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아래 하늘이요 하늘 위의 물이로다이
중의 늙은 눈에 보이는 꽃은 안개 속인가 하노라

이 그림을 보고 있으니, 몇칠전 포스팅한 신경림선생님의 목계장터와 묘하게 오버랩되는 것같다. 요즘들어 부쩍 서울을 떠나있고 싶다.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놓여진 돌맹이처럼되고 싶다.
그러나 그럴수는 없는 것 아닌가? 누군가 내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봤는데. "나를 사랑한다. 나를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다"고 해버렸다. 취중에 한말인데 좀 화끈거렸다. 그런데 요즘은 나를 사랑하는 것에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아무렇지도 않게 놓여진 돌맹이처럼 아무것도 표현하지 않고,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 나를 잊어버릴 수 있는 시간이 그립다.
그러나 그럴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래서 나는 신경림 선생님의 시를 읽고, 오래된 미래를 읽고, 김홍도의 그림을 읽는다.
김홍도. 소탈한 풍속화를 그리는 유머러스한 화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유명세로 인해 좋아하는 화가의 명단에 올려두기를 망설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그림을 보고 주저하지 않고 그를 명예의 전당에 올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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