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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생각 | 2008/06/09 01:47
전화가 온다. 아버지다. "아들아 시위 현장에는 가지 말아라. 알았지?" 아버지의 말 속에는 근심이 한가득 이다.  조금 우쭐해진다. 아버지는, 아들을 꽤나 정의로운 사나이로 인정하고 있었다. 사실 제 양심 하나 건사하지 못하는데 말이다. 당신의 말씀을 듣고보니 집회에 참석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나는 아버지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기로 했다. 물론, 당신께서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 내 몸 하나 건사하는 데는 기똥차니까. 무엇보다, 나는 실력행사를 존중하지만, 평화롭게 나의 목소리를 알리는데 (아직까지는)방점을 찍고 있으니까.

선량한 부모님에게 좀더 만만한 나라를 물려드릴 책임은 예나 지금이나 젊은 자식들의 몫이었다.
2008/06/09 01:47 2008/06/09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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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ay 2008/06/09 05:43 L R X
저도 얼마전에 다녀왔습니다.
여인과 함께 가보면 좋을것 같더군요. 분위기가
나름 좋았습니다. ㅎㅎ^^
egoing 2008/06/09 10:16 L X
그렇더라구요. 볼꺼리도 풍성하고 좋았습니다.
미유 2008/06/09 11:05 L R X
울엄마는 저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더라구요ㅡ,.ㅜ
egoing 2008/06/09 11:34 L X
미유님 어머니도, 미유님을 정의롭다고 믿고 계시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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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생각 | 2007/11/26 21:27

가족들을 보러 청주에 다녀왔다. 시외버스의 조명이 미세하게 흔들리면서 힘차게 시동이 걸렸다. 잠시 후 스피커에서 알듯 말 듯한 소리가 묘한 불안감을 자아내면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고개를 들고, 정면을 바라본 순간 불안이 기우가 아니었음을 알았다. 젠장. 차에는 TV가 설치되어있었던 것이다. 또 고행이 시작되는 구먼.....  

나의 귀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안 것은 1년 전 이었다. 중이염 때문에 이비인후과를 방문했을 때, 통나무같이 쌀쌀맞은 여의사는 30년 동안이나 모르고 있던 신체의 비밀을 귓속말로 알려줬다. (그녀가 만약 코를 후벼주고 있었다면 콧속 말로 했을 것이다.)

“귀 구멍이 보통 사람의 1/5밖에 되지 않아요.
어떻게 뚫려있는지 신기할 정도 내!!!”

 냉담하면서 조롱 섞인 어조였다. 다행이었다. 그녀가 조금만 더 근엄했더라면, 조금만 더 따뜻함을 가장 했더라면, 나는 얼마나 큰 불안에 휩싸였을까? 마음껏 조롱할 수 있을 정도로 구멍이 넓다는 소리에 나는 안도했다. 사건이 있은 후,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간 풀리지 않았던 의혹도 풀리는 듯 했다.

 나의 청각은 남들이 듣지 못하는 작은 소리까지도 잡아낼 정도로 예민한 편이다. 반면에 다른 사람의 말을 잘못 알아듣는 경우도 많다. 여의사의 발설을 듣고 보니 잘 들리지만, 잘 듣지 못하는 모순되는 청력은 나름 근거 있는 관찰이었던 것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좀 변태적인 청각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나를 괴롭히는 것은 큰 소리가 아니니라 들릴 듯 말 듯한 작은 소리이다. 소리가 작을수록, 그것의 방향성, 반복성, 리듬감, 의미, 악의와 같은 것들에 온통 신경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만약, 그 소리가 어디에서 들려오는 건지 방향을 종잡을 수 없고, 모호한 리듬감을 가지고 반복되면서, 불가항력이 아닌 일종의 악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오! 정말이지 나는 이런 모습을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베어울프에 등장하는 괴물 그랜델. 사람과 요괴 사이의 유전자 병으로 인해 흉물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귀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해서, 이웃하고 있는 인간들이 스끄럽게 떠들면 무지막지하게 쇄도한 후에 포를 떠버린다. 매우 공감가는 캐릭터

"아저씨!!!! 소리 좀 꺼주세요. 이건 폭력이란 말이에요!!"

버스의 중간쯤 되는 좌석에 앉아있던 나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일어나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스스로도 놀라운 일이었다. 장내의 승객들이 힐끗힐끗 쳐다보면서, 자기들끼리 쑥덕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잠시 시간이 흐른 후, TV에는 MUTE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찍혔다.

이런 상상을 하면서, 버스는 천안께를 지나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2시간에 걸친 운명을 나는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물론, 사려 깊지 못한 서비스에 대한 분노는 삭여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나의 분노에 불을 지르는 시나리오는 두 가지이다. 첫째, 채널이 바뀌는 경우, 둘째, 프로그램이 끝나고 다른 프로그램이 시작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간신히 셋팅한 노이즈 캔슬링을 새로 튜닝해야 하는 거지 같은 상황이 오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이 끝난 후, 무슨 드라마가 하고 있었는데, 자식 간의 결혼을 앞두고 사돈 간에 막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정말이지, 참을 수 없었다. 분연히 앉아서 이렇게 외쳤다. 속으로.

"강하게 항의하겠어요! 인터넷으로!!!!!"

버스는 오산께를 지나고 있다. TV의 소음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체, 쇠약해진 신경을 유린하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새로운 소음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누구의 목소리인지는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지만, 목소리가 뭐라고 씨불이는지는 도저히 분석할 수가 없었다. 이것은 버스여행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암시하는 것이다. 볼 수도, 안 볼 수도 없는 진퇴양난이라고 할까?

이쯤 하면, 소음의 사회적 의미를 생각해보기 마련이다. 세상에는 두 가지 소음이 있다. 하나는 불가항력적인 소음, 다른 하나는 악의에 의한 소음이다. 불가항력이라는 것은 도로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이다. 악의적인 소음이란 폭주족 같은 쉐이들이 배설하는 똥 같은 것이다. 악의를 보다 넓은 의미로 해석하면,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것을 모두 아우른다. 이를테면, 지금 이 버스의 TV로 인한 소음은 기획자의 몰상식으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악의적이다.

버스에서 TV를 틀어줘야 하는 이유도 이해할 수 없지만, 기사님에 의해 제어되는 채널과 볼륨을 중앙스피커를 통해 브로드캐스팅 할 생각을 누가 했을까? 이건 탁상공론의 악취가 난다. 서비스를 위한 서비스에는 고객이 소외되기 마련이다. 나는 정말이지, 이것을 기획한 분들에게 분노의 펀치를 브로드캐스팅하고 싶었다!

소음이 이것뿐이겠는가? 신혼부부들이 사랑을 나누는 소리(나중에 따로 포스팅을 해볼까 생각 중. 19금으로), 취객의 난동, 자동차 엔진 소리, 우퍼를 삶아 먹은 것 같은 보일러 소리, 이어폰 밖으로 새어나오는 소리, 잔소리 등등. 도시는 소음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구조물이다.

아! 이 세상의 모든 소음을 어찌할까나? 버스는 강남터미널로 천천히 진입하고 있었다.

2007/11/26 21:27 2007/11/26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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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미유탱의 지구정착기 2008/02/27 18:10 x
제목 : 도시의 소음은 ㅠ_ㅠ..
빡빡한 집이 늘어져 있는 도시에서 피할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소음인거 같습니다. 부산에서 살땐 이사하는 집은 조용했으면 하는 마음에 한적한 곳의 아파트로 이사를 했었는데 왠걸 예상과 ..
꼬이 2007/11/26 22:12 L R X
참 곤욕일 수 있겠어요..그런데 글을 쭈욱 읽으면서 참 공감을 했었는데..이 아줌마의 건망증 덕분에 댓글을 달려고 보니 햇갈리는 것 있죠..ㅠ.ㅠ다시 위로 올리고 싶은데..그 중간에 있던 괴물이..꿈속에 나타날 것 같아..감히 위로 스크롤을 못하겠어요.ㅠ.ㅠ
egoing 2007/11/27 12:41 L X
시각공해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이거 남말 할 것이 아니군요.
mepay 2007/11/27 01:21 L R X
..악기의 선율이 쇠극는 소리로..녹슨 테레비와 라디오에서 악착같이 구리를 발라낼때의 소음으로 들리는가 봅니다..가끔 서울에 올라갈때 옆에서 개념없이 이어폰을 크게 틀고 있으면 한마디 해주죠.."거 소리좀 줄이죠"..두번세번 하다가 안들어서 몇번 싸운적도 있습니다..ㅎㅎ
egoing 2007/11/27 12:42 L X
저는 행동까지 가본적이 없습니다. 그냥 참죠. 이러다 병나지.
moONFLOWer 2007/11/27 10:09 L R X
저도 꽤나 귀가 예민한 편입니다만..아직 귀에 거슬린다는 느낌의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곤욕이겠네요.
egoing 2007/11/27 13:47 L X
참을 인자 3개로 간신히 막고 있습니다. ^^
jingjing 2007/11/27 10:46 L R X
따로 포스팅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going 2007/11/27 12:42 L X
그 포스팅은 제 머릿속에 발행됐습니다. 보기 힘들 듯. ㅋ
CK 2007/11/27 11:37 L R X
누가 그러던데.. 중화권에 가서 좀 살다오면 한국이 매우 조용하게 느껴진다고... ㅋ 그런 극단적인 치료방법도 한번 생각해 보세요
egoing 2007/11/27 12:43 L X
중국으로 지사장으로 인사발령하는 건가요? 드뎌 저를 버리시는 군요. ㅠㅠ
mine 2007/11/27 16:54 L X
감히 한마디 보태자면,
섣불리 중국에 댐비시다간 완치 전에 사람 죽어나가요..ㅡㅡ;;
egoing 2007/11/27 23:11 L X
들으셨죠? ^^
2007/11/27 15:05 L R X
스크롤바 내리다 사진보고 깜짝 놀랍니다. --"
청주가 본가신가봐요. 전 청주가 시댁인데.. ^^


egoing 2007/11/27 15:13 L X
본의 아니게 시각적 공해를 끼치고 있는 것 같아서 사이즈를 확 줄였습니다. 죄송합니다 ;;;

예, 20년 넘게 청주에 있었습니다. 시댁이 청주리라니 더욱 반가운데요? ^^
2007/11/27 15:47 L X
전, 청주대 근처가 시댁이에요. 문화방송 있는 동네..^^
egoing 2007/11/27 15:53 L X
내덕동에는 저희 이모댁이 있지요. ^^
sohon 2007/11/27 15:12 L R X
그러게말입니다..ㅎㅎ
청주시네..저도 청주랍니다..여기서 벌써 청주분을 세분이나 보네..^^
egoing 2007/11/27 15:16 L X
아 댁이 청주신가요? 저의 본가는 수곡동입니다. 법원께에 있지요. 사직동, 사창동, 강서, 복대동 등등등. 모두 저를 품어줬던 곳입니다. 청주 사람들끼리 친하게 지내보아요. ^^
sohon 2007/11/27 15:29 L X
수곡동은 저에게 처가이지요..제 본가는 사창동이구..^^ 친하게 지내보아요..ㅎㅎ
egoing 2007/11/27 15:54 L X
사창동은 제가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곳이죠. 이렇게 추운날에 시계탑에서 버스 기다리던 생각이 나내요. 어쩌다보니, 향우회 분위기로 흘렀내요. 물론, 이런 분위기 아주 좋아합니다. ^^
mine 2007/11/27 16:58 L R X
전 쇠그릇에 숟가락 긁는 소리
꺄악..생각만 해도 소름 쫙쫙
스댕사발 비빔밥은 나무숟가락으로 비비는 아름다운 세상이 오길 기다리며!
sohon 2007/11/27 17:56 L X
음..저는 기름칠 덜된 창틀 여는 소리..으악..소름끼쳐..물론 쇠그릇에 숟가락 긁는소리를 당할쏘냐만은..ㅎㅎ
egoing 2007/11/27 23:12 L X
저는 종이의 넓은 면끼리 비비는 소리가 소름끼치더군요.
비밀방문자 2007/12/01 09:47 L R X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going 2007/12/01 10:37 L X
예 행사는 잘 치루셨는지 모르겠내요. 사실 별로 화 안났어요. 그냥 좀 오바해본거예요 ^^
uma 2007/12/04 05:11 L R X
트랙백 타고 왔어요. 정말 공감됩니다.
저도 항상 분연히 외쳐요. 이건 엄연히 폭력이라고..
물론 입 밖에 내지는 않지요.ㅎㅎ
재미있는 글 잘 읽고 갑니다.
egoing 2007/12/04 10:44 L X
저도 쓰신 글 잘 봤습니다. ^^
mine 2007/12/18 09:54 L R X
어제 태안 갔다오는 왕복 네시간 버스 안에서 뽕짝 메들리(나훈아의 아리수쇼, 트롯신예모음 dvd)로 귀와 눈을 오염시키는 동안 egoing님의 이 구구절절한 포스팅이 어찌나 머릿속을 맴돌던지요!! ㅠㅠ
egoing 2008/02/27 10:11 L X
토닥토닥 고생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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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영화의 최고봉 학원 폭력물
분류없음 | 2007/02/11 01:34
말죽거리 잔혹사를 봤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권상우가 5:1로 맞장뜨는 신. 피해자는 선하고 가해자는 악하게 묘사되는 상투적인 액션영화의 틀을 깨진 못했지만 권상우가 선도부장의 뒷통수를 암기로 후려치는 장면은 일탈에서 오는 통쾌함이 있다. 5:1 결투신을 5번은 본 것 같다.

학원 폭력물이 주는 묘한 카타르시스는 그 어떤 장르의 영화와도 비교할 수 없는 무엇이 있다. 그 느낌은 흡사 카트라이더를 하며 좌우로 몸을 기우뚱거리는 바보같은 느낌이랄까? 꾸불 꾸불한 내장이 쭉쭉펴지는 듯한 이 느낌. 왠지 낮설지 않다. 언제 였을까?
아! 찾았다!  학창시절, 매일 밤 나의 머릿속은 잔혹사의 마지막 결투신을 촬영했다. 그 녀석을 제끼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밤을 이미지 트래이닝으로 보냈던가? 영리한 유하감독은 모든 남자들의 추억속에 이런 종류의 상영관이 하나쯤은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이를 복원한 것이다. 태권V처럼.

학교는 매우 폭력적인 공간이었다. 나는 아직도 출석부에 선명하게 인쇄된 문구를 기억하고 있다. '출석부는 체벌도구가 아닙니다.' 이 것은 마치 '흡연은 폐암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며, 특히 임산부와 청소년의 건강에 해롭습니다'가 이 것이 담배임을 알려주는 가장 공통적인 식별자로 오용되는 것처럼, 가학기질을 묘하게 자극하는 신호였을지도 모른다. 한번은 초등학교 모학년 때 충북대학교에 동무와 대모구경을 간적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친구녀석이 쓰러지는 것이다. 바닦엔 피가 낭자했었다. 무서웠다. 우리는 응급실로 호송됐고, 나는 녀석의 상태보다 다음날에 대한 걱정커져갔다. 다음 날 전체 조회시간에 교장선생님의 일장 연설이 있었고, 무거운 마음으로 교실에 들어서자 선생님의 체벌이 시작되었다. 아 차라리 돌에 맞을껄.... 교실은 순식간에 링으로 변신한다. 일방적인 타격은 앞문에서 뒷문까지 전진하며 계속되었고, 코너에 몰리고 쓰래기 통에 빠진 후부터는 밟힌 것 같다. 타격수단은 싸대기 였던 것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기억하기 싫은 것이라 잊었으리라. 망각은 참으로 편리하고 고마운 것 아닌가? 그 때는 몰랐지만 이 연쇄적이고 잔혹한 폭력의 사슬에서 나는 제일 말단에 있었던 것이다.

사실 선생님과 학생간의 폭력은 그나마 점잔은 것이다. 어차피 수직적 관계아닌가? 학생간의 폭력은 훨씬 더 치명적이다. 나는 기억한다. 2학년 모반 개새끼들이 한 짓을. 우리 반이 아니었지만  친한 동무의 반이었기 때문에 그 반 돌아가는 꼬라지를 매일 전해들었다. 그 반에는 왕따가 있었다. 다소 신경이 둔감한 친구였던 것으로 아는데, 그 반 짱이라는 새끼가 그 친구를 장난감 쯤으로 여긴것이다. 이런 일이 있었다. 여선생님의 수업시간이었는데, 선생님이 판서를 하고 있는 동안 녀석을 일으켜세우고 자위를 시켰다. 항상 이런 식이었다. 짱은 희생량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투영시킨다. 거기에는 모두가 잠재적 희생량이라는 은밀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짱과 희생량을 제외한 나머지는 저항을 포기하고 오히려 더 잔인한 방법으로 희생량을 괴롭힌다. 그들은 점점 이 상황을 즐기게 된다. 이 질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무차별적인 폭력은 반학기가 넘게 계속되었다. 희생량이 비대칭 전력을 보유하기 전까지. 그 친구의 삼촌이라는 작자가 학교에 찾아온것이다. 그는 짱을 불러놓고 지근지근 밟아줬다. 거기서부턴 기억이 확실하지 않지만 폭력은 폭력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학교는 가르쳐 주었다.

학교에서 폭력이 설치는 것은 학교가 성적이라는 유일신을 섬기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이 공간에서 아이들의 가능성과 다양한 재능은 성적이라는 색깔론과 만나는 순간 온통 빨간색이 되어버린다. 모두가 성적이라는 매카시즘의 희생량이 되는 것이다. 어차피 1등은 한명이고 꼴찌도 한명인 것이다. 우리들 가슴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주홍글씨는 학교안에서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되물림 될 것이다.

이렇게 엄숙한 중세적 분위기 아래서는 이단이 횡횡하기 마련이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폭력이다. 이들은 폭력이라는 우상을 섬긴다. 재미있는 것이 폭력과 성적은 매우 다른 것 같지만 그 교리면에서는 다른 점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다만 숭배하는 대상이 다를 뿐이다. 이 들의 공통된 제1교리는 서열을 매우 중시한다는 점이다. 또 이렇게 확립된 서열은 강력한 카르텔을 형성하기도 하는데 바로 서클과 우열반이 그 것이다. 카르텔의 역활은 불확실성을 견제하는 것이다. 싸움 잘하는 녀석의 전학이나 청소년기 특유의 비약적 신체발육과 같은 잠재적 위협을 서클은 효과적으로 견제한다. 이렇게 서열은 항상성을 유지 하는 것이다. 이러한 카르텔의 기원에는 의견이 분분한데 서클이 우열반을 벤치마킹한 것인지, 우열반이 서클을 벤치마킹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사교의 역사는 정교의 역사만큼이나 유구한 법 아닌가? 

더 무서운 경우도 있다. 그들은 체질적으로 상극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이 것들이 공존하는 정도까지 오면 섬뜩한 생각이 들 정도이다. 요즘은 일진회라는 놈들이 깝치는 것 같던데. 그 구성원 중엔 공부잘하는 놈도 있다고 하더군. 노태우와 김영삼이 손을 잡아 완성한 모정당이 묘하게 오버랩되는 것은 과도한 확대 해석일까?

대한민국 학교. 아 정말 족구나 해라~

아직 보지 못했다면 싸움의 기술과 죽은 시인의 사회 꼭 보세요.
2007/02/11 01:34 2007/02/11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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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디제이 2007/02/13 10:38 L R X
죽은 시인의 사회.....아마 제인생에서 그 무었보다도...큰 영향을 끼쳤던 영화였는데...ㅋㅋ
영화본후 몇주후......인생의 진로가 변해버렸으니....ㅎㅎㅎ
날씨도 꾸물한데...오늘은 ......맥주와..영화한편 봐야겠네요
김태경 2007/02/13 12:52 L X
가장 감명 좋아하는 영화에서 수위를 다투는 영화중 하나입니다. 참교육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명작이죠.

그런데 님의 블로그에 댓글을 쓸 수가 없습니다. 이름을 입력하지 않았다고 자꾸 에러가 뜨내요.
모노디제이 2007/02/13 18:28 L R X
움...ㅜㅜ 왜그러지 업글도 했는데......
egoing 2007/02/13 20:12 L X
플러그인을 모두 끄고 한번 해보세요.
플러그인이 간섭하고 있어서 그럴수도 있습니다.
monodj 2007/02/13 20:15 L R X
역시 스킨의 문제였던거 같네요...^^... 노말한 스킨으로 돌아왔습니다...ㅎㅎㅎ
egoing 2007/02/14 08:07 L X
다행이군요. 스킨에서 폼의 이름이 잘못 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심리 2007/12/04 14:02 L R X
예전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란 소설이 바로 그런 문제를 풍자한 작품이었지요. 우리들의 학교나 정치판이나 별 다른 거 없다는......

하옇든 체벌이나 학원폭력이나 저는 모두 반대하고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저도 우리 가족도 피해자였거든요. 피해자가 끊임없이 나오고, 하나도 교육이나 세상살이에 도움 안 되는데 말입니다. 우리 문화가 이토록 비뚤어진 게 일제시대 군국주의의 폐해일까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인 것일까요?

학교 폭력, 체벌에 대한 풍자는 <여고괴담>에서도 잘 드러났지요.

민주화를 위해 군사독재와 투쟁하던 데모현장 구경 갔다 다치고, 데모 구경 갔다 다쳤다고 두들겨패고...... 이거 뭔가 묘하게 매치되는군요. 폭력이 지배하는 사회의 단면이랄까요. 씁쓸해요.
egoing 2008/03/11 08:34 L X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욕구 중 하나가 폭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밀리터리 매니아인 제가 밀리터리를 바라보는 관점은 가히 패티쉬라고 할 수 있지요.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폭력성을 외부로 표출하는 것을 제한당하고 이를 내면화하게됩니다. 그런데 이게 폭력성이 없어진 것은 안니죠. 어느 사회에서나 억압된 폭력성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분출되는 것은 있는 것 같습니다.
쉐아르 2008/03/11 04:32 L R X
학교 안의 폭력을 다룬 영화중에 폭력써클이 기억에 남습니다. 시작은 그렇지 않았지만, 서서히 폭력에 길들여져 가는 그리고 그 중심에 서게되는 과정이 인상깊지요.

이 영화의 마지막 대사처럼 몇대 맞고 말면 되는데 그럴 수 없는 것은... 말씀하신대로 1등이 되어야하는 경쟁의식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egoing 2008/03/11 08:36 L X
말씀하신 것 처럼 경쟁의식과 근원적인 욕망인 폭력성이 화학적 결합을 한 결과가 학원폭력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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