.
그 장치를 제거하는 순간,
한나라당은 국회의원조차 배출하지 못하는 식물정당이 되어
새롭게 부상한 메이저 계급으로 인해 멸종될 것이다.
나는 (내가 한나라당으로 대변되는 계급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것을 원치 않는다.

물론, 정연주 사장이 혹시나 해임된다고 하더라도,
나는 5년뒤에 이 거지같은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물정 모르고 주장할 것이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또 다시 코드인사 운운하며 지랄을 떨것이다.
참으로 뻔뻔한 세상이다.

역사는 참 나뻐.
2008/08/0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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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강정훈닷컴 2008/08/10 01:06 x
제목 : 다크나이트의 고담시에서 대한민국을 만나다
배트맨 비긴즈2(Batman Begins 2). 어둠의 기사, 다크나이트(The Dark Knight)를 봤다. 헐리우드, 미국을 대표하는 블록버스터인 배트맨 시리즈 답게 화려한 화면과 액션, 2시간반이 30분 정도로 느껴지게
Tracked from 대한'에로'낚시당 - 네이버의 욕망이 모여 대어를 ... 2008/08/10 09:52 x
제목 : 정 사장이 떠나면 자동으로 해결된다.
“KBS의 모든 문제는 정연주 사장 탓” 질문 : 한국경제가 어려운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박승규 : 정 사장이 떠나면 자동으로 해결됩니다. 질문 : 제가 머리가 아픈데... 박승규 : 일단 ?
Tracked from Days of being Wild 2008/08/11 01:27 x
제목 : 괴벨스 괴담, "닥쳐라 좌파!"
 히틀러와 괴벨스는 괴물쇼(Freak Show)에나 어울린다. 그들에겐 별 관심이 없지만 수사법은 꽤 끌린다. <쥐괴벨스, 위키피디아> 비유와 프로파간다, 수사학(Rhetoric)의 비유는 ?
Tracked from 하민혁의 통신보안 2008/08/11 15:33 x
제목 : KBS 사장 정연주, 그리고 희망사항
청와대가 오늘 KBS 정연주 사장에 대해 해임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소식이다. 이에 대해 정연주 사장 측은 무효소송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라 하고. 참.. 수 년 전, 인터넷신문에 종사하던 당?
Tracked from nooegoch 2008/08/13 17:24 x
제목 : 불온한 프랑스어 교재를 고발합니다
Vocabulaire du français라는 책입니다. 프랑스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입니다. (전 교보문고에서 샀습니다.) 초급, 중급, 고급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고요. 그런데 고급?
Tracked from nooegoch 2008/08/13 17:29 x
제목 : 불빛
1. 두 가지 불빛 두 곳 하늘에서 불이 뿜었다. 나와는 먼 곳에 있는... 첫번째는 베이징. 그리고 두번째는 그루지아. 난 그것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바라보았다. 그리고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
mepay 2008/08/10 00:29 L R X
세상 모든 만물은 보이진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변하고 있죠. 점찍기, 선긋기, 모양만들기 참 중요하죠. 모든게 변하니까..
egoing 2008/08/10 18:19 L X
그렇죠. 모든게 변하죠.
쉐아르 2008/08/10 02:50 L R X
좋지 않는 선례들이 차곡 차곡 쌓여가는 이 세상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참 걱정입니다 ㅡ.ㅡ
egoing 2008/08/10 18:19 L X
저런 강도질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으니 마음이 참 먹먹합니다.
Jeff 2008/08/10 22:27 L R X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한나라당은 자충수를 두고 있는 것 같네요.
egoing 2008/08/11 18:00 L X
불나방은 답이 없어요.
나빌레라 2008/08/11 17:32 L R X
명시적으로 방명록이 어디있는지 몰라서 여기에 답글 답니다.
제 블로그에 방문해 주시고 답글까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트랙백은 과도한 스팸 트랙백들로 인해 막아 놓았습니다..^^;
egoing 2008/08/11 18:01 L X
저도 재기와 통찰력이 한껏 묻어나는 글들 잘 봤습니다. 앞으로 종종 인사드리겠습니다. ^^
히치하이커 2008/08/12 23:37 L R X
그들은 또 어떤 모습으로 살아 남을지 참 궁금합니다, 오년(사년?) 뒤가.

저야 그들이 멸종됐음 싶기도 하지만요.
egoing 2008/08/13 01:08 L X
10년 전에도 살아남았던 그들이니까요. 5년 뒤에 정권이 바뀐 다음에는 다시 파워풀한 비주류로 남아, 새로운 정권을 까대고 있겠죠. 역사는 습관 같은 거니까요.
nooe 2008/08/13 17:31 L R X
에구구 두번째 트랙백은 실수로 보낸것입니다.^^;
안녕하세요. 다른곳에서 트랙백타고 들어와서 여기 글 읽고있는 중이랍니다.
egoing 2008/08/15 12:31 L X
보내주신 글 잘 봤습니다. 저도 트랙백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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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의 처지 - 임계점과 습관사이
정권의 처지 - 임계점과 습관사이

이번 정권은 위기는 두 가지 맥락에서 다른 처지를 암시하는데

첫째는 위기가 임계점의 일환인 경우다. 이 경우 중대한 이슈가 또다시 돌출될 때 돌이킬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다. 최악에는 사법적 탄핵을 받을 것이고, 차악의 경우 정치적 탄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130만명이 탄핵에 동의했다면 정치적 탄핵은 이미 임박했다)

두 번째는 위기가 습관으로 굳어지는 경우다. 아무리 중대한 이슈라도 그것이 반복되면 습관이 되는 것이다. 3.8선이 외국의 불안과 대조적으로, 지극히 안정적인 습관이 된 것처럼, 정부의 반복되는 실책은 국민을 길들일 것이다. 길들여지는 것은 국민뿐이 아니다. 저조한 지지율이 지리멸렬하게 반복되면 지지율은 정권에 어떠한 부담도 줄 수 없다. 당돌하게도 이들은 역사의 순환을 들먹이면서 차차기 정권을 가져오면 된다고 여유를 부릴 것이다. (IMF와 중에도 한나라당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직도 전장군은 투표권을 행사하고 있다. 친일파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걸 재산이 남아있다. 이 나라의 역사에는 사악한 관대함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순환하고 있다)

2008/05/18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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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2008/05/19 01:51 L R X
요즘 이 정권을 보면, 언제적 시절에도 하지 않던 일을 많이 해서... 역사가 거꾸로 흐르는 듯 하더군요 ^^
egoing 2008/05/20 20:08 L X
그러게요. 기록들을 많이 갈아치우고 있으니...
mepay 2008/05/19 22:56 L R X
바로 그게 가장 두려운것이지요.
egoing 2008/05/20 20:09 L X
요즘 슬슬 뉴스가 지겨워지는데 습관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걱정해봅니다.
moriah 2008/05/23 21:24 L R X
"위기가 습관으로 굳어진다"
소름끼치는 내용입니다만, 와닿습니다. 심하게.
egoing 2008/05/23 21:28 L X
그렇죠? 소름끼치죠? 저는 요즘 벌써 뉴스가 지겨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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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황우석,노무현 그리고 파시즘
심형래,황우석,노무현 그리고 파시즘 * 노무현, 황우석, 심형래를 지지하는 분들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또 그들을 지지한다고 비난받거나, 조소의 대상이 될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급된 사례는 일반적인 경우가 아닌, 극단적이거나 병적인 사례입니다. 이 글은 정윤호 닷컴에 올라온 '나는 대한민국이 무섭다'에 대한 댓글을 포스트로 다듬은 것입니다.

노무현, 황우석, 심형래  

이들의 공통점은 열렬한 팬과, 인터넷이겠죠? 그 중 노무현은 저에게도 해당하는 것 같군요.(아시다시피 저는 노빠입니다.) 요즘 인터넷을 보면 갈등의 정도가 자정능력을 이미 넘어선 것 같습니다. 특히 대상에 대한 맹목적 추종과 다른 생각에 대한 잔혹함,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관심을 보고 있으면 아득해질 때가 잦습니다. 이건 정말이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정보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대중들은 더욱 많은 부조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부조리함이야말로 언론사가 만들어내는 최고의 상품이 된 것 같습니다. 언론사들은 돌발영상, 팝콘영상과 같이 부조리함을 코믹하게 포장한 상품들을 경쟁적으로 출시합니다. 그러나 비정상이 정상이 되는 것보다, 정상인 줄 알았던 것들이 비정상임을 알게 되는 속도가 더 빠른 걸까요? 감각은 네트워크만큼 확장되었지만, 자신의 행동력은 그대로 임에서 대중들은 무력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대중은 무력감을 느낄 때 대리만족의 대상을 찾습니다. 물론 대리만족의 대상은 자신들과 성분이 비슷하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성공한 사람이어야겠지요. 그런 점에서 노무현이나, 심형래, 황우석은 매우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정치에 관심을 가진 것은 노무현 때문이었습니다. 또 한국인들이 생명공학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황우석이었습니다. 축구를 생각해보세요. 저는 축구 정말 싫어합니다. 하지만, 4년에 한 번씩은 붉은 티셔츠를 입고 미친 듯이 대.한.민.국을 연호합니다. 제가 즐기는 것은 축구 자체가 아니라 대.한.민.국인 것이죠. 정치건, 운동이건 응원하는 대상이 있어야 재미있는 거니까요. 문제는 사람에 대한 지지는 이성의 손실과 감성의 낭비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영화 미저리 아시죠? 정치를 가장 스팩터클한 드라마라고 한다면 배우에 대한 지나친 감정이입은 병적인 집착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런 병적인 현상이 집단에서 일어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집니다. 같은 것을 추종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자신들의 신념에 대한 확신으로 다시 피드백되기 때문입니다. 일찍이 히틀러는 대중연설의 중요성을 '나의 투쟁'에서 예리하게 간파한 바 있습니다.

새로운 운동의 추종자가 되려 할 때 개인은 고독함과 고립감의 두려움에 사로잡히기 쉽다. 그러나 대중 집회에서 보다 큰 공동체의 힘찬 모습을 접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무되고 격려되어 힘을 얻는다. 이와 같은 이유만으로도 대중 집회는 필요하다. 개인이 자기의 작은 일터나 자기를 왜소한 존재로 느끼게 하는 대기업에서 대중집회, 곧 같은 신념을 가진 몇 천이라는 사람들 사이에 자리한다면, 그는 대중암시라는 마술적인 영향에 기꺼이 굴복하게 된다.
오늘날 인터넷은 히틀러 시대의 대중집회 광장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댓글과 트랙백을 통해 자신과 신념이 같은 사람을 찾아냅니다. 서프라이즈와 같은 커뮤니티는 이들의 논리를 더욱 견고하게 하는 동시에 연대감을 제공합니다. 또 네이버와 올블로그 같은 중립지대는 이들이 분노를 적극적으로 분출할 수 있도록 부추깁니다. 한나라당의 전여옥 의원이 문제적 발언을 할 때마다 서프라이즈의 광고 매출과,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개인의 갈등을 등 뒤에서 지원하는 거인들은 서로 천적인 것 같지만, 사실은 둘도 없는 동업자 인 셈이죠. 만약, 한나라당이 없어진다면 서프라이즈도 없어지지 않을까요? 사회가 다극화되면서 노이즈 경제에 참여하는 주체도 다양해졌습니다. 이제는 개인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구글의 애드센스를 통해 개인의 블로그에 광고를 게시할 수 있게 된 것이죠. 합리적이고, 열려있는 생각보다, 극단적인 견해로 사람들은 모입니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의 갈등은 집주인의 수익으로 이어지죠. 이러한 경험의 학습효과는 갈등을 빠른 속도로 상업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자본주의와 강하게 결합할수록 분노와 갈등의 메커니즘은 더욱 견고하고, 파괴적이며, 지속가능한 형태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돈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갈등이 있는 곳에 돈이 있는 셈입니다.
 
노무현의 예를 들어볼까요? 노무현 지지자들의 아지트는 서프라이즈 입니다. 저는 정치적으로 마음이 답답할 때 종종 그곳에 들릅니다. 그런데 거기 있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 줄 아세요? 몇몇 맹목적 추종자들의 이야기입니다만, 그들은 자신의 소우주에서 노무현을 살해한 후 그의 시체를 우상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신격화된 노무현을 통해 자신을 하찮은 것으로 폄 화합니다. 하찮은 것이 된다는 것은 돌멩이가 되는 것입니다. 돌멩이는 의심할 필요도 없고,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주인의 뜻대로 굴러다니면 되기 때문입니다. 이성을 감성의 발 아래 둔다는 점에서 이것은 광기입니다. 저는 이런 맹목성이 무섭습니다. 명동에서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외치는 일부 기독교인이나, 서프라이즈에서 노비어천가를 목놓아 부르는 몇몇 노무현 지지자 사이에 차이가 있을까요? 그들 모두 신앙인이고, 근본주의자라는 점에서 본질은 같습니다. 자신의 생각이 진리라는 확신이 든다면, 자신의 이성이 마비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해보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종류의 자가진단이 없다면, 인간의 마음이란 돌이킬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리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대중이 느끼는 무기력함, 강력한 힘에 대한 대리만족, 대중집회의 광장으로 변해가는 인터넷은 매우 불안한 징후임이 틀림없습니다. 물론, 그들의 영웅은 히틀러가 아닙니다. 또 노빠, 심빠, 황빠가 파시스트라는 것도 아닙니다. 이들은 더 좋은 세상에 대한 소망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자기 힘으로는 이룰 수 없다는 무기력함과 거기서 오는 허무에 빠진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노무현, 심형래, 황우석이 영웅을 넘어서 신격화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파시즘과 같은 폭력적인 힘의 온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한국사회는 역사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내적, 외적 에너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에너지의 위험성을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안전 불감증에 빠진 것입니다.

집단을 경계해야 합니다. 집단이란 개인의 개성을 한순간에 빼앗아가기 때문입니다. 군복만으로도 우리의 개성은 현저히 감소하잖아요? 독일은 졸업식 조차 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집단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광기에 처절히 절망했고, 그 절망 위에서 더 좋은 사회에 대한 희망을 발견한 것입니다. 반면, 우리를 보세요. 평화를 사랑하고, 외침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것은 거짓말입니다. 역사와 뉴스가 그것을 증언합니다. 북방을 개척한 고구려와 일본을 막아낸 이순신이 거의 동시대에 방영되는 것은 아이러니하지 않습니까? 일본의 침략을 비난하면서, 우리의 침략은 미화하는 것은 지독한 자가당착 아니겠습니까?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파병도 소극적인 의미의 침략입니다. 현실의 복잡성을 핑계로 죄의식을 희석시키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518은 어떻구요? 국가 전체가 한 지역의 국민을 집단으로 폭행한 것입니다. 그날의 광주는 아우슈비츠의 샤워실과 닮지 않았나요? "성공한 쿠테타는 처벌할 수 없다", "516은 구국을 위한 혁명이었다"는 말이 대선후보의 입에서 나옵니다. 우리는 처절한 절망의 시간을 갖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희망은 위태로운 것입니다. 이렇게 절망도, 희망도 아닌 상황은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무력한 개인과 보상심리가 투영된 영웅, 또 자신들의 영웅을 지키기 위한 집단적 광기. 저는 무섭습니다. 이 불길하고, 불안전한 에너지가 역사를 꺼꾸로 돌릴까봐.

그런 점에서 사람들 각자가 자신의 심리적 기제를 이해하고, 자신을 견제할 수 있는 관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윤호님이 추구하는 경제적, 사회적 변혁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번 술자리에서 지역감정을 안주삼아 심리적 문제와 현실적 문제의 경중을 두고 티격 태격한 기억이 나내요. 저의 결론은 두가지 다 중요하다 입니다만 윤호님의 생각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또 이야기 합시다!

* 저는 파시즘아라는 표현을 잘 쓴건지 망설이고 있습니다. 파시즘은 그 표현의 선정성만으로도 파괴력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07/08/0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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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2007/08/10 10:02 L R X
집단광풍을 비판하시면서 스스로를 '노빠'라 칭하시다니! ^^
egoing 2007/08/10 10:17 L X
아. 제가 실제로 노빠입니다. 좀더 소상히 상태를 설명드리자면 좀 밍숭맹숭한 지지자 정도로 해두겠습니다. ^^
에스메랄다 2007/08/10 18:48 L R X
트랙백 안달려요...^^
잘 보고 감다^^
leezche 2007/08/10 19:42 L R X
댓글달기 무서워하는 이유를 알겠군요.. ㅋ
윤군 2007/08/10 22:37 L R X
굉장히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글재주가 좋으시네요 ^^ 감동 받고 돌아갑니다. 트랙백이 안달리는건 수정을 좀 ^^
egoing 2007/08/11 01:54 L X
아닙니다. 어줍지 않게 줏어들은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트랙백 수정했습니다.
Vincent 2007/08/12 15:37 L R X
"그들은 자신의 소우주에서 노무현을 살해한 후 그의 시체를 우상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에 공감 백만배입니다. 같은 노무현 주의자로서 마음이 답답해지는 대목이지요. 저도 트랙백 걸었습니다.
egoing 2007/08/13 02:15 L X
사실 일부라고 했습니다만, 저를 포함한 노무현 지지자들은 보상심리의 투영이라는 차원에서 어느정도 자유롭지 못한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 자신은 저렇지 않은 것처럼, 남 이야기 하듯이 냉소적으로 일갈했지만, 한편으로 고백의 성격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지지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생산적이고, 건전한 비판이 가능할 것이고요. 대선 끝나면 그 허무가 어떠한 방향으로 재생산될지 걱정되기도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민노씨 2007/08/15 08:09 L R X
진지한 고민이 담긴 글 트랙백 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떤 현상의 본질과 연원을 따지지 않고, 깊이 들여다보지 않고, 부분별하게 '파시즘'이란 용어를 들어, 그것이 마치 '비판적 지식인의 전가의 보도'라도 되는 양 사용하는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답답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파시즘'이라는 용어에 대한 경계를 표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합니다.

제 부족한 글도 트랙백 보냅니다. : )
egoing 2007/08/15 08:53 L X
소심함 때문인지, 메타 데이터의 양이 자꾸 많아집니다. 특히나 사람의 약한 구석을 이야기 할 때는 더욱 조심하게 됩니다.
이것이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지? (예외없이 저도 해당되더군요)
자아도취적인 부풀리기는 아닌지?
헛다리 짚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편한 것을 건드리는 것은 누구에게도 유쾌한 일은 아닐테니까요.
민노님 방문해주셔서 영광이고요.
앞으로도 좋은 글 기대 많이 하겠습니다.
즐거운 휴일되세요.
inliblue 2007/08/15 22:20 L R X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노이즈 마케팅이 인상깊네요 ^^
확실히 현재 인터넷에는 사려깊은 글 보다는 선동적이고 자극적인 글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짧은 민주주의 역사로 인해 시민의식이 성숙할 시간이 없었던 상태에서, 급성장한 탐욕스런 시장주의가 미흡한 시민의식까지 먹어치운 모양입니다. ㅎㅎ
egoing 2007/08/16 12:58 L X
감사합니다.
사실 저렇게 써놓고 보니
저것들이 정말 남일이 아니더라구요.
서로 노력해야죠!
domsu 2007/08/26 13:11 L R X
잘 읽었습니다. 감사^^
egoing 2007/08/26 16:47 L X
오히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프시케신전 2007/08/28 16:29 L R X
글 잘 읽었습니다. 바꿔서 이야기하면, '팬'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도 듭니다. 노무현 팬, 황우석 팬, 심형래 팬, 기타 등등의 팬......

팬 자체가 나쁜 건 아닙니다. 어떤 매력이나 업적이 있으니까 팬이 되는 것이지요. 단, 팬의 수준을 넘어서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수준으로 이성이 마비되면 그건 문제겠지요. 그런 건 누구나 조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게 정치의 문제든 과학의 문제든 문화의 문제든 뭐든요.

그런데, 그런 팬이 아닌 제 3자라도, 또는 제 정신 가진 팬이라도, 억울한 누명을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남들이 바가지를 씌울 때입니다. "넌 저질이야" "넌 광신도야" 그런 종류의 바가지입니다. 당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억울하지요. 단지 사실을 있는 그대로 평가하자고 요구하는데도, 그런 누명을 뒤집어쓸 때 말입니다. 이권 다툼, 이념 싸움에 희생양이 되고 마는 경우지요.

집단의식이 위험한 만큼이나, 그런 마녀사냥과 매도 역시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아, 그리고 독일인들이 히틀러에 푹 빠진 건 당시 상황이 독일인들의 마음을 위태롭게 만드는 안 좋은 상황인 탓도 크다고 봐요. 그 위기상황을 히틀러가 악용했다고 봅니다.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아실 겁니다. 제 1차 대전 패배로 배상책임에 물가 폭등에 화폐가치 하락...... 생활이 불안정해지면 기댈 곳, 구원처를 찾기 마련입니다. 히틀러 자신이 잘못된 사람이지만, 상황이 히틀러를 만들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egoing 2007/08/28 17:03 L X
지적하신 것을 듣고 보니, 파시즘, 빠와 같은 표현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요즘 같은 때에는 심형래와 파시즘이라는 제목만으로도 원하지 않았던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마치 일부 신문이 제목만으로도 여론에 영향을 미치듯이요.

그리고, 독일에 대한 상황인식은 저와 비슷하신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중산층의 경제적 붕괴가 파시즘의 온상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역사와 개인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둘을 떨어뜨리고 생각할 수는 없는거겠죠.

진지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속류히피 2007/09/16 08:25 L R X
글 잘 읽고 갑니다. 요즘 한국의 경제적 현실이 파시즘의 토대가 될 수도 있다는 느낌입니다. 국민의 1/4이 한꺼번에 같은 영화를 보는 나라이니 여러모로 조심해야 하겠죠. 자주 들르겠습니다. ^^
egoing 2007/09/16 15:37 L X
저도 속류히피님의 글 잘 봤습니다. 저의 우려가 그냥 '오버'이기를 바래봅니다. :)
시민 2009/05/31 09:36 L R X
쓸데없는 오버입니다.
황우석의 연구(진실이었더라면)가 절실한 환자와 가족일뿐이고, 거짓연구에 바른 언론의 진실보도가 있었습니다.
심형래의 디워 아들 손잡고 볼만한 영화일뿐이었고, 그이상 흠집내고 비아냥대는 소위 몇몇 잘난척하는 자들의 관심끌기였습니다.
민주주의의 후퇴속에 노무현의 상징성의 무너짐을 안타까워한 순수한 추모한 마음입니다.
쓸데없는 걱정마시기 바랍니다.
egoing 2009/05/31 10:58 L X
이 글은 2007년의 글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anfl 2009/06/12 01:45 L R X
파시즘과는 좀 많이 다르다 생각합니다. 자유시장의 극단과 정부의 사상 통제가 만날때 파시즘이 형성되죠.
그러한 사항에 처하려면 전제 조건이 필요한데 전방위적 information 왜곡을 통한 세뇌가 필요합니다. 방송, 언론 장악에 의한 무한한 애국심 고취가 파시즘을 낳죠.

그런데 현 상황이 누군가 주도해서 사람들이 세뇌되어 헷까닥 했나요?

세뇌된건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감성이 지나친면이 있지요.
그런데 여기서 따져 볼껀 그 세뇌 주체가 누구냐입니다.
대부분 스스로 스스로를 세뇌시켰죠. 이유는 다양한데 노통의 삶이 감동적이라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니깐 따라하거나...

여기서 중요한건 세뇌의 주체입니다. 죽은 사람이 자신을 미화 시킬수는 없는거죠. 언론도 그분의 죽음을 미화 시킬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참 감성이 넘친 서거 기간이였지만 information의 왜곡을 자행할수 있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점은 사회 이념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자유주의 혹은 아나키즘과 공산주의 혹은 파시즘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수 있다고 할까요?

의도적인 정보의 왜곡이 없었는데 사람들이 그렇게 움직였습니다. 파시즘? 택도 없는 소리입니다. 지금의 명박옹처럼 그분이 information을 왜곡할 힘이라도 있었다면 파시즘 논의는 나올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예 그럴 상황이 아니였는데 파시즘 논의가 나오는걸 보면 님께서 파시즘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모르시고 말씀하시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혹은 중립적인 입장이 아니라...
(정말 중립이였다면 이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됐었겠죠. 중립이라면 파스즘이란 단어 자체가 나올수 없었습니다.)

파시즘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모르시는게 아니시라면 사민주의(진보) 이시면서 겁쟁이이시거나 그렇겠죠.

참고로 말씀드리면 노통은 절대 진보 아닙니다. 노통은 중도였습니다. 그래서 노통이 진짜 힘들었었죠. 권위주의자들과 진짜 좌파들 때문에.
egoing 2009/06/12 02:02 L X
말씀하신 의미는 잘 알겠습니다. 노대통령의 죽음 이후에 이런 논의를 이어가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힘든일이내요. 글의 내용이 불쾌했다면 제가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anfl님도 기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anfl 2009/06/19 01:33 L R X
제길 2007년도 글이 왜 지금 뜨는지...
힘내세요.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게 합시다.
egoing 2009/06/19 11:11 L X
anfl님도 힘내세요. 좋은 날이 와야죠.
지나가는 바람 2009/07/08 15:26 L R X
우려하는 바가 저랑 비슷합니다.
노빠 아니구요.
그렇다고 어디에도 열광해서 줄 서지 않는
두 아이의 행복을 바라는 중년 아줌마인데요.
시내에서 광신자들 보면 솔직히 속으로 미친 것들 하고
지나 가잖아요. 그걸로 끝이고 별 생각은 없어요.
근데 노빠들은 걱정이 됩니다.
성격은 광신자 비슷한 듯 하고 집단적으로 움직이니까요.
도데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도 없고 성찰도 없이
벌 떼들 같다는 느낌이 드니까요.
노무현씨도 사람이니 잘잘못이 있겠지요.
좀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합시다.
연애인 따라 다니는 사춘기 애들도 아니고
좀 성인으로 성숙한 시민의식과 행동들 좀 했으면...
노무현씨 말마따나 인간도 자연의 일부에요.
좀 넓게 보고 겸허함도 가져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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