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 큐.org, Tistory.com, 텍큐.com, blog.ohmynews.com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같은 뿌리다. 텍스트큐브말이다. 그 역사를 시시콜콜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불필요할 것 같고. 말마따나 이 들은 확실히 Q버튼을 공유하고 있다. (블로그에서 Q를 누르면 관리자 화면으로 이동한다. 단축키기능) 하나의 뿌리에서 파생된 블로그 툴이 오픈소스라는 풍토 위에서 다양한 서비스로 만발하고 있는 것이다. 태터캠프에서 소위 범 텍큐기반의 서버스들이 사이좋게 서로 잘났다고 뽐내는 모습은 참 아름답다. 특히나, 텍큐.org의 리더인 inureyes님의 촌천살인은 참 멋졌다. 그는 역시 교주다.
"tistory, 텍큐.com 열심히 하세요. 나오는 족족 텍큐.org가 다 배껴드리겠습니다. 텍큐.org 많이 배껴갔잖아요?"
그건 그렇고. 블로그 시장에서 범 텍큐 기반이 차지하는 지분은 여전히 마이너하다. 이 나라의 블로그 세계는 네이버와 다음 블로그만 합치면 이미 절대과반을 압도한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범 텍큐 진영은 무엇을 해야할까?
캠 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각각의 블로그 서비스들은 정말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진화가 각개전투의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의 짐작이 맞다면 그것은 구도이다. 시장이 어떤 구도로 짜여져있는지, 앞으로 어떤 구도로 재편될 것인지와 같은 구조적인 측면에 비하면, 기획, 디자인, 기능성은 실무적인 차원의 가치일 뿐이다.
그런데 지금 범텍큐 세계를 들여다보면, 일종의 내부 투쟁에만 매몰되어 있다. 손님을 상호공유하고 있다보니, 그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 될 것이다. 종교가 타 종교에 대해서는 오려 관대한데, 내부적으로는 이단, 사이비 운운하면서 극단적으로 배척하는 것이나,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와 이명박이 박터지게 싸운 전례는 주옥같은 교훈이다.
이번 텍큐의 슬로건은 통합_integration이었다. 시의적절한 주제다. inureyes님은 다양성을 넘어서 이제는 통합을 이야기할 때가 됐다고 했다. 문제는 이번 모임의 성격이 여전히 다양성의 창발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데에 있다.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상호간의 시너지를 위해서는 통합에 대한 논의가 꼭 필요하다. 그 중의 핵심은 표준화기구다.
이것이 필요한 이유를 생각해보자. 지금의 텍스트 큐브 스킨 스팩은 많이 낡았다. 그간 블로그는 툴에 대한 이해는 깊어지고, 활용은 넓어졌다. 지금의 치환자 기반의 스팩으로는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는게 역부족이다. 이사 기능 역시 변화된 환경을 대변하는데에 제한이 많다. 지금의 스팩으로는 데이터는 이사가 가능하지만, 스킨까지는 이사를 할 수가 없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 됐고, 그렇다보니, 개별 업체들은 스킨의 스팩에 손을 대고 싶은 욕구가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욕구가 자연스러운 것이고, 막을 수 없는 것이라는데에 있다. 또, 업체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하소연이 있을 법도하다. 비즈니스하기도 바뻐 죽겠는데 그 과정을 어떻게 기다리냐고. 맞는 말이다.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특성 상 이 과정은 아주 지리멸렬하게 진행될 공산이 크다.
그런데 이러한 표준화 작업은 경쟁에 도움이 된다.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면 전선을 명확히 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전선의 안과 밖은 범텍큐와 비텍큐(텍스트 큐브 기반의 블로그를 제외한 나머지 블로그 서비스들)를 말한다. 어떤 경쟁도 내부적인 경쟁이 먼저 촉발되면 망한다. 우선은 십시일반으로 비텍큐와 경쟁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원래 마이너가 텍할 수 있는 가장 절박한 전략은 연합, 연대 같은 것이다. 여기서의 연합이라는 것은 다 같이 타도 네이버를 외치자는 불온하고, 촌스러운 수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표준화를 통한 느슨한 연대 정도면 충분하다. 그리고 이 전선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텍스트 큐브 진영이 메이저가되면, 그 이후에 내부투쟁을 해도 늦지 않다. 이 것의 효과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비텍큐 진영이 범텍큐 진영으로 전향을 유도할 수 있다. 예를들면, 이글루스가 스킨(치환자), 이사(TTML), 댓글 알리미와 같은 기능을 채택하는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겠다. 이렇게 되면 스킨 디자이너가 스킨을 만드는 동기는 더욱 명확해지고, 다양한 서비스가 만들어내는 스킨 역시, 범 텍큐를 아름답게 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사가 자유로워지면, 범텍큐는 일종의 정글이 되는 것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절을 떠난 중들은 자기에게 맞는 절을 찾아나설 것이다. 결국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좋은 서비스만이 살아남게 되는 것이다. 이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 동기가 될 것이다.
또 하나는, 비텍큐를 포위할 수 있다. 새로운 혁신들이 표준화기구를 통해서 질서정연하면서도 개성있게 개별서비스로 구현된다면, 비텍큐는 서서히 고립될 것이다. 일종의 진공작전.
문제는 의사결정의 지리멸렬성일텐데. 그래서 의사결정을 위한 표준화기구가 필요하다. 건강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과, 성숙된 논의가 신속하게 채택되기 위한 의사결정주체 말이다. 이 일을 누가 할 수 있겠는가? 답은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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