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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04   공각기동대 - 난민과 반도 (18)


공각기동대 - 난민과 반도
생각 | 2007/07/04 14:14

(TV판 2기 Stand alone complex)

난민과 반도

이 영화속에서 한국은 이렇게 모호한 기호로 존재한다. 4차 핵전쟁 이후의 일본핵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난민을 인도적 차원에서 받아들인다. 그러나 난민은 곧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한다. 자치구를 원하는 난민과 이를 인정할 수 없는 일본정부의 대립이 이 영화의 주된 갈등구조이다. 이들 난민의 지도자는 쿠제. 쿠제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난민들의 정신적 지도자가 된다. 그러나 쿠제와 난민들은 일본 내청의 음모로 인해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본 사회의 불안을 증폭시켜 일본을 재무장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 내청은 난민들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조작하고, 그와 동시에 미국과의 더러운 거래를 통해 난민 자치구에 핵을 투하할 계획을 세운다. 소령들은 이 음모를 간파하고, 내청을 숙청한다. 결론은 어정쩡한 해피엔딩이다. 난민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갔을 뿐이고, 일본은 여전히 불확정적인 평화헌법의 영향력 아래에 놓여져 있다.

 나는 궁금하다. 도대체 이 복잡한 영화의 시선이 어떤 모습의 일본을 원하는 것인지. '일신독립을 이룩함으로써, 일국독립을 이룩한다.' 첫번째 핵폭에 실패한 미국의 핵잠수함을 강제 해산시키면서 일본 총리는 이렇게 말했다. 이 말은 후쿠자와 유키치가 한 말이다. 그는 일본의 만엔짜리 지폐 도안속의 인물이다. 우리로 치면 세종대왕의 서열에 해당된다. 그는 일본의 전면적 개방을 주장했고, 개방만이 서양의 제국주의에서 일본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변했다. 그러기 위해서 일본은 철저히 아시아의 촌티를 벗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유명한 탈아론이 여기서 시작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분이 후쿠자와 유키치



 이 영화의 배경인 4차 핵전쟁에서 미국은 핵을 사용한 나라로, 일본은 방사능을 제거한 나라로 그려진다. 즉 미국은 창이고, 일본은 방패인 것이다. 이 파괴적 행위는 한반도에서 자행되었고, 그 방사능 낙진은 난민과 반도인 것이고. 이 난민을 받아준 유일한 국가는 일본이었다는 이야기. 도덕적 우월함과 그에 걸맞는 수단을 보유한 일본이 여전히 열등한 국가의 처우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이 영화의 시선은 못마땅해 한다. 나는 이 지점에서 궁금한 것이 있다. 왜 이 시선의 프로듀서는 일어나지도 않은 핵전쟁을 만들어 놓고, 그 공간안에서 자신들은 핵을 제거하고, 난민을 받아들이는 선행을 할 것이라고 상상하는 걸까? 또 이러한 선행이 '일신독립을 이룩함으로써, 일국독립을 이룩한다'라는 비장미로 귀결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필연일까? 도대체 선행을 해야 한다는 것인가? 보통국가가되야 한다는 것인가? 우리에게 확실한 것은 과거 밖에 없다. 미래에서 확실한 것은 죽음 뿐이지 않은가? 성찰은 과거의 역사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상상력 속에서 프로듀싱된 미래는 지멋대로의 결과로 필연되는 위험을 언제나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한이 반도가되고, 그 땅에 살고 있는 민중이 난민이 된다는 이 얼떨떨한 설정이 겨우 일본의 보통국가화를 위한 제물이었다면 참 열받는 일아닌가?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는 신사참배의 배후에 마조이즘적 원리가 숨어있다고 진단한 문화심리학자가 생각난다. 그에 따르면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선조조차 마음대로 추모하지 못하는 희생자라는 피해의식을 반복적으로 재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본열광, 하얀빤스와 도덕적 마조히즘 49p) 하지도 않은 선행을 통해서 보통국가화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A급전범과 전쟁의 희생자들을 합사해놓고, 외국에서의 간섭에 불쾌해 하는 일본의 모습 누구와 비교되지 않는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빌리 브란트


영화의 시선이여! 이 사진을 본적이 있는가? 보았다면 아마 괴로우리라. 비내리는 바르샤바 게토 추모비 앞, 전후 처음으로 폴란드를 방문한 서독의 총리가 무릎을 끓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당시 서독인들은 이 사건을 치욕적인 사건이라고 비판했지만, 역사는 가장 자랑스러운 사건으로 기록하고 있다. 독일과 일본의 차이는 여기에서 온다. 독일은 과거에서 자신을 찾았지만, 일본은 미래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독일은 희틀러의 가학대 음란증(세디즘)과 군중의 피학대 음란증(마조이즘)을 몰아내기 위해 지금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건만, 일본은 이 따위 졸렬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위대한 상상력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 개탄스럽다. 이건 정말이지 인류에 대한 죄악이고, 재능에 대한 배..배신이며, 난민과 반도가 된 한국을 두번 죽이는 것이다.

 egoing이 남의 나라 예술작품에서 우리나라의 가오가 상했다고 해서 이렇게 발발이 뛰는 것이 아니다. 불멸의 이순신에서 당신들도 우리만큼이나 모욕을 당했으니까. 오염된 한반도의 핵을 정화하고, 불쌍한 난민을 받아들였으며, 일본인 쿠제를 통해 높은 곳으로 난민을 인도하려했고, 가미가제 정신으로 당신들의 타치코마를 희생시킨 점 백번 양보해서 높이 평가한단 말이다. 그러나 거기까지했어야 했다. '일신독립을 이룩함으로써, 일국독립을 이룩한다'는 그 여자의 비장한 목소리는 하지 말았어야 할 커밍아웃이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난민과 반도라는 말이 불쾌한 것이다.

2007/07/04 14:14 2007/07/0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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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ost 2007/07/08 20:03 L R X
흠 요즘 영화를 많이 보시는 군요~~ 헛 벌써 4일전 이야기네 ㅎㅎ
egoing 2007/07/08 22:08 L X
그냥 주말 이용해서 틈틈히 봤어요 :)
곧 ghost님에 대한 포스트 공개할꺼예요 ㅋ
슈리 2007/07/10 21:39 L R X
공각기동대를 본지 오래되서 잘 몰랐는데 저런 배경이었군요.
egoing 2007/07/11 09:11 L X
제가 나름대로 이해한 것은 저렇습니다만, 워낙에 난해한 상황들이 많아서 혹, 잘 못 이해한 것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다시 한번 볼 생각입니다. 그런데 너무 길어서...
낙타 2007/07/15 15:43 L R X
저도 공각기동대를 보고있는 사람중 하나입니다. 애니 중간중간 반도, 난민, 인민군, 신의주등등 꺼림직한 단어들이 계속해서 나와서 한번 이 애니의 배경에 대해서 검색해보다 들르게 돼었습니다.
역시 황폐화돼버린 한반도가 사건의 배경들이었군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괭장히 불쾌합니다만은 끝까지 보고 말해야겠죠?
egoing 2007/07/15 20:37 L X
http://egoing.net/376 를 통해 이야기했지만 저는 여전히 공각기동대를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으로 꼽습니다. 과거 서정주가 친일을 했지만, 그의 잘못된 처신과 그의 예술적 완성도는 분리해서 평가받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공각기동대의 역사의식이 매우 졸렬하다는 것이 저의 평가입니다만, 이러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공각기동대는 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작품입니다. 다만 이 작품의 역사의식이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비판해야 하는 이유 역시 분명합니다. 압도적으로 우수한 문화를 바탕으로 잘못된 가치관, 방향성을 조작하려는 시도는 단호히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보셔야 겠죠? :)
ㅡㅡ;; 2007/11/01 23:47 L R X
'반도'라는 표현자체가 일제시대의 표현입니다. 일제시대에 한국은 '반도'라고 칭해졌고, 일본은 '본토'라고 칭해졌죠. 한국이든 조선이든 이미 '사라진 나라'니까 나라이름대신 '반도'라고 칭하는겁니다. 이건 틀림없는 군국주의적인 발상입니다. 지금껏 재미있게 봐오다가 16화에서 '반도'라는 표현이 나오는 걸보고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계속 '난민'타령 하길래... 뭔가 자꾸 께름칙하다 싶더니... 하여간 쓰레기 쪽바리놈들. 진짜 이놈들 쓸어버려야합니다. 일본침몰하면 절대 도와주지 맙시다.
egoing 2007/11/18 13:10 L X
헤헤 침몰하면 도와줘야죠.^^
일본의 국민성이 침략을 좋아한다기 보다,
국가간, 국내의 계층간, 경제적 불평등 및 잉여자본과 같은 시스템의 오류가 전쟁을 일으킨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평화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침략을 할만한 능력과 의지를 갖추지 못했을 뿐.
용서하고, 화해하고, 시스템을 개선해서 오래가는 평화가 만들어졌으면 하내요.
지나가는나그네 2008/01/24 12:09 L R X
또왔습니다.극장판 버젼이 꽤나 흥미있는 주제라
결국 모두 보고야 말았습니다.다 좋은데 확실히 2기는
고다와 공안9과 난민-히데-에 집중하는듯 싶습니다.
확실히 그 불순한 의도가 엿보입니다. 그 불순함도 꽤씸하지만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밀도있게...멀지않은 고도화된 문명의 여러사회현상(문제)그걸 엿보고 싶었습니다.
엿보지 못한 그 아쉬움이 살짝 불쾌감으로 변하네요.

egoing 2008/01/25 09:52 L X
댓글 감사합니다. 저 역시도 그랬습니다. 불쾌한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구요. 옹졸한 역사의식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감상할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 역시 슬픈일이내요. 그 재능을 저 따위 마스터베이션에 쓰고 있다니.
지나가는나그네 2008/01/26 00:19 L R X
매번(두번째지만;;) 성의있는 댓글 감사합니다.
이런 자세야말로 지향해야할 네티즌의 자세라 생각합니다.
님의 그런 자세와 필력에 감동한 나머지 모든 정보를
너무나 간단하게 병렬화(??) 해버렸습니다.

정말 말하고 싶은건.. 인터넷 보편화에따른 커뮤니티가
낳은건 진짜 커뮤니티가 없다는 겁니다.(우리세대의 소속감에 있어서 네트워크가 차지하는 영향력은 크다고 생각합니다)
조작된 군중에 의한 트렌드에 밀집되는 군중이라는것이
-물론 추측입니다.- 슬픕니다. 모든것이 조작가능한
상태라는 것이 가슴 아픕니다.슬프지 않습니까...??
진실성은 온데간데 없는것이 슬픕니다.진실성이 진화라는
카테고리안에서 희생되어야 할 것이라면 할 말 없습니다.
주류와 비주류 상호(아무나) 나눔이 가능한 상태가 되어야 아름다운것인데... 이땅의 주류는(비주류또한 그런 성격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독점한다는 것입니다.대중의 속성상 우매하다는건 인정합니다.하지만 소위 말하는 이 사회의 상위 20%가 그런 선택을 한다는것이 매우 잘못된
선택이라는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egoing님의 의한 사회견제~! 그걸 보고싶습니다.
욕구가 아닙니다.
님은 충분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군중이 특정인물에
대해 밀집되는 것은 매력에 있다고 추측됩니다.
물론~ 다양화된 시각에서 다각화된 공격은 의미있지만..
공격력은 떨어지는 것 같군요. 뛰어난 지휘관이 없기때문이라 생각합니다.

egoing에게 부담을 씌우는것은 아닙니다만.. 님에게
타고난 사명감이 있다면~(가정입니다^^)그런거 아닐까요.
재능이 있다면... 자신에게 씌여진 재능을 부담스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면~ 살리는 쪽의 선택이 어떨지 모르겠습다.


지나가는나그네 2008/01/26 00:24 L X
아아~ 술먹어선지 두서가 없는것 같군요
왜왜~ 수정이 안되는지 모르겟네요;;;
정말~ 수정 하고 싶은데
그만~ 갑니다...
egoing 2008/01/26 09:59 L X
나그네님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칭찬은 감사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

네트워크의 분화가 커뮤니티의 몰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왜일까요?
님의 문제의식을 깊게 생각해본 것은 아니지만
개인의 가치가 커진 것과의 연결성도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은 개인의 욕망을 보다 능동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역사적으로는 투표와 같은 정치적인 행위에서
트랜디하게는 블로그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욕망의 발현이 보다
효과적인 지배,선동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독제는 위협과 공포를 통해 대중을 조종하지만,
민주주의는 암시와 선전을 이용하지요.

과거의 대중은 권력의 위협과 공포에 수동적으로 끌려갔다면,
오늘 날은 암시와 선전의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암시와 선전이 두려운 것은 이 것이 겨냥하고 있는 것이
인간의 공포가 아니라 욕망이라는 점입니다.
마치 색마가 오입질에 집착하듯이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본이나 권력의 이해를 위해 복무하고 말지요.
밀리터리 패티쉬같은 것이 대표적인 도착이라고 할 수 있구요.
대중들은 보다 적극적인 지배의 수단이 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를 좀 과하게 포장해 주셨지만,
저 역시 경계인으로서의 삶을 살짝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이 곳을 통해 성역없이
하나하나 열어보면서 검증해볼 생각입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sanjuro 2008/04/27 02:16 L R X
좋은 글... 링크 신고합니다.
egoing 2008/04/27 19:15 L X
감사합니다. 저도 트랙백 달았습니다. 물론, 글 잘봤구요.
ffg 2008/05/18 23:59 L R X
저도 공각기동대를 보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난민은 재일한국인에대한 시선과

그들이 느끼는 불합리성도 한몫한것 같군요.
egoing 2008/05/20 20:08 L X
저도 그런 것 같내요.
하튼간. 2008/06/16 19:52 L R X
지 나라는 방사는 막았고...
한국은 난민이라 하고...
왜곡 교과서로 공부하는 주제가 참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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