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직업상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웹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토론을 자주한다. 대개의 토론은 20대 여성이 좋아하는 서비스를 만들자는 것으로 끝난다. 왜냐하면 20대 여성이 있는 곳에는 필연적으로 전연령대의 남성들이 모이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그럴듯한데 좀 공허하다. 20대 여성들은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가장 보수적인 그룹이다. 그녀들은 일단 바쁘다. 이미 잘 쓰고 있는 서비스를 바꿀 여가가 없을 뿐 아니라, 새로운 웹서비스보다 그녀들을 열광시키는 것이 지천이기 때문이다. 이 분들의 시선이라도 받아볼려치면 메스미디어가 아니고서는 어림도 없다. 그런 점에서 20대 여성은 수단이라기보다 목표다.
내가 주목하는 브릿지_bridge는 직업이다. 인터넷 서비스에 대해 가장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은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기획자와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다. (보통은 프로그래머를 개발자라고 부르지만, 서비스를 만드는 실무그룹을 통칭해서 개발자라고 부르겠다) 서비스의 의사결정자들은 이들이 너무 전문적이라, 이들의 장단에 놀아나면 망하기 십상이라고들 한다. 긱(Geek)하다고들 한다. 정말 그럴까?
개발자가 누구인가? 그들은 서비스를 실제로 만드는 사람이다. 다른 말로 하면 보편성을 설계하는 사람이다. 보편성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보편성을 만드는 사람의 개성, 다른 말로 특수성을 버려야만 보편성이 만들어진다는 의견이 있다. 아니다. 정직한 특수성이 보편성을 만든다. 인간은 육체와 정신이라는 고립된 섬 속에 갇혀있는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격리된 자아가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다. 타인을 자신으로 간주해봄으로써 타인의 마음을 알아내는 것. 이것이 진정한 소통이다. 그런 점에서 소통의 품질은 마케팅적 수사, 최신 기술, 멋진 디자인이 아니라, 소통 이전의 문제, 즉 자기 자신에 대한 정직한 시선에서 비롯된다. 이것이 없다면 타인을 백날 자신의 입장에 놓고 생각해봐도 헛방이다. 유저? 이것은 대중이나, 국민만큼 무의미한 것이다. 이들은 실제하지만, 그들의 머리수만큼의 제각각이기 때문에 실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 안에 있는 자신을 정직하게 바라봄으로써 인간의 본질을 예리하게 파악하는 것이 보편성을 획득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런 점에서 좋은 서비스란 진정 자신이 좋아하는 서비스다.
개발자가 누구인가? 그들은 이미 머릿수 면에서 이 사회의 주류다. 건설인들이 오프라인을 건축한다면, 개발자는 가상의 세계 구축한다. 이제 가상의 세계는 오프라인 보다 거대하다. 이 거대한 세계를 누가 만들었는가? 개발자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각자의 커뮤니티에서 서비스에 대한 중요한 멘토다. 나와 (개발자라면) 당신이 자신의 가정에서 일터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서비스에 대해 행사하는 영향력을 생각해보라. 개발자들이 좋아하는 서비스가 성공한다. 한메일이 그랬고, 네이버의 검색엔진이 그랬다. 외국에서는 야후의 검색엔진이 그랬고,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가 그랬고, 또 다시 구글의 검색엔진이 그랬다. KT의 파란은 그러지 않았다.
개발자를 Geek하다고 비웃지마라.
2008/10/12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