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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6   오래된 시간(낡은 것들) (14)
2007/08/29   예비군은 악플러 (10)
2007/08/26   감정의 의외성 (6)


오래된 시간(낡은 것들)
분류없음 | 2008/04/2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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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이 낯선 것이 되고,
낯선 것이 익숙한 것이 된다.
2008/04/26 15:23 2008/04/2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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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amoth 2008/04/26 16:25 L R X
군복안에 사복을 입으면 안되지 말입니다~
egoing 2008/04/26 18:24 L X
혹시 헌병이세요? 덜덜
Rukxer 2008/04/26 18:43 L R X
멸공 글씨가 아직 쌔삥하지 말입니다
egoing 2008/04/26 19:44 L X
저거 두르고 논현동 목진지 구축 순찰을 다녔는데, 좀 부끄럽더군요.
가즈랑 2008/04/26 19:18 L R X
우리 동네에서는 핸드폰 사용하면 퇴소조치한다고 막 겁주고 그랬는데;;;
egoing 2008/04/26 19:44 L X
저의 불법한 행위를 이렇게 들추시면 쫌 곤란한데.... (소심)
BKLove 2008/04/26 19:20 L R X
아, 근데 휴대폰 사용하면 퇴소되는게 누가 정한걸까요?
...............................................
솔직히 아주 열심히 조사해 본 결과..
향토예비군 설치법이나, 시행규칙에는 없던데..

국방부에서 내려온 지침이라 하던데...
내가 군인도 아니고 말이죠 ㅋㅋ
egoing 2008/04/26 19:45 L X
일을 자꾸 크게 만드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일이 조용히 마무리 디기를 바래요.



ㅋㅋㅋ
conpanna 2008/04/26 19:52 L R X
여러분들 자꾸 이러시면 이고잉님 영창가시겠어요!!!!
((사식은 뭘로 준비할까...))
egoing 2008/04/27 09:55 L X
고무신 꺼꾸로 신으면 안되지 말입니다.
mepay 2008/04/27 01:44 L R X
가만히 앉아 담배 하나 물고 있으면 부대 있을 때의 생각이 많이 나지 말입니다.
egoing 2008/04/27 09:55 L X
정말 그렇지 말입니다.
카프카의 카 2008/04/29 14:05 L R X
넘 올만이죠? ^^;
동생 녀석이 얼마전에 입대를 한 터라 요즘 군복 사진만 눈에 확 띄네요.
egoing 2008/04/29 23:53 L X
아 정말 반가워요. 블로그 폐쇄하신 후에, 어떻게 살고 계신지 문득 문득 궁금했는데... 잘 계신거죠? 동생분은 조만간 씩씩한 남자가 돼서 돌아올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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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은 악플러
생각 | 2007/08/29 00:25

이 글은 군대를 비하하거나, 무정부주의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갖고 있지 않은 글입니다. 군대라는 특수한 공간이 인간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해 보기 위한 글입니다.

예비군은 왜 고약한 행동을 할까? 나는 동원 5년차의 베테랑 예비군이다. 현역으로 있을 때 예비군만 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제 이 생활도 올해까지이다. 말년이란 말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예비군 훈련에 빠짐없이 참여하면서 훈련 때마다 생각나는 단어가 있다. 당나라부대. 예비군은 21세기 판 당나라 부대로써 손색이 없다. 물론, 예비군을 비웃을 생각은 없다. 그 책임은 민간인에게 군복을 입히고 딱 오늘만 군인 행세를 해달라며 얼래고 달래는 분단된 시대에게 돌려야 할 것이다. 어쨌든 그것은 지금 나의 관심사가 아니다. 궁금한 것은 왜 모범적인 시민이 예비군만 되면 불량해지는가이다.

나는 이글을 통해서 군대라는 공간이 지닌 압도적인 폭력성과 군복이라는 획일화된 복장이 복종을 강요하고, 개성을 제거하여 죄의식을 희석시킨다고 주장하려고 한다. 나아가서 예비군의 고약한 행동을 복종과 죄의식의 틀에서 설명할 생각이다. 복종의 강요는 없어졌지만, 복장을 통한 개인의 개성은 여전히 억압되고 있는 특수한 환경이 예비군을 악플러로 만든다고 생각한다.

군대의 목적은 국가를 지키는 것이다. 국가는 일반적으로 살인을 통해서 지켜진다. 모순된 국제질서 속에서 살의는 일정한 명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 명분이라는 것이 적에게 군대가 있기 때문에, 우리도 군대가 필요하다는 것과 같은 식이라는 점에서 이들은 경쟁자이면서, 둘도 없는 동업자인 셈이다. 어쨌든 군은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개인에게 삶과 죽음의 선택을 강요한다. 살려면 죽여야 하고 살인은 죄의식을 부른다. 살인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이 죄의식을 제거하는 것은 지휘부나, 당사자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가 된다. 그런 이유로 군은 살인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군비의 확충 못지않게, 병사 개개인의 죄의식을 덜어주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벌인다.

유명한 예가 총살이다. 한 사람을 죽이기 위해 3명이 도열한다. 2명에게는 공포탄이 지급되고, 한 명에게는 실탄이 지급된다. (공포탄 : 탄알 없이 소리만 나는 총알) 물론 실탄이 누구에게 지급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격이 끝난 후 사수들은 자신이 공포탄을 쐈다고 믿으면 그만이다. 내가 예전에 발사운영병으로 근무하던 장거리 미사일 부대의 무기체계는 5명의 팀원이 각자 휴대한 조원안전키를 돌려 락을 풀어야만 발사 명령이 하달된다. 즉 발사는 혼자하는 것이 아닌, 팀이 하는 것이라는 퍼포먼스인 셈이다. 또, 비운의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조종사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들이 어떤 종류의 재앙을 떨어뜨렸는지 알지 못했다. 그들은 단지 폭탄을 투하하고 전속력으로 히로시마 상공을 이탈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뿐이다.

무기의 발전은 살상력의 증대만을 꾀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예외 없이 살해행위와 살해현장을 공간적으로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미사일은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무기체계이다. 토마호크 마사일은 2,000Km 밖의 타겟을 5m의 오차범위에서 명중시킬 수 있다. 또 미군에 의해 실전 배치될 예정인 무인폭격기는 조종사 없이 적진을 도륙할 수 있다. 게이머는 벙커에 앉아 따뜻한 라떼를 마시며 모니터에 표시된 점들을 지워나갈 것이다. 이번 주에는 어떤 공연을 보러갈까를 생각하며..... 조만간 임요한과 같은 친구가 공군의 주요 전력으로 등장할 날이 머지않았다. 이처럼 현대의 무기체계는 살해현장의 참상을 가시거리 밖에 두고, 살의를 복잡한 관료주의에 분산시킴으로써 죄의식을 희석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이 전쟁을 수행할 때 공중공격을 선호하는 것은 자국의 병사들이 죄의식에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죄의식은 파괴적인 전염성이므로......

영화 바벨에서 부유한 백인 아이들이 닭 잡는 놀이를 한다. 용케도 닭을 잡았고, 기쁜 마음에 어른에게 닭을 건넨다. 어른은 닭의 목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어 살짝 비틀더니 머리를 쑥 뽑아낸다. 아이들은 충격을 받는다. 이들은 자신들이 맛있게 먹던 닭고기가 비극적인 죽음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이것이 어찌 아이들만의 일이겠는가?

군에게 죄의식은 적만큼이나 힘겹게 싸워야 하는 대상인 것이다. 그런점에서 팔레스타인 자치구에 대한 공격작전을 거부한 27명의 이스라엘 전투기 조종사들과 치열한 전선에서 크리스마스 케롤을 함께 불렀던 독일군과 연합군들은 인간성의 강한 생명력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갖게한다.

죄의식과 함께 군에서 중시되는 가치는 복종이다. 절대적인 복종 없이는 총탄이 날아오는 전장에서 전진 앞으로를 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복종은 여러 가지 장치에 의해서 내면화된다.

그 중 하나가 훈련소이다. 훈련소에 입소한 훈련병들은 모욕적이며, 압도적이고, 동시다발적인 폭력에 직면한다. 그들에게는 하나같이 똑같은 군복과 철모, 그리고 위장크림이 지급된다. (위장크림 : 검은색 분) 병영은 중무장한 군인이 지키고 있으며, 국가는 군에게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명분을 부여한다. 이런 다양한 장치는 순식간에 개인의 가치를 집단의 가치로 대신한다. 훈련병들의 개인적 가치관은 그들이 군대를 제대할 때 돌려받는다. 그들은 서서히 M-16을 위해 복무하기 시작한다.(M-16 : 총의 모델명)

또 다른 장치는 내무생활이다. 자대에 배치됐을 때 우리 부대는 통합막사라는 구형 내무실을 사용하고 있었다. (자대:훈련소를 나와서 제대할 때까지 생활을 하는 부대) 그 첫인상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80명이 넘는 고참들이 만연한 웃음을 띠며, 나에게 일제히 시선을 고정시켰다. 이런 환영은 정말이지 괜찮은데 말이다.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이 본전을 만지작거리며, 복종을 욕망하고 있다는 것을. 훈련소가 공적 폭력성의 전주곡이라면, 내무실은 공적, 사적 폭력성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다. 군 당국은 공식적으로 사적 폭력성을 부인하지만, 생활 속에 눅눅히 녹아있는 이러한 폭력성이야말로, 전쟁터를 더욱 박진감 넘치게 하는 영웅인 것이다.

인간의 정체성은 두 가지 맥락에 의해서 변화한다. 하나는 공간이고, 다른 하나는 외모이다. 공간이란 가정, 직장, 교회, 군대, 친구모임 같은 것이고, 외모란 얼굴, 복장, 체격, 인종, 학력, 경제력과 같은 것들이다. 이 두 가지 요소의 복잡한 조합에 따라 인간의 양심, 정체성, 개성, 캐릭터와 같은 것들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다시 말해, 일터와 가정에서의 개성이 다르고, 성형수술을 하기 전과 성형수술을 한 후의 개성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군대라는 공간은 동시다발적인 폭력을 통해 복종을 강요하고, 군복은 개인의 외모를 단일화함으로서 개인의 양심, 개성과 같은 내면적인 가치를 약화시킨다. 군대라는 공간과 군복이라는 외모는 군이 추구하는 가치의 수용을 수월하게 한다. 개인은 압도적인 폭력성과 단일화된 복장 속에서 죄의식, 굴욕감, 저항감을 슬그머니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고 딴청을 부린다.

복종을 강요하는 폭력성과 희석된 죄의식은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내가 군생활을 할 때 이웃부대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취사병이 후임병을 홀딱 벗겨놓고 물고문을 한 것이다. 그것도 부족해 냉장고에 가두거나, 오븐에 돌리는(상황이 잘 이해는 가지 않지만) 등의 가혹행위를 하다 적발됐다. 이것을 병적이라고 간주한다고 해도, 병영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일상화된 폭력은 군이라는 공간과 군복이라는 몰개성의 부작용이 아닐까? 군대라는 공간은 복종을, 군복이라는 복장은 몰개성을 통해 죄의식을 희석시킨다.

지금까지의 틀 안에서 생각해보자. 예비군 훈련소는 예비군에게 복종을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역은 선배님이라는 모호한 존칭으로 애매한 존중을 표한다. 예비군들은 아스라이 떠오르는 병장생활을 추억한다. 그리고 이들은 실제로 말년 병장처럼 행동한다. 반말하고, 장난치고, 명령한다. 현역들은 예비군들의 자유를 탐욕스럽게 갈구하면서, 예비군들의 근거 없고, 허무한 권위를 선선히 수용한다. 이 젊은 친구들은 벌써 복종의 경제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더는 복종을 강요하지 않지만, 군복의 착용은 여전히 의무화된다. 군복은 참 신기한 옷이다. 입는 순간 저 안에서 잠자고 있던 마초가 기지개를 펴고, 주머니에 손을 찌르고 불량하게 걸어나오니 말이다. 마초는 시스템에 대한 적개심, 타인에 대한 무례함, 커리큘럼에 대한 무관심, 수컷 특유의 위협감을 드러낸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모범적인 사회인은 군복을 입는 순간 다른 사람이 된다.

교육은 타인에 대한 예의, 시스템에 대한 순종, 고객에 대한 친절을 평생 내면화한다. 이러한 것들은 복장, 얼굴, 지위와 같은 외적인 개성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 군복은 획일화된 복장을 통해 개성을 약화시킨다. 약화된 개성은 교육이 만들어낸 것을 무력화시키고, 적개심, 무례함, 무관심과 같은 마음을 불러온다.

문제는 군복문화가 도처에 있다는 점이다. 군복문화는 지금 이 시간에도 악플러라는 망령이 되어 넷트를 떠돌고 있다.

덧. 이 글에서 적개심, 무관심, 무례함과 같은 것들을 인간의 본성이라고 가정했지만, 이것은 다소 성급한 결론이었던 것 같다. 나는 이런 것들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논리전개의 관성에 굴복한 것이다. 물론, 이런 것들이 인간의 본성일 수도 있기 때문에, 가설로써 남겨두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행동양식이 인간의 본성이 아니라고 가정해볼 수도 있다. 아래는 다른 가설에 따른 다른 결론이다.

 이것들은 예비군들이 현역으로 있던 기간동안 차곡 차곡 내면화해서 말년병장에 이르러 단단하게 굳어진 내면적 개성이다. 그가 군생활을 마치고 위병소 정문을 활짝 열어졌힌 후, 사복으로 갈아입는 순간 군복으로 대표되는 외면적 개성과 내면적 개성의 링크가 사라진다. 그는 사회 초년생으로써, 입대전에 이미 내면화한 생활양식과 앞으로 그에게 요구될 양식을 내면적 가치로 받아들이고, 군에서 형성된 개성은 사라진다. 아니, 잠복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1년 후 그가 예비군이되어 군복을 입으면 잠복하고 있던 개성은 우리 앞에 나타나서 오랜만이라며 악수를 청한다.



2007/08/29 00:25 2007/08/29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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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kaspx blog(er) 2007/09/09 02:19 x
제목 :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 의 충격적인 연구결과
그제 저녁 EBS의 재방송인지 생방송인지 알 수 없는 지식채널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되었습니다. 아주 흥미로운 인간의 복종에 관한 다큐형식 방송을 본 후 더 상세히 기억하고 싶어 더 많은 ..
J.Parker 2007/08/29 13:11 L R X
지금은 끝나버린 예비군이지만 예전에 그리했던 것 같아 찔리네요.^^
군복 입는 건 뭐랄까 도복을 입으면 기세등등 해지는 것 기분 같고, 어떻게 보면 바쁜 일상에서의 탈출로 인한 거침없는 그런 기분 아닐까요..^^
전 전자의 기분 였던것 같습니다.
egoing 2007/08/29 13:59 L X
살짝 삐딱하게 보면 저처럼 보일꺼구요. 긍정적으로 보면 J.Parker님처럼 보일꺼예요. 서로 느끼는 것이 다른거니 저는 J.parker님의 느낌을 전적으로 존중합니다. ^^

저는 주소지를 이번에 서울로 옮겨서 얼마전까지 율량교장으로 다녔내요. 혹, 같은 곳으로 훈련을 나간 것은 아닐지?
J.Parker 2007/08/29 14:29 L X
율량교장은 마지막 예비군 훈련 한 곳이네요.^^
암튼 세상은 너무 좁아요.. 율량교장 아시는 분을 뵙고ㅎㅎ
오전부터 비가 오락가락 하네요. 이런날은 그냥 파전에 막걸리로 기분 내야 할텐데요.. 비오늘 날 밀가루 음식은 기분을 좋게 한다는 말이 있더군요. 먹었다 생각하시고 좋은 오후 시간 보내세요.^^
egoing 2007/08/29 14:39 L X
옙, 청주에서 한번 모셔야 할텐데 말이죠.
기회가 있겠죠!!
:)
가즈랑 2007/09/07 19:57 L R X
글 잘 봤습니다. 군복(외모)에서 많은 것을 읽으셨네요. 제 생각 하나를 말씀드려볼께요.(저도 예비군 5년차입니다.^ ^)

저는 예비군들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것에는 '현역'들과 다른 시선을 받고 싶다는 욕구가 자리잡고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아무리 예비군 마크가 있고 머리가 길더라도, 멀리서 보면 다들 '군인'같거든요.

군인들의 사회적 평판이 좋지 않은 우리 사회도 한 몫 합니다. 그렇게도 빠져나오고 싶었던 군인이라는 틀 속에 더이상 도매금으로 싸잡히기 싫다는 것이죠. 군인이 명예롭게 여겨지고 그 상징으로서 군복이 존재한다면 아마도 예비군들의 태도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는 이것이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교복을 훼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egoing 2007/09/08 01:04 L X
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나는 군인이 아니다라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거죠.
그래도, 왠지 예비군마크가 민간인들에게는 결국 외국어라는 점은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는 것 같구요.
kose 2007/09/09 02:19 L R X
트랙백 잘 읽었습니다. 내무반 이라는 장소와 군복이라는 외모로 복종의 결합체를 잘 형성해야 절대 복종이 이루어 질수 있고 또 그에 따라 복종하는 군인을 글로써 잘 표현하신것 같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going 2007/09/09 09:41 L X
좋은 글은 아닙니다만, 감사합니다.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이 인간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가를 생각해보려고 쓴 글입니다.
mepay's 2007/11/06 04:04 L R X
저도 예비군 5년차 입니다. 정말 좋은글 입니다. 무슨말을 하고 싶은데..아무말도 할수 없게 만드십니다. ;;너무 뛰어난 지금껏 블로그를 돌아보면서 최고의 글인것 같습니다.
egoing 2007/11/08 11:11 L X
제가 요즘 몸이 많이 아픕니다. 과찬이라는 것을 알지만서도 칭찬을 들으니 회복에 좋은 영양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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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의외성
생각 | 2007/08/26 23:02

#1

날씨는 덥고 훈련은 무료했다. 강당 입구에는 지루함을 견뎌보고자 예비군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담배를 태우고 있다. 입구에서 약간 떨어진 나무그늘 아래에는 동대장들이 들으나 마나 한 시시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동대장:훈련 교관) 한 예비군이 동대장들의 일단을 향해 걸어간다.

"조퇴를 좀 해야겠습니다"

시간은 4시. 5시면 훈련이 끝날 터였다. 동대장 중 한 명이 갸우뚱하며 묻는다.

"한 시간 후면 훈련이 끝나는데 좀 기다리시지 그래요?"

"아버지가 돌아가셔서요"

예비군의 안면은 초점이 다소 흐려졌을 뿐, 어떠한 감정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순간 동대장들은 동요하기 시작한다. 귀동냥으로 사정을 엿듣던 나도 마찬가지였다. 모르는 사람의 뜻밖의 불행도 그랬지만, 어떠한 감정도 흘리지 않는 예비군의 모습은 그를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의 마음을 분주하게 했다. 나는 도저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수 없었다. 서둘러 강당으로 돌아왔다. 머리가 복잡하다. 예비군은 전파를 수신하지 못한 브라운관을 가득채운 수많은 실밥 한 가운데 검은색 불량화소처럼 요지부동의 자세로 서 있었다. 그는 곧 오열할 것이다.


#2

내일모레 군입대를 앞두고 고장 난 이빨을 수리하러 치과에 가는 길이다. 아버지와 나는 오히려 평소보다 유쾌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매일 지나가던 익숙한 길이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좋은 기분이다. 얼쿠! 과속방지턱을 미쳐보지 못했던 나에게 노면의 굴곡이 그대로 전달된다. 그 순간 왈 콱 눈물이 쏟아져버렸다. 나는 재빨리 눈물을 훔친다. 왜 이러지? 입대를 앞두고 아무런 감정의 동요를 느끼지 않던 나를 내심 든든하게 생각하던 차였다. 그러나 눈물은 끝내 멈추지 않았다. 아버지가 발견할 때까지..... 아버지는 털털하게 웃어 보였지만, 우리는 치과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3


내일 군입대를 앞두고 나는 가까운 친지에게 전화로 인사를 한다. "저 내일 군대 가요" 똑같은 맨트와 똑같은 반응이 막 지루해지던 참이었다.

"여보세요"

저쪽에서 이모의 음성이 들려온다.

"이모 잘 계셨죠? 저 태경인데요. 저 내일 군대가요"

나의 목소리는 권태롭게 느껴질 정도로 차분했다.

"어 태경아. 군대 간다고?"

왈 콱 전혀 예지하지 못했던 울림이 목젓에서부터 느껴지면서 요동치기 시작한다. 불과 1초가되지 않는 사이 나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전화통을 붙잡고 있었다.

"ㅇ..."

더는 말을 잊지 못했다. 목이 매인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이모.
나에게 서수를 붙이지 않은 이모는 셋째 이모를 의미한다. 88년 전까지 이모부는 청주에서 손꼽히는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이모부의 회사에서 총무라는 직책을 맡고 있었다. 철제를 가공하던 이모부는 전자업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당시 어렸던 나는 공장에서 부지런히 납땜을 하던 누나들의 손놀림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희망은 오래가지 않았다. 자세한 사정은 알지 못하지만,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윤가라는 사기꾼과 상공회의소의 고위인사가 개입하면서 급기야 부도를 맞게 되었다. 이모부의 전 재산은 증발했고, 얼마 후 이모부도 세상에 안 계셨다. 파국은 우리 가족이라고 비켜가지 않았다. 아버지 역시 전 재산을 담보로 내놓았던 것이다. 우리는 칡 흙같은 어둠을 틈타 대전 큰 이모 댁으로 야간도주라는 것을 했다. 누나와 나는 맡겨졌고, 아버지는 유치장이라는 곳을 다녀왔고, 엄마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했다. 그러나 나는 아버지와 엄마가 이모부를 원망하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당신들은 혼자가 된 이모를 언제나 걱정했다. 이모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시 고3이었던 이모의 아들인 사촌형은 삭발을 했다. 전교일이 등을 다투던 형의 친구는 서울대 법대를 차석으로 들어갔지만, 형은 그러지 못했다. 아버지는 돌아가신 이모부를 대신해서 형의 입학식과 졸업식에 참석했다. 형은 처음부터 나의 정신적인 맨토였고, 내가 서울 생활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비좁은 옥탑방의 한구석을 흔쾌히 내어주었다. 이제는 그 때의 충격에서 벗어나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지만, 그 당시의 아픔은 어렸던 나에게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서로 의지하면서 시련을 함께 극복한 이모는 단순히 '친척'이라는 어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그것은 애뜻하고, 가엽고, 감사하고 와 같은 복잡한 수사로도 잘 설명이되지 않는 무엇이다.

"태경아 잘 갔다와"

".ㅇ..ㅕ.ㅣ..."


나는 바보같이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2007/08/26 23:02 2007/08/2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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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zche 2007/08/27 00:39 L R X
누구에게나 시시콜콜 말하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나름대로의 사정을 겪고, 치유하고, 다시 원래의 생활을 찾아가고... 그러는거 같아요. 다시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절이지만, 지금이니까 다시 곱씹어 볼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egoing 2007/08/27 09:33 L X
맞아요. 그리고 저런 가혹한 과정을 통해서 가족들은 휠씬 견고해졌구요. 제가 진혁이를 이뻐하는 것도, 누나랑 같이 고생한 경험이나, 가족의 소중함 이런 것들의 결과이구요.
time0808 2007/08/28 00:03 L R X
태경님 얼~~라를 나~~아보삼 더 이쁘지롱~~~!!ㅋㅋ 안녕 주무세요 (예의 바르게) 꾸벅
egoing 2007/08/28 00:41 L X
예 타임님도 안녕히 주무세요. ^^
xizhu 2007/08/28 10:46 L R X
마음이 번쩍 뜨이는 글, 잘 읽고 갑니다
egoing 2007/08/28 13:54 L X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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