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쟁 에 해당하는 글1 개
2007/07/31   화려한 휴가 (2)


화려한 휴가
화려한 휴가 광주의 피는 붉은악마의 티셔츠만큼 검붉었다.
많이 울었다. 그러나 부끄럽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눈물을 영화의 시선은 요구하는 듯했다.

수송기, 핼리콥터, 탱크, 기간총.
또, 이에 대항하기 위해 그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무장한 시민들.
그런데 이 영화에 이런 류의 스팩터클이 과연 필요했을까?
일방적이고, 압도적이면서, 아무런 정당성도 없는 살육전의 대미를
전쟁으로 장식한다는 것은 전장군 일행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었을까?
전쟁은 무엇인가?
법과 윤리의 오랜 협력관계를 끊어버리는 행위이다.
법에 의해 오랫동안 내면화된 윤리는 갑자기 길을 잃어버린다.
이 압도적인 폭력 앞에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어떤 이는 무력감에 허무주의자가 되거나,
어떤 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해 새로운 윤리를 찾는다.
애국심, 전우애, 생명에 대한 무관심.
전쟁은 점점 일상이 된다.
우리는 스크린 속에 박제된 전쟁을 통해
스크린 밖을 지배하는 법률과
그에 복무하는 윤리에서 자유로워지는 사치스런 간접경험을 한다.
그날의 광주 역시 그것이 전쟁으로 그려지는 순간
살육에 대한 저항감은 희석되고 말았다.
나는 이 영화에서 재현한 폭력이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아니라 '친구'이기를 바랬다.
가해자에게는 전쟁이었겠지만,
피해자에게는 조폭들의 난장이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과시하기보다
대.한.민.국이 민초들에게 자행했던 철저한 폭력이
허무하고, 고독하게 그려지는 것은 어땠을까?
나는 이 영화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싶지 않다.
이 영화에서 우리는 철저히 절망해야 한다.
그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발견할지라도 말이다.

  2007/07/3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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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lunamoth 4th 2007/07/31 10:54 x
제목 : 화려한 휴가
울었어요. 많이도 울었지요. 씻기지 못한 상흔과 울분의 역사 아니 현실 앞에 아니 울 사람 몇이나 될런지요. 정치적 맥락을 의도적으로 생략해서일까요, 그 우리네 민초의 속앓이를 그대로 ..
Tracked from 하이드 2007/08/02 11:40 x
제목 : 화려한 휴가, 잊지 말고 기억하라
87년이었던가, 88년이었던가? 두 분 모두 전라도 분이셨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티격태격 말다툼을 시작하셨다. 광주에서 시민들을 빨갱이라며 총 쏘아 죽인 게 전두환이다, 아니다 박정희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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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2007/08/02 11:43 L R X
사진 속 신애의 표정이 바로 우리들의 표정이 되어야 하겠죠. 그 끝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egoing 2007/08/02 14:14 L X
예 말씀하신 것처럼 죽음은 남겨진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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