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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8   고흐와 홈쇼핑 그리고 마라톤 (7)


고흐와 홈쇼핑 그리고 마라톤
분류없음 | 2007/02/08 09:16

좋아하기 때문에 잘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다. 우리는 운명적 존재를 믿고 좋아하는 것을 백방으로 수소문한다.

     '내가 멀 좋아하는지 모르겠어...'
     '이일은 나와 맞지 않아...',
     '나는 열정이 없어...'

미안하지만 운명적 존재같은 것은 없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 방황할 시간에 잘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운명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고흐의 그림이 그렇다. 그는 잘 그리기 때문에 그림을 좋아한 것 같지 않다. 그는 살아 생전에 단 한점의 그림을 팔았을 뿐이다. 그것도 아주 헐값에. 동생 태오의 불가사이한 정신적, 물질적 지원에 의지해 말 그대로 연명했던 것이다. 그의 그림에 대한 찬사가 어느 비평가로부터 발표되었을 땐 이미 스스로의 광기에 갇혀 세상과의 단절로 치닫고 있은 후였다. 이런한 찬사는 아무런 위안이 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인생이 처절히 실패할 것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고흐에게 있어 그림이란 마치 초코릿과 홈쇼핑 그리고 마라톤처럼 중독성을 내제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도 고흐처럼 사는게 힘들다. 극단적인 스트레스 아래에서 이를 해소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순도 높은 카카오를 찾고 , 어떤 이는 지름신을 찾아간다. 또 어떤이는 마라톤을 완주한다. 내밀하게 분비되는 마약성분을 탐닉하기 위해 그 들은 오늘도 달린다.

고흐는 다多작으로 유명하다. 18개월동안 200점의 그림을 그렸으니 2일에 한점 꼴로 그림을 그려치운 것이다. 동양화와 다르게 유화를 그리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물감이 마르고, 그 위에 덧칠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말그대로이다. 미친듯이 그린 것이다. 그는 정말 심하게 그림에 중독된 것이다. 고흐에게 있어 그림은 어떠한 종류의 쾌락이었을까?
얼마전 싸이월드에 올라온 글중에 멋진 반고흐...영상이라는게 있었나보다. 멋진이라는 표현에 대해 격노한 나머지 과격한 표현을 쏟아낸 포스트를 보았다.  물론 고흐의 그림을 보고 '멋진'이라는 표현을 쓸 수도 있다. 작품은 작가의 인생과는 무관하게 평가 받아야할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표현을 사용한 분이 고흐의 인생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면 다른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그는 못생기고, 고지식하고, 정신창난에 시달리던 사람이었다.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자신의 귀를 자르고 가슴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나에게 그의 그림은 멋지기보단 처절하게 다가온다. 처절한 만큼 연민이 느껴진다. 아래의 그림은 고흐가 죽기전 마지막으로 그린 3점의 대작 중 2개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 집에 들어가면 고흐의 화보집과 그에 대한 평론을 뒤지다 잠이 들곤한다. 한가람 미술관에서 고흐의 모작을 구입할까 했는데 가격이 30만원이 훌쩍 넘더라. 당근 그런 돈이 나에게는 없다. 해서 8000원짜리 그림책을 구입했는데, 자금을 조성해 전집을 구입할까한다. 형편이 여의치 않으니 일단 이 곳을 자주 들락거리는 수 밖에.....



2007/02/08 09:16 2007/02/0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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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monodj.com 2007/02/08 17:17 x
제목 : 뭐라 말할수가 없어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중.[사랑이 시작될때부터 내 존재를 주저 없이 내던지지않는다면 아무런 승산도 없다는것을 알고 있었다. 사실 그렇게 나를 던진다 해도 승산은 아주 희박하지. 주어진 ..
꼬날 2007/02/08 11:16 L R X
전 그래서 정말 좋아하는 일만 골라서 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 나머지에 대해서는 믿을 수 없을만큼 무관심하고 기억도 하지 못함.. 나름의 스트레스 적게 받고 사는 나만의 비결이라고 여기고 있답니다. - 건강하게 살아야지.. 고흐의 그림을 보며 강렬함을 느끼긴 하지만, 그의 인생에서 강렬함이 느껴지진 않아요. 흑. 아.. 전 고흐의 그림을 보면 늘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묻혀져 있는 '어떤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답니다.
김태경 2007/02/08 13:12 L X
그렇군요. :) 저는 요즘들어 동양철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고, 국민윤리 시간에 배운 과유불급, 중용같은 말들의 의미를 요즘들어 새삼 고곱씹어보고 있습니다. 고흐의 그림은 아름답지만 그의 삶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삶이 아름답다고 누군가 그런다면 아마 이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 '니가 살아봐'ㅋㅋ
그것이 무엇이 되었건 자신을 파괴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사랑, 그림, 음악.... 이런 것들조차도.
egoing 2007/02/10 00:30 L X
저에게 있어 '어떤 것'은 바로 나 자신의 목소리입니다.
그것이 무엇이건 지나친 강렬함은 나 자신과의 대화를 방해합니다.
나를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나를 표현하는 것 그게 중용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방금해봤습니다.

TV, PC도 없는 골방에 혼자 앉아있으면 그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 것은 좋고 나쁜 것과는 별개의 것들 입니다.
탐욕스런 욕망도 있고,
치명적인 부끄러움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에 귀기울이기 위해서는 지나친 강렬함을 멀리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꼬날 2007/02/11 16:10 L X
동감이요. 이고잉님이 '나 자신의 목소리'라고 표현하는 그 어떤 것을 저는 '마이 페이스'라고 말해요. 내가 가진 그릇만큼 내가 할 수 있는 것 최선을 다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죠. 그럴 필요도 없지만, 쓸데없는 욕심이나 경쟁은 오히려 1등이 되는데에 방해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모노디제이 2007/02/08 12:45 L R X

^^정독해서3번 읽었습니다..ㅎㅎㅎ
마음이조금 수그러 드는......좋은 글이네요..감사합니다.
다른 화가의 그림들도 훌륭하지만.
고흐의 그림은...그의 삶을..들여다보면 볼수록..한없이..
궁금해진다는 .
몇번이나 읽었지만...동생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읽으면..
한없이...가라앉는다는
김태경 2007/02/08 13:16 L X
트랙백 하나 주시면 영광이겠습니다. 사진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진이 회화를 밀어내어 고흐를 만들어냈지만, 이제는 그림이 사진을 밀어내고 있는 것 같내요. 님의 작품처럼요. 사진 구경 잘 했습니다. 앞으로도 이야기 자주 나눠요.
김태경 2007/02/08 13:16 L X
사운드 플래이어가 이상하게 나오는데 업그래이드 하셔야 할 것 같아요. :) 그거 제가 만든건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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