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참여정부와 실용정부 사이에 서버와 소프트웨어의 정의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야 C언어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서 특허까지 취득한 아마도 세계최초의 대통령일 것이고,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직후 화면보호기 때문에 업무가 중단된 전력이 있는 컴맹임을 감안하면, 이대통령은 노대통령의 적수가 아니다.
물론, 현재까지의 상황은 노대통령은 궁색하고, 이대통령은 치사하다. 열람권을 위해서 자료를 통째로 봉하마을로 가져온 것이나, 자료를 반납하기로 하고 임의로 하드디스크를 국가기록원으로 보낸 것이나, 더 이상 열람할 자료도 없는 상황에서 이지원 시스템의 사용을 강행하는 것은 좀 무리수가 아닐까?
*덧1: 확인 결과 이지원시스템은 하드디스크를 반납하면서 함께 반납했다고 하내요. (7월 24일)
그럼 실용정부는 잘했느냐? 빌어먹을 그놈의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익명성과 조중동을 무기 삼아 악플링을 하는 것은 참 야비하다. 이유당간 전임대통령의 기록은 현대통령이 열람할 수 없는데 "전임대통령이 기록물을 다 지워버려서 인사에 실패했다"는 말이 핵심관계자의 입에서 나오고, 하드디스크 원본을 가져갔다고 주장해놓고, 사실이 아닌 것이 알려지자 봉하에 당도한 국가기록원은 부러 시리얼넘버를 확인하지 않는다. 이대통령은 검찰 고발을 원치 않는다고 하면서, 그 놈의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고발 한단다. 이중 플레이, 언론 플레이. 참 비기 싫은 멀티쓰래드 전략이다.
* 멀티쓰래드 : 컴퓨터용어.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처리하는 기법.
지금까지, IT는 오타쿠들의 배타적 서식지로 치부되어 왔던 점을 생각해보면, 이런 논란 자체가 새로운 것이다. 물론, 정보를 둘러싼 전정부와 현정부의 갈등은 유서 깊은 것이다. 차이라면, 구체성이 되겠다. 논란의 중심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을 살펴보자. 하드디스크 시리얼 넘버, 서버, 이지원, 리눅스, 유닉스. 권부의 핵심에서 발생하는 정보에 대한 갈등이 매우 긱_Geek한 언어로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 다음의 메일 서비스에 심각한 보안문제가 있었다. 다른 사용자의 메일 리스트를 확인할 수가 있었단다. 다음 측에서는 문제의 원인을 못 찾고 있다고 했다. 문제 해결이 늦어지는 이유는 조직 내부에서 팽창하고 있는 공포 때문일 공산이 크다. 극단적인 공포 아래에서 조직은 이기적이 된다. 팀웍은 붕괴되고, 책임이 추궁되는 각박한 공기 아래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구성원들은 행여 문제의 원인이 자신이 아닐까 노심초사하며 불필요하게 분주해진다. 문제해결의 방향성은 전체를 향하지 못하고, 부분으로 수렴되고, 원인파악은 더욱 어려워진다. 동시에, 이 문제의 원인이 경험하고 있을 고초와 절망 그리고 고독이 측은하게 느껴진다. 얼마전 안철수 사건도 그렇고. 남의 일 같지 않다.
이 처럼 오타쿠적인 사고들이 나라를 들썩이게 하는 것은 달라진 정보담당자들의 위상을 암시한다. 사회는 점점 의사, 법률가와 같이 생물학적, 사회적 생명에 직결된 직군에게 요구하던 크리티컬한 잣대를 정보담당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산업이 확실히 주류가 되었지만, 개별 노동자들의 소외는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얼굴없는 다음의 메일 서비스 담당자를 보라. 그는 대우에 걸맞지 않는 책임을 지고 있지 않은가? IT가 좌파 천지인 이유는 아주 합리적이다.
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